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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주의)물어보고 싶었습니다.제가 학대를 당한 것이 제 잘못인지..
게시물ID : gomin_179753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mpkY
추천 : 4
조회수 : 1262회
댓글수 : 15개
등록시간 : 2022/12/18 21:11:41

(장문주의)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양모에게 학대를 당한 건 정말 제 잘못일까요?

안녕하세요

여러분들에게 정말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내용이 너무 무겁고 우울하지만 읽어주시고 의견 남겨주시면 정말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최대한 많은 분들께 물어보고 싶어 제가 자주 다니는 게시판 등에 올려보고 있습니다.

 

저는 서울에 사는 37세 여자인데 근래에 들어서야 제가 유년시절에 아동학대를 받았다는 인지를 하게 되었습니다

5년전부터 우울증과 공황장애가 심해 사회생활도 힘들어 심리상담을 받기 시작했는데 어릴 적이야기를 털어놓다 보니 

저의 정신적 고통의 원인이 저를 입양한 양모의 학대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양모의 세뇌, 가스라이팅이 오래되고 심했던 탓에 아무리 심리상담선생님께서 그건 학대를 받은 것이다 이야기를 해주셔도 

자꾸 제가 잘못한 것 같은 생각이 들고 거기에서 벗어나는게 어렵습니다.

 

 

1. 저는 11살 때 입양되었습니다. 두번째 입양이었습니다. 저의 첫 어머니는 가난한 식모였는데 갑자기 뇌출혈로 돌아가셨습니다

돌아가시고 보니 그 분한테 저는 갓난아기때 입양된 자식이었고 아버지도 뇌경색으로 아픈 상태였기에 저희 가족이 다니던 성당에서 제 안타까운 사정을 알고 입양을 주선했습니다. 제 사정을 들은 한 부부가 저를 입양했습니다. 그 집에는 부부가 직접 낳은 남자아이가 두 명 있었고 갓난아기때 입양한 4살짜리 여자아이가 있었습니다이제 막 엄마가 뇌출혈로 쓰러져 열흘만에 돌아가시고 정신이 없이 입양이 된 그 부잣집의 양모는 입양하고 나서 이상한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사과도 못 깎냐” “ 가정부 집 딸이라 일은 어느정도 할 줄 아니 학교만 보내주면 될 줄 알았는데 하나도 할 줄 모르네” “오빠들이 청소하고 있는데 너는 가만히 드러누워있니” “그렇게 잠만 자면 허리 안 아프니

 

저는 가정부 딸이었지만 엄마 죽기 직전 11살까지 집안일은 배운 적이 없었고, 그 당시에는 엄마가 죽고 난 지 얼마 안 되어 매일 울었고 너무 슬펐고 잠이 미친듯이 쏟아져 하루에 열 몇시간동안 잠만 잤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나를 잘 키워준다고 했던 새엄마가 집안일을 할 줄 모른다고 식사 차리는 소리가 들면 바로 와서 도와야지 뭐하는 거냐고 애가 눈치가 없다고 화를 내는 모습이 너무 무서웠습니다. 결국 몇 개월 지나지 않아 저는 눈치 없고 집안일도 할 줄 모르는 또라이 취급을 받다가 16명의 저같이 오갈데 없는 소녀들을 키우는 수녀원으로 보내졌습니다.

 

2.그렇게 영문도 없이 입양되었다가 영문도 모르고 또 수녀원으로 보내져 생활하고 있던 중, 중학교 1학년 때쯤 나를 보냈던 양모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대뜸, 앞뒤 상황설명도 없이 너 올거야?” 이 한마디를 물었습니다. 나를 다시 데려가려고 하는 건가 하고 어정쩡하게 네라고 답하고 나서 저는 다시 양부모의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때는 그 상황을 몰랐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새로바뀐 수녀원장이 저를 데려가라며 양모에게 전화를 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수녀원에서 제가 일을 못한다고 했다 합니다.)

 

제가 돌아왔을 때는 갓난아기인 남자 쌍둥이가 있었습니다. 저를 수녀원에 보내고 나서 입양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집안일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학교를 마치고 나서 집에 돌아오면 진공청소기로 청소부터 시작했고 물걸레질, 세탁기에 돌아간 세탁물을 꺼내서 널고, 삶은 빨래를 하고 저녁을 차릴 때 식사준비를 하고 밥을 먹고 나면 테이블을 치우고 설거지를 하고, 그런 집안일을 하면서 갓난아기들 우유를 먹이고 기저귀를 갈았습니다. 밤에 아기들 재우고 나서야 제 일이 끝났습니다. 설거지는 뜨거운 물 쓰지 말고, 고무장갑도 쓰지 말고 해야 했고 제 빨래는 손빨래를 하라고 했습니다. 너무 힘들었습니다. 수녀원에서 자기 구역 청소하고 언니들하고 돌아가면서 설거지하는 것 하고는 비교가 되지 않았습니다. 엄마는 청소하는 게 느리다고, 혹은 바닥에 얼룩이 지워져 있지 않다고, 애기들이 자라면서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 잘 안 치워져 있다고 화를 냈습니다. 그 시절에 저는 가끔씩 크게 몸살을 앓았는데, 몸살을 앓아서 아침부터 누워서 일어나지 못하고 오후까지 자고 있던 중에, 바깥일을 보고 돌아온 양모는 제가 아픈 것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아니 오히려 애가 몸관리를 못한다고 짜증을 내면서 저에게 아직도 청소를 안하고 뭐하고 있었냐고 불같이 화를 냈습니다. 어쩔 땐 얘가 내가 없으니까 긴장이 풀려서 아프다고 비아냥거렸습니다.

 

3.그렇게 매일 같이 집안일은 열심히 했지만 못한다고 구박을 받던 중 그 집에 다시 돌아간지 8개월쯤 지난 후 저는 다시 첫번째 양부의 집으로 보내졌습니다. 제가 쌍둥이 애기들에게 나쁜 기운을 준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첫번째 양부는 몸이 아팠는데 그때 성당에서 한 봉사자와 수녀가 전담해서 돌보고 있었습니다. 제가 그집으로 돌아가고 나서 그 분들은 제가 그 집에 있는 것을 탐탁치 않아 했습니다. 그 봉사자가 해놓은 반찬을 제가 너무 많이 먹는다, 얘는 그 집에 도움이 안된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아빠집에서 한 1년가량 살고 있었는데 어느날 또 양모가 너는 그 집에서 도대체 어떻게 하길래 사람들이 난리나며 저를 다시 데려갔습니다.

 

옮겨지고 나서는 또 학교 끝나고 집안일, 아이보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쉬는 날과 방학 때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이었습니다. 저는 중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놀러 간 기억이 없습니다. 항상 빨리 집에 돌아와서 집안일을 해야했던 기억만 있습니다. 중학교 졸업식날 마지막으로 친구들과 너무 놀고 싶어서 집에 늦게 간다고 전화를 했다가 내가 집에 없는데 니가 와서 애들을 봐야지 뭐하고 있는 거냐고 혼이 심하게 났습니다.

 

양모 자신이 예전에 고용했던 가정부랑 비교하면서 일을 못한다고 구박했고, 학교 끝나고 와서 저녁까지 일 하고 방에 들어가서 책을 보다가 졸면 정신력이 없다고 구박했습니다. 용든은 3만원이었는데 문제집사는 비용과 차비를 그 안에서 해결해야 했습니다. 옷이나 신발은 어디서 얻어온 것들을 입혔습니다.

 

제 방은 단독주택에서 2층 중간방이었는데, 양모는 겨울에 보일러 켜는 것을 아주 싫어했습니다.

 

너희 오빠들은 겨울에도 반팔티 입고 보일러 안켜도 잘도 지내는데 너는 왜 못하냐 부모 생각해서 눈치껏 알아서 절약해야지 그것도 모르냐는 타박이 있었습니다. 추위를 많이 타는 저는 양말을 두세겹씩 껴입고 밖에 나가는 것처럼 옷을 두껍게 껴입고 패딩을 입고 지내고 잠을 잤습니다.

 

한번은 너무 추워서 새벽에 1층으로 내려와 부엌에서 잠을 잔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 외에 다른 입양아들을 대하는 양모의 태도는 아주 달랐습니다. 남자쌍둥이와 제가 처음 입양 갔을 때부터 그 집에 있었던 여동생한테는 사랑을 듬뿍 퍼주었습니다. 집안일은 커녕 자기가 마신 물컵 하나도 씻지 못하게 했습니다. 그 아이들은 음악을 전공했는데 비싼 첼로나 클라리넷, 플룻, 콘트라베이스 등 억이나 천만원 단위의 악기를 사주고 비싼 레슨을 받았습니다. 그 아이들은 제가 하루종일 바닥청소를 하고 있어도 바닥에 누워서 티비를 봤습니다. 그래도 양모는 그 아이들에게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저에게는 니가 눈치가 없고 하는 짓이 마음에 안 들고 얼굴이 죽상이고 매사 부정적이고 감사를 모른다며 구박하고 빨리 청소안한다고 승질을 냈지만 그 아이들에게는 완전히 다른 천사 엄마였습니다.

 

4.그리고 저는 19살 전문대 입학 한 후 보증금 100만원의 옥탑에 있는 단칸방으로 내보내졌습니다. 이제 성인이 되었고, 저는 정말 꼴보기 싫으니 저 알아서 살아보라는 말이었습니다.

 

사실 양모는 저를 잠깐 입양해서 호적에 올렸다가 파양했습니다. 수녀원에 들어간 뒤에 제가 보호1종이 되면서 한달에 십몇만원씩 나오는데 그 돈을 받는게 낫지 않냐는 게 이유였습니다.

 

그 돈은 제가 양모의 사촌남동생에게 수학을 과외받는 비용으로 쓰였습니다.

 

양모는 제가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 니가 눈치가 없어서, 니가 하는짓이 너무 이상해서, 애가 빠릿빠릿하지 못해서 본인이 짜증을 내고 구박한 것이 정당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너 때문에 얼마나 힘들었는줄 아느냐고 저한테 성질을 냅니다.

 

다른 자식들은 눈치없고, 일 할줄도 모르고 게으르고 잘 놀기만 하지 않았냐고 물으면, 그 아이들은 너랑 다르니 비교하지 말랍니다. 그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데려와 길렀기 때문에 정이 들었고 너는 11살 때 와서 정이 하나도 안들더랍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은 너랑 달라서 그렇게 집안일 안 가르쳐도 다 잘 할 아이들인데 너는 그렇게 빡세게 트레이닝 시키지 않으면 안될 애라서 그랬다고 오히려 너를 가르치기 얼마나 힘들었는데 감사도 모른다고 자기가 잘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면 왜 입양을 했느냐, 왜 수녀원에 보내놓고 나를 다시 받았느냐고 물으면 니가 불쌍하니까 입양을 했고, 수녀원에서 니가 오겠다고 해서 받지 않았냐고 되려 화를 냅니다. 불쌍한 거 입양해 줬으면 감사할 줄 알아야지 어디서 그런 걸 따져 묻냐는 식입니다.

 

그 선택이 본인이 한 것임을 아무리 이해시키려 해도 다 제탓이라고, 너는 그런 취급을 받을 만한 짓을 했고 니가 입양을 선택한 것 아니냐고 합니다.

 

이런 사람이 입양의 날에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고 카톨릭 단체에서 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어린 아이를 데려다가 화풀이를 하면서 일을 못한다고 구박하면서 하루종일 집안일을 시키고, 그 아이를 전혀 케어하거나 사랑해주지 않으면서, 모든 잘못이 그 아이에게 있다고 세뇌를 시켰던 그 여자가 그런 상을 받았다는 사실을 성인에 되서야 알았습니다.

 

그 사실을 알고는 너무 화가 나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양모에 대한 미움과 분노 때문에 너무 괴로웠는데 이 걷잡을 수 없는 분노로 이 사람을 이제라도 고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20여년간의 세뇌- 니가 눈치가 없어서, 니 하는꼴이 그러니 내가 널 구박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가스라이팅 때문에 과연 내가 정말 이 여자한테 학대를 받은 것이 맞는지 순간 순간 의심스럽고 무서운 느낌이 듭니다. 주변에 좋은 사람들, 심리상담 선생님, 제 사정을 아는 직장동료들에게 이야기 해봐도 모두 저는 학대를 당한 것이 맞고 그 여자가 잘못했다고 알려주지만 아직도 그 여자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것이 너무 두렵습니다.

 

그래서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그 여자가 학대자가 맞습니까? 아니면 양모에게 그런 취급을 당한 것은 정말 제 잘못인가요?

 

혹시라도 다 읽으셨다면 긴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짧은 요약 정리

1, 11살 때 엄마 돌아가시면서 성당 통해 부유한 집으로 입양됨

 

2. 입양되자 마자 양모가 애가 눈치가 없고 집안일 할 줄 모른다고 구박

 

3. 자기가 맡기 힘들다며 수녀원, 첫번째 아빠집으로 보냈다가 다시 데려옴

 

4. 중학생에게 학교 끝나자마자 집안일- 청소,빨래,설거지- 와 쌍둥이 애기들 돌보는 일을 시킴

 

5. 일이 느리고 눈치가 없고 일 가르치기 너무 힘들다고 구박하고 자기 스트레스를 다 품.

 

6. 고등학교 때까지 용돈은 쭉 3만원 교복 포함 옷, 신발 얻어다 입힘.

 

7. 잠깐 호적에 입양했다가 파양했음 (보호 1종이라 파양한 것이 더 유리하다고 주장)

 

8. 나 이외에 다른 입양아들(5)은 전혀 다르게 대우. 집안일은 커녕 물컵 하나 씻는 것도 못하게 함. 비싼 악기 사주고 음악레슨 시킴. 옷도 잘 사줌. 여느 아이들보다 더 부유하게 살고 편하게 살았음. 나랑은 왜 차별하냐고 물으면 너는 하는 짓이 밉고 눈치없고 감사를 모르기 때문에

 

걔들과 다르다고 비교하지 말라고 함. 지금 내가

 

40대 다 되가는데도 따져물으면 아직까지 그렇게 주장함

 

9. 대학교 입학 직전 100만원 주면서 나가서 알아서 살아보라 함.

 

10. 그런 양모한테 세뇌받아서 그런지 그래도 사랑받고 싶어서 시킨 집안일 다 하고 계속 왕래함

 

11. 30대 초반에 우울증 공황장애 심하게 오면서 직장생활 힘들어지고 심리상담 받기 시작

 

12. 5년째 심리상담 중인데 이제 그 양모가 나를 학대했다는 사실이 받아들여지기 시작하나

 

아직도 대면하려고 하니 무섭고, 그 여자 말처럼 내가 다 잘못했고 그 여자는 최선을 다해서 나를 키웠다는 느낌에서 벗어나기 힘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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