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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ㄱㅇ
게시물ID : gomin_179681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WZta
추천 : 1
조회수 : 96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22/10/15 01:2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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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고양이를 싫어했던 게 아닌데.....
미안해....

네가 수입보다 더 많은 지출을 쓰고 있어서
입양시키자고 했던 건데..
편의점에 데려놔 둔 치즈가 사라지면서

네가 버려진(사실 버려진지도 모르는 고양이 주워가는) 고양이 영상에 
니가 유독 마음 쓰는 걸 이제 느낀다. 
너의 마음이, 왜 그런 영상에 마음이 갔는지 이제 알았어.

잘지내? 사귀는 동안 나 때문에 잠 못 자고 일하러 가고, 힘들었었지.
유기되었을지도 모르는 고양이 발견했다는 사진 보니,
네 마음이 갑자기 화악 이해되었어. 넌 치즈 생각이 들었겠구나. 하고.

너에게 치즈와 쿠키? 가 떠난 뒤로 네가 사람들을 만나러 다녔고,
나는 나대로 문제가 있었던 게
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내 머리로 해답이 안 나오는 문제는,
짜증과,
인생 자체를 포기
하는 두 가지밖에 몰라서, 

인생 포기 외에는 할줄 아는 게 없는 사람 같았어. 난.
그리고 옆에서 알려주지도 않는 니가 미웠어. 도움도 안 되고, 방법도 모르고,
그나마 맛집 찾아가는 게 그나마 삶의 용기를 얻는 방법인데
그걸 짜증내는 것도 서러웠어.

그러면서 내내
헤어진 이후 내내
니가 신경쓰였어.

처음엔 미웠고, 3일간의 재회 후 헤어졌을땐 머릿속이 깔끔해지고 속시원해지고 통쾌했어.
그리고 점점 미안함과 미움이 아침저녁으로 번갈아 오다가
마침내 모든� 이유를 알아냈어.

나의 화냄엔, 너를 '비겁하다'라고, 혼난다는 느낌이 내 말 속에 느껴질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 너의 입장을 생각해보니 너의 마음이 느껴져서 미안했어.
또, 넌 착한 아이었고, 모든 게 나로 인해 너의 다음 선택에 영향을 주었다는 걸 알게 되었어.

화내지 않아도 될 일이었다고 느낀 건,
너를 이해하고 나서야.

사실 나에게 비난하고 깎아내리던 너도, 사실은 너가 상처받은 걸 나름의 표현으로 나에게 내려치기해서 상처주려고 했던 거였고,
나에게 숨기고 거짓말하려 들 때에, 내가 혼내는 나의 모습엔
'넌 비겁하다'라는 혼내는 느낌을 니가 느꼈을 것 같아. 그냥, 그런 마음을 느꼈을 거라고 생각하니 내 마음이 속상해져서, 미안한 마음이 들어. 그때 당시에 나는 내가 속상하고 화가 났지만 말야. 

재회 때 본 너의 눈은 유리구슬 같이 예뻤어.

사귀는 동안 봐왔던 너의 눈은 검고 깊은 바다같고 용맹했어.
그런 네가 화를 내거나 살짝 짜증스럽다는 듯이 찡그리기만 해도
나는 너무 무서웠어.
그래서 난 더욱 발악했어. 

너의 의도치 않은 작은 제스처나, 사람이 말할때 기분 나쁘다고 다른데 보고 대답 안 하는 것 등등 버릇없는 거라고 엄청 뭐라했었지.

너의 아이같은 성격을 이해를 못 했었다.
고양이를 입양시키면 돈을 모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너는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며 술값에 다시 돈을 써서 돈을 모으지 못하고,
고양이 보고 안타까워하는 걸 보�면 다 내잘못인 것 같다.

이것외에도, 너의 행동에 다 내 계산이 잘못 먹혔구나, 혹은, 너가 이런 마음이었구나, 특히 나에게 혼날 때,
넌 무지 비참했겠구나.(나는 너의 핀잔 들을 때 자존심 상하고 비참했는데, 혼날 때 비참함을 느끼는 사람도 있고, 핀잔 들을 때 자멸감(자기가 멸망해버리는 것 같은 자존심 상하는 기분) 드는 사람도 있으니까)
생각이 들었어. 미안해...

내가 이런 미안하다는 말을,
결혼하려고 했지만 헤어진 남자에게 편지 쓸 줄 알았는데,
너에게 쓰게 될 줄 몰랐다.

나는 내 감정, 미안하다는 감정, 몰랐던 걸 알게 되면 바로 말하고 싶더라고....

너는 강아지 같아서 사람을 잘 믿고
또 자신이 맡은 바 일도 잘 하니
누구든 좋아하는 것 같아.

조금은 비참한 얘기이지만, 나는 나를 포기하고 살았는데, 그렇지만 이제 그렇게 안 지내보려고 해. 눈물나게 노력도 해보고, 열심히 하면 믿어주는 사람도 있을 거라고 이제 믿어보려구.

내가, 너는 그래도 너를 믿어주는 아버지도 있고 도움 주는 고모부도 있고 부럽다고 했었던 적이 생각난다.

나는 나를 믿어주는 어른이 없었거든. 그게 인생에서, 인간관계에 대해 '달라질 게 없다.' 라는 반포기 상태의 믿음으로 살게 되었는데,
너는 보니, 지지를 받고 응원해 주는 어른도 있고,
나도 그래서 이제 나를 믿어보려구. 열심히 하면 아무도 나를 안 미워한다고....

눈물 나네.
너도 이런 생각으로 내 곁에 쭉 머물러 있었겠지.
쓸데없이 참을성도 많아서 내 전화도 안 끊고.

미안해.
그리고 나, 생각보다 그렇게,
내가 인간관계에서 내 입장을 어떻게 내야 �하는지 잘 몰라. 순수하게 의지해. 나를 약한가 기쎈가 간 보고 �예의 차릴지 말 지 생각하는 사람 제외하고.
나는 니가 남을 이해하지 않고 적개심만 가지는 거 보고, 사람이 저러면 안 되는데. 라고 생각했었어. 조금 마음 아팠어. 네가� 남을 조금 부드럽게 이해할�수 있지 않을까 하고. 참는 거랑 다른 문제로.

아, 이건... 그냥 아쉬움이었던 거야.
나도 그냥 사랑받고 산 사람처럼 자신을 믿고, 성실하면 사람들이 좋아할 거라 믿고,�
자기 얘기도 잘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

이건 너도 잘 안한다는 거 알아.
너도 나와 비슷하더라고. 억울할 때 참는거.
난 반강제적으로 부모의 강압에 의해 그렇게 자라왔지만....

ㅅㄱㅇ, 어떤 일이 있어도 잘살기 바래.
좋아하는 것들도 많이 하고
나같은 사람이나, 편의점에 종이컵 달라는�사람 너무 적개심 가지고 의심하지 말아줘ㅠㅠ 내가.... ㅅㄱㅇ같은 사람들 마음도 헤아려야겠지?

잘지내. 넌 뭐가 옳고 그른�지 아는 똑똑하고, 착하고, 성�실하니까.
잘 지낼거야, 앞으로도.

글이 길었다. 네 마음이 이해가 이제는 조금 돼.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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