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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든 털어놓고 싶어서..
게시물ID : gomin_179694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YmZkY
추천 : 3
조회수 : 1187회
댓글수 : 7개
등록시간 : 2022/10/27 12:47:05
정신의학과에 다녀왔습니다. 

 아주 오래된 우울증이고, 
스무살 때 처음 정신의학과에 가서 우울증 및 불안증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드라마에서 보던 것과 달리 진료도 5분 만에 끝났고, 
의사도 태도가 차가워서 그 다음부터 가지 않았습니다. 

 다만 내 상태를 알고 나니 안 좋은 생각이 들 때마다, 
이것은 우울증 증상이니 이렇게 생각하지 말자, 
이것은 불안증 증상이니 이렇게 생각하지 말자.. 
 그렇게 생각하며 살아왔어요. 

 수시로 내가 나를 탓하는 많은 상황들 속에서 버티면서 살아왔습니다. 


 5년 전쯤 어떤 일이 있었고, 
그 때 극심한 고통과 우울증이 함께 왔습니다. 

 병원을 안 가면 안되는 상황이라는 걸 알았는데 
그 때는 왠지 갈 수가 없었어요. 
돈이 아까웠어요. 
내가 정신력이 약한 건데 이렇게 돈을 쓸 수가 없다라고 생각했었어요.   

그 고통스러운 시간을 어떻게 버텨내고 
정상으로 돌아와 살고 있는데 
그 때 이후로는 아주 쉽게 무너집니다.


 박사 과정에 들어갔는데 
 교수님이 나를 한심해 하면서 한 소리를 했는데 
 원래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저 내가 부족해서 그런 것 같아서 사라지고 싶더라고요. 

 고작 그 한소리를 했다고 며칠 째 아무런 의욕이 나지 않고 
그 말과 눈빛과 목소리만 생각이 나서 정신의학과에 방문했습니다. 

가족 중 한 사람만 오늘 많이 피곤하냐, 그렇게 물어볼 정도로만
그저 아무렇지도 않은 척을 하고 있었는데 

의사가 '무슨 일로 오셨어요?' 라고 묻자 마자 
 아무 말도 못하게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의사선생님은 따뜻하게 내 이야기를 잘 들어주었고 
약을 처방해 주었습니다.

본인을 본인 자식이라고 생각해 봐라, 
아이에게 그렇게 너 못한다는 말만 할 거냐, 
자꾸 자신을 탓하고 단점만 이야기 하는데 
단점 5가지 말할 때 장점 1가지씩만 말을 해주면 좋겠다, 
 자신을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말을 하는데 자존감 수업 같은, 
혹은 힐링 예능에서 많이 나오는 말인데도 
내가 나를 너무 탓하며 살았다,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딱히 문제 있는 가정환경도 아닌데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탓하는 상황이었다면 
애초에 그런 호르몬(?)이 부족해서 그럴 수 있다면서 
타인의 비난에 둔감해지는 약을 처방해 준다고 하였습니다. 

 사실 개인적인 상황이 있어 
바로 약을 복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 못 먹었는데
(의사선생님도 개인적인 상황을 억지로 종료시키지는 말로고 함.) 

 의사선생님에게 말을 한 것만으로도 
이틀 정도는 좀 에너지가 나는 것 같았는데 
역시나 상황이 바뀌지 않으니 또 다시 우울해졌습니다. 

 이런 상황을 털어놓고 싶었습니다. 

 지금 가족들과 절친한 친구는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에 이런 걱정을 보태고 싶지 않아서 여기에 털어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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