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과외가 있어서 눈누난나 집에서 나왔지요 방구석폐인이 되기 직전에 그나마 저를 만나주는 과외생이라도 있어서 참 기뻤어요^-^ 하지만 저의 차림은 폐인이었고 그런 차림에 구두를 신을 수는 없었고 하지만 이 비에 운동화를 신었다가는 발이 양말인지 양말이 발인지도 몰라 할까봐 올 여름 야심차게 구매한 쪼리를 신었음둥
하지만 그게 불행의 서막이었을 줄이야
빗길에 나의 싸구려 쪼리는 바닥과의 마찰계수가 너무 작은 나머지 미끄러지기 시작했고 나의 발바닥과 쪼리와의 마찰계수는 그 보다 더 작았고 그런데 관성에 의해 두 미끄러짐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이뤄졌고...
결국 쪼리 끈이 끊어졌습니다. 과외하는 카페를 20M 앞에 두고...
그 붐비는 공덕역 위에서 맨발로 한손에는 쪼리를 한손에는 우산을 들은 초라한 내 모습이여...
다행히 공덕역에 문구점이 있어서 뛰어들어가 삼선 쓰레빠를 하나샀는데 과외시간이 촉박해져서 잔돈을 들고 뛰었어요 4000원 짜리 보라색 삼선 쓰레빠를 사고 남은 6000원 그런데 카페에 와서 과외생한테 인사하고 나니까 돈이 손에 없네 ^^* 아오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지금 과외비받기 1주일 전이라서 완전 빈곤한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 흐엉흐엉흐엉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어요
집에 들어와서 주린배를 움켜쥐고 냉장고를 열었는데 갑자기 유리그릇이 딱하고 바닥에 퍽 근데 이 놈 센데 왜 오늘따라 깨져버린걸까요 그리고 왜 그 그릇안에는 어머니께서 보내주신 반찬중에 마지막 것이 오징어채가 들어있었던 걸까요 이제 일주일동안 김치만 먹어야해요 흐엉흐엉흐엉
근데 심지어 유리조각 다 치웠다고생각했는데 지금 방금 남아있던 유리조각에 발찢어졌어요 흐엉흐엉흐어흐엉 소독약도 없는데 흐엉흐엉흐엉흐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