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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誌가 주목한 ‘암흑물질’의 대가, 연구실 문닫을 지경
게시물ID : humorbest_17977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dw
추천 : 49
조회수 : 1722회
댓글수 : 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7/10/12 17:14:50
원본글 작성시간 : 2007/10/12 13:08:58

■서울대 김선기 교수의 고군분투기 



《우주의 신비로 불리는 ‘암흑물질’을 연구하는 서울대 물리학과 김선기 교수는 7월부터 전기료도 못 내는 ‘연체자’ 신세가 됐다. 강원 양양군 양수발전소 지하 700m에 설치한 실험실에서 사용한 석 달 치 전기료 450만 원을 못 냈다. 지난달부터는 암흑물질 탐구에 가장 중요한 ‘크리스털 탐지기’에 들어가는 냉각용 질소도 줄였다. 한 달에 100만 원이 드는 질소가스를 감당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매도 언제까지 연구를 계속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씁쓸하게 말했다.》 




○ ‘논문 수 적다’ 정부 지원 대상서 제외… 연구 중단 위기 


김 교수의 고군분투가 시작된 것은 올해 초부터. 과학기술부가 지원하는 창의연구단 사업 2단계 평가에 탈락하면서 한 해 6억 원씩 받아 온 연구비가 뚝 끊겼다. 정리비용으로 받은 2억 원도 서너 달 만에 바닥을 드러냈다. 기본 운영비조차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한 달에 서너 번씩 양양 실험실로 출장 가는 제자들은 아예 출장비를 신청하지 않는다. 얼마 전 그는 우수과학연구센터(SRC) 선정에서도 또 한 번 고배를 마셨다. 


김 교수가 찾는 암흑물질은 전자나 원자처럼 지금까지 잘 알려진 물질과는 전혀 다른 물질이다. 김 교수는 암흑물질로 추정되는 물질 가운데 ‘윔프(WIMP)’에 주목한다. 수소 원자보다 100배 정도 무거운 이 입자는 손톱만 한 넓이에 초당 수십만 개가 쏟아지지만 대부분 지구를 그대로 통과해 지나간다. 물론 아주 가끔 지구의 물질과 부딪칠 때가 있다. 김 교수의 연구는 바로 이 순간을 포착해 그 실체를 밝히는 것이다. 


암흑물질 탐구는 선진국도 주목하는 유망한 기초 연구 분야다. 올해 7월 6일 발행된 미국의 과학저널 사이언스는 세계 암흑물질 연구 현장을 다룬 기사에서 김 교수의 연구팀에 주목했다. 


사이언스는 “후발주자인 김 교수팀이 지하 700m에 실험실을 꾸려 괄목할 성과를 내고 있다”며 “향후 ‘극저온 암흑물질 탐색’ ‘제논10’과 같은 대규모 연구를 보완할 경쟁력 있는 팀”이라고 평가했다. 사이언스의 리처드 스톤 아시아 담당 편집자는 “김 교수팀의 연구는 인상적이었으며 같은 방식의 연구팀 가운데 가장 앞서 있다”고 치켜세웠다. 김 교수는 8월 말 윔프의 탐지 가능성을 한 단계 끌어올린 논문을 ‘피직스 리뷰 레터’에 발표했다. 


○“연구 특성 무시하고 동일 잣대로 평가… 기초연구만 희생양” 


해외의 높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김 교수 연구는 국내에서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 


이유는 그가 연구 특성상 논문을 1년에 고작 1, 2편밖에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많게는 1년에 10편 이상 논문을 내는 다른 분야에 비해 그의 팀은 논문 수에서 턱없이 밀린다. 전문 분야다 보니, 영향력을 판단하는 ‘임팩트 팩터(IF·피인용 지수)’가 네이처나 사이언스에 비해 낮은 저널에 실리는 것도 평가에 불리하게 작용한다. 


과학문화진흥회 김제완(서울대 물리학과 명예교수) 회장은 “김 교수의 사례야말로 국내에 만연된 기초 연구 경시 풍조를 대변한다”고 지적했다. 기초 연구에 대한 투자가 여전히 부족한 상황에서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사례라는 것. 


올해 초 한국물리학회와 대한화학회, 대한수학회가 결성한 기초과학학회 협의체가 낸 자료에 따르면 정부의 기초 연구에 대한 지원은 2003년 1조2374억 원에서 2007년 2조76억 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지만, 개인에 대한 연구비는 같은 기간 291억 원밖에 늘지 않았다. 개인에 대한 연구비 지원 규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 수준. 


정부의 기초 연구비가 출연연구소와 특정 분야로 집중되면서 이공계 교수 48%는 연구비를 한 푼도 지원받지 못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김 교수처럼 독창적인 연구를 하거나 임용된 지 5년이 채 안 된 팔팔한 젊은 과학자다. 


김 교수 사례를 보면서 정부의 과학자 평가 방식을 꼬집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창의연구단장은 “김 교수의 경우, 연구 분야에 상관없이 동일 기준(논문 수)을 내세워 하위 15%를 강제로 탈락시키는 평가 방식의 전형적인 희생양”이라고 지적했다. 선진국과 기술 격차를 실감한 과학기술부도 11일 “개인과 소규모 연구에 올해보다 32.2% 늘어난 3804억 원을 내년에 투자하겠다”며 늦게나마 지원 강화 방안을 내놨다. 


상황이 어찌 됐건 간에 김 교수는 “연구를 계속하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난달 말 그는 결국 한전 측으로부터 전기를 끊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email protected] 




:암흑물질: 


눈에 보이는 항성이나 은하와 달리 빛을 내지 않는 물질. 우주 전체 질량의 23%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암흑물질은 빛을 내지 않지만, 질량을 갖기 때문에 주변에 미치는 중력을 통해 존재를 알 수 있다. 이들은 다른 물질과 상호작용을 하지 않기 때문에 지하 깊숙이 설치한 특별한 검출장치로 포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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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안타깝네요..
우리나라 과학계가 좀더 지원을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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