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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도와주려고 하다가
게시물ID : gomin_179962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WdoZ
추천 : 1
조회수 : 1776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23/07/20 15: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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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 맨 뒷자리 가운데 앉아서 멍 때리고 있다가 차가 흔들려서 몸히 흔들리면서 고개가 돌아가 시선이 저의 왼편 앞 좌석에 있는 여성 분 쪽으로 옮겨졌습니다. 그런데 차가 흔들려서 그런지 그 여자 분도 앉은 채로 허리가 숙여졌는데, 그 순간 그 분의 허리와 바지 윗부분 사이로 속옷이 살짝 드러났습니다. 저는 재빨리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습니다. 그 여자 분 쪽으로 시선이 간 지 2초도 안 된거 같은데 노출된 속옷을 봐서 당황했습니다. 아무리 제가 뒤에 있어서 그 여자 분이 모른다고 해도 사람들이 많은 장소에서 대놓고 쳐다봤다고 괜히 오해받기 싫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다시 고개를 돌린 곳에는 대학생처럼 보이는 남자 승객이 서 있었고 그 분의 시선이 마치 여자분의 뒷모습을 향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물론 제가 오해 받을 짓만 안 하면 되기 때문에, 그 남자 분이 무엇을 보든 제가 상관할 일이 아니었습니다만 괜히 남자 분이 오해를 받지 않게 도와주고 그 여성 분도 빨리 옷을 가리게 도와주고 싶은 오지랖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제 옆에 앉은 제 여동생에게 앞에 여자분에게 속옷이 드러나서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으니 가리는 것이 좋겠다고 본인이 발견한 것처럼 조용히 알려주라고 핸드폰으로 글을 써서 보여주었습니다. 그러자 제 여동생이 인상을 쓰면서 고개를 젓더니 거부하였고, 버스에서 내릴 때까지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습니다. 

 버스에서 내린 후에 여동생이랑 걸으면서 그 일에 대한 얘기를 하였습니다. 여동생 말로는 만약 제가 시키는 데로 한다고 해도 그 여자가 고마워 할 리 없고 오히려 오지랖이라고 화를 내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서 있던 그 남자도 그 여자를 안 쳐다봤는데 괜히 그 여자에게 얘기를 해주면 진짜 본 줄 알고 그 남자를 오해하여 큰 일로 번질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저도 반박을 했는데, 남자인 제가 아니라 여동생이 대신 본 것처럼 조용히 알려주면 될 거 같아서 그렇게 시킨 거라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러자 여동생이 남자든 여자든 왜 남에 일에 간섭을 해서 오해를 받아야 하냐고 되물었습니다. 그건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창피를 주는 것이라서 화가 나게 만드는 일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더니 저보고 만약 본인이 아닌 여자친구한테 그렇게 시켰다면 그 여자친구랑 끝났을 것이고 그나마 본인이 여동생이기에 다행이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사실 여동생 말대로 쓸데없이 참견해서 오해를 받기 싫었다면 모른 척하고 그냥 그대로 놔두라는 말이 맞는 거 같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오해받기 싫으면서 다른 사람에게도 오해 받을 일을 시키면 안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자리에서 일어서 있던 남자와 속옷이 노출된 여자 사이에 오해가 생길 까봐 나름대로 생각하고 여동생한테 일을 시킨 것인데...제가 남자가 아니라 여자라도, 앞에 앉은 여성 분에게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으니 속옷이 노출되었다고 작게 말해주는 것은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일을 더 크게 만드는 것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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