남친은 저랑 1년 좀 안되게 사귀고 있고 전여친이랑은 4년정도 사귄 거 같더라고요. 싸우고 헤어지고 만나고 반복하다가 결국 남친이 완전 끝내자고 했다더군요.

연애초에 남친이 전여친 얘기를 자주 했어요. 걔가 성격이 이기적이였다, 이런거 요구했다 등등... 자기 딴에는 이만큼 힘들었으니까 위로받고 싶다는 목적으로 말한 거 같아요. 문제는 3~4개월을 매주 전여친 얘기를 하더군요. 2개월째 제가 경고를 했음에도요.

그래서 제가 언제 한 번 날잡고 난리를 쳤어요. '얘기 계속하는 건 못잊어서고, 미련만 없으면 괜찮은 줄 아는 거 같은데 착각하지마라. 개념없이 현여친한테 tmi하는거 뭐하는 짓거리냐, 20살도 이렇겐 안한다, 토나온다, 더럽다, 미래의 니 딸 남친이 딸한테 전여친 얘기 자주하면 어떨거같냐' 등등 짜증 엄청 냈고 저 이후로 전여친 얘기는 절대 안합니다.

저 이후로도 제가 두 번 더 짜증내고 그랬는데 그거 다 받아주고 '내가 생각해도 그 땐 너무 개념없이 못할짓 한거같다, 평생 너한테 사죄하면서 더 잘해주겠다' 이러면서 아직까지는 말 잘 지키고 있습니다.



예전에 전여친 얘기 한참 했었을 때 '연애초에 전여친 지문을 내 핸드폰에 등록 해줬었는데, 전여친이 나 핸드폰 바꿀 때마다 자연스레 지 지문등록하고 난 걔 폰에 손도 못댔다.'이런 얘기를 했었거든요. 얼마나 걔 성격이 이기적이었는지를 말하려던 목적이었던 거 같네요. 그리고 전여친뿐만아니라 모든 구여친들한테는 지문등록 다 해줬던 거 같더군요.

문제는, 저한테는 지문등록은 커녕 패턴 풀 때도 제 눈치 슬쩍 보면서 가리고 하고 은근히 선을 긋는겁니다. 그래서 제가 서운해서 말을 했어요. 전여친 지문등록 얘기만 안했어도 원래 이런 스타일인가보다 하고 아무렇지않게 넘어갈 일을 왜 전여친한테는 4년 내내 지문등록 해준 얘기해서 서운하게 만드냐고요.

남친 말로는, 그 때는 너무 어렸고 학생이었고 바보같았어서 그랬는데 직장생활 하다 보니까 성격이나 가치관이 많이 바뀌었다, 대신에 너한테만 해준 것들이 훨씬 많다. (sns에 여친사진 올리기, 커플 아이템 자주 맞추기 등등) 이성적으로는 이해가 가고 납득은 됩니다만 사람 감정이라는게 맘대로 되진 않네요.

만약 전여친이 폰 너무 뒤져서 헤어진거면 저도 완전 괜찮습니다. 하지만 전혀 다른 일로 헤어진거였고, 만약 아직도 사귀고 있었으면 지문등록은 매우 당연하듯 아직까지도 해줬을 겁니다.

그리고 1년 미만으로 사겼었던거면 모르겠는데 4년이나 사귄거면 진짜 사랑한건 맞잖아요. 저도 연애 몇 번 해봤었지만 헤어지고나선 욕만 하게 돼도 막상 그 당시에는 좋아서 붙어있고 애정표현하고 그랬었으니까요.

그러니까 저는, 전여친이 그렇게 성격이 이상하고 히스테리 부렸어도 다 받아주고 4년이나 사귄거 보니까 좋을 땐 무지 좋았고 전여친을 진짜로 사랑했었구나 놓치지 싫었었구나라는 상상까지 하게 되는겁니다.


다만 한편으론, 저랑 사귀면서 몰래 전여친이랑 연락한것도 아니고, 바람을 핀것도 아니라서 저거 갖다가 당장 헤어지자고 하면 제가 후회할 게 뻔해서 당장은 그렇겐 못하긴해요. 그러니 그냥 제가 마인드컨트롤하면서 조용히 삭히는게 맞겠죠.



이래서 현애인한테 전애인 얘기는 절대로 하지 말라는 거구나 싶네요. 문제 없을 거 같은 발언도 나중에 꼭 한 번은 말 나오게 되는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