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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내 지긋지긋한 사람, 내가 떠나기로 했다.
게시물ID : gomin_17978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mpqZ
추천 : 9
조회수 : 1383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23/01/16 02:5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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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동의 오묘함이란. 몇 해 전 지긋지긋하게 치고받은 선배. 서로 볼 일 없겠지 생각했는데 또 만났다. 그것도 또 같은팀으로. 세상이 넓고도 좁다.

그는 변한 게 없었고, 아니 오히려 더 교묘해졌다. 나 역시 좋게좋게 넘어가는 성격이 아닌지라 더 사납게 반응했다. 업무와 책임을 떠넘기는 자와 칼같이 그어내는 자의 대결. 

문제는 이 한심한 둘 사이에서 피해를 보는 다른 직원들이었다. 교묘히 넘기는 놈과 칼같이 긋는 놈이 있다면, 넘긴 그 일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팀의 후배들에게 간다. 차마 내가 하겠다는 말은 나오지 않는다. 그에게 접고 들어가는 것이고,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내가 비겁한 것일까? 아니다. 그들은 침묵했다. 그래서 그런 것이다. 나는 투쟁했고, 그들은 나를 위해 말해주지 않았다. 침묵했다. 그래서 그들에게 닥쳤을 때 그들을 위해 말해줄 나는 없는 것이다.

일이야 어찌됐던, 둘 중 하나는 떠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성실하고 책임감있는 사람이 오던가 아님 그냥 병신마냥 떠맡고서 사람좋다는 소리나 들을 사람이 오던가. 

내가 떠나기로 했다. 나 역시 스스로 업무에 선을 그은 순간 나는 내 역할을 온전히 다하지 못하는 뾰족한 고슴도치가 되었고, 그럴바에는 나와 팀 서로가 윈윈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마침 좋은 기회가 다가왔고, 잡았다.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 했지만, 현재가 불행한데 미래가 행복할 수 있을까? 나는 지금 이 순간이 중요한 사람이다. 미래는 현재가 누적된 결과인데, 불행이 누적되어 행복한 미래가 나올 수 없다. 나는 깨져버린 관계의 도자기를 다시 붙일 생각이 없다. 차라리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겠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행복하기에도 짧은 인생이다. 버릴 건 확실히 버리고 새로운 관계를 찾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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