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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진짜 심해서 딱 죽기전까지 간적 있었는데요
게시물ID : gomin_179675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mVpZ
추천 : 4
조회수 : 1051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2/10/08 22: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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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스트금지
죽음을 뒤로하고 어찌어찌 살아가고 있는데요
제 자신이 다시 생각해봐도 그땐 정말 이상한 상태가 몸으로 느껴졌어요
몇가지 신기했던 특징이 있었는데

1. 하루종일 자도 회복이 안됨
신체적으로도 너무 힘이 없었고 수면제 먹은것처럼 계속 졸리고 자다 밤엔 잠이 안와서 매일 울었어요

2. 식욕 없음
한끼에 식사 두개시켜서 먹고싶어하는 식탐 진짜 쩌는 사람인데 먹을거 생각이 안나서 하루종일 천혜향 하나로 버텼어요 살도 당연히 쭉쭉 빠져서 다이어트할때 죽어라 안빠지던 앞자리도 바뀌는걸 봤어요 안먹으니 당연히 1번처럼 힘도 없고요

3. 글자가 난독증 있는사람처럼 느껴지고 못읽고 이해가 안됐음
책읽는거 좋아하고 잘 읽던 사람이었는데 책장을 넘기질 못했어요 글자가 일렁이고 글자라고 인식이 안되었고 문장 자체를 이해못했어요
억지로 읽는다쳐도 차안에서 멀미난상태로 읽는 느낌이었고 이해가 되지 않아서 읽은곳 읽고 또읽고 했어요 지금생각해보면 이게 제일 신기하네요
4. 기억력이 없거나 단어도 모르고(브레인포그) 시간개념도 없어져서 저는 한 3개월넘게의 기억이 통째로 없어요
뭐 하루종일 누워있었다 울다 했겠지만 뭘 했고 날씨가 어땠는지도 기억이 안나요

그땐 진짜 누워서 죽을날만 기다리고 조금 기력이 회복되면 시도하려고 하고 그랬는데
원래 인지한 우울증은 감기처럼 계속 오는거라 지금도 갖고있긴 하지만 그때처럼 심하게는 안오네요 너무 이상하고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이런 경험 지금 겪고계신다면 꼭!!!!!!!!! 상담받고 약물치료받고 아침에 일어나서 햇빛보며 좋아하는걸 하세요
뭐 친구에게 털어놔라 내자신과 얘기해라 이런저런 솔루션보다
아침점심햇살받으면서 좋아하는거 재밌는거 하는게 회복이 더 빠르더라구요 
저는 커피마시면서 노래를 듣고 창문열어놓고 풍경을 구경했어요
먹고 자고 이런 일차원적 만족감을 느낄수있는것보단 거창한거 아니어도 컬러링북 색칠한다던가 옷정리를 한다던가 커피 원두갈고 내린다던가 일상적으로 성취감을 느낄수있고 소소한것들을 하며 느끼는 행복이 더 도움됐던것 같아요
저도 또한 힘들게 삶을 그냥 살아가고 있어서 세상이 얼마나 아름답고 할게많고 어쩌고 이렇게 거창하게 위로는 못하고 공감도 못하겠는데 
옷정리 하면서 이 옷은 너무 맘에드니까 오늘은 안되고, 이 게임 내년에 나온다니까 오늘은 안되고, 드라마에 나오는 아련아련한 연애도 해봐야하고, 내가 인터넷에 썼던 글도 다 지워야되니 오늘은 안되고, 죽기전에 안해볼거 다 해봐야되니까 불법도 저질러봐야하고 타투도 해봐야하고 이런 이유를 하나씩 만들어보세요
나름 버틸만 한것 같아요. 지금도 솔직히 살아가는게 힘들고 버거워서 벌받아야 해서 태어난것만 같은 느낌이 들긴 합니다만 그래도 해볼게 많이 남아있긴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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