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취직 후 곤궁한 생활을 정리하고

내 앞에 산적한 문제들을 하나 둘 씩 정리하며

나아지는 하루하루에 감사하며 사는 요즘이다.

대부분은 뭐, 돈에 관한 것들이다.

 

출근까지는 몇시간 남지 않았지만 어쩐지 잠이

오지 않는다.

 

아직은 불안하지만 미래가 나아질거라는

희망이 싹튼 그 때 나는 머릿속에서 한 가지

생각을 떠올린 후 뜬금없이 새벽 산책에 나섰다.

 

그 떠오른 생각이란

언젠가 밤늦게, 퇴근길 운전을 해서 집에

가는데 한강 너머로 넘실대는 아파트 불빛들을

바라보며 했던 떠올렸던,

'나도 언젠가 저 불빛 중 하나를

가지겠다'는 생각이였다.

 

저 멀리 보이는 아파트 불빛이 속삭였다.

'너는 꼭 그렇게 될 수 있다.' 고 말이다. 그래서 홀린듯

휴대폰을 열고 목욕탕 청소 야간알바에 지원했다.

지금 하는 식당일과 야간 목욕탕 청소를 병행하며...

쉽진 않겠지만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을 빠르게

해결하고 그 뒤로는 돈을 모을 예정이다.

 

나의 식당을 가질 것이고 좋은 차와 집을 가질 것이다.

공자는 말했다. 재물을 많이 가지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노력하고 성실하면 평범하게 사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했다.

 

지금 일하는 식당의 사장은 자수성가로 일어난 인물이다.

수 개의 체인점과 직영점이 있으며, 직원이 백명이 넘지만

돈이 많은 지금도 새벽 두시에 일어나

식당에서 직접 육수를 끓이고 장사준비를 하고,

새벽 세네시에 오는 취객도 마다하지 않고 손님으로 받는다.

그런 모습을 꼭 닮고 싶다.

 

그런 사장이 나에게 말한 것도 있다.

 

"난 누구한테 부지런하다고 인정해 본 적이 없다.

그런데 넌 내가 인정한다. 지금처럼만 해라. 가게 하나쯤

내주는거 어려운 일 아닐테니."

 

그 말이 나를 홀리고 붙잡아 두려고 하는 말이라도 상관없다.

성실하면 당장 억소리 나는 보상은 없을지라도 쌓아올리다

보면 나만의 탑이 되어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숟가락으로 땅을 파도 십년이면 구덩이가 생긴다.

 

나는 한번도 목숨걸고 살아본 적이 없다.

20대, 그 찬란하고 젊은 날들을 나는 방탕하고

게으르게 살았다. 30대가 되어서야 현실을 깨닫고

열심히 살기위해 노력했지만 20대에 노력한 이들과의

격차는 줄어들기는 커녕 더욱 벌어졌다.

그래서 내가 버린 시간만큼 길게 살기로 했다.

비록 남들보다 더욱 좋은 삶을 누릴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그들과는 비슷해지겠다는 마음으로 살려고 한다.

 

비슷해진 뒤에, 그 너머에 무엇이 있을지도 한번 열어보고 싶다.

 

 

희망찬 미래를 그리며 문득 생각에 잠겨있다가 나는 나에게 묻는다.

 

'그 너머에 있는 것을 열면, 그때는 뭘 하고 싶니?'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