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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친은 일주일에 저를 두세번씩 보려고 하는 사람이었어요
저도 조금 부담은 됐지만, 싫지 않았어요
실제로 만나는 동안은 거의 다 맞춰줬어요
근데 제가 직업 특성상 1일부터 10일까지 엄청 바쁘거든요
그래서 전여친한테
내가 1일부터 10일까지는 진짜 바쁘다
금요일 저녁 밖에 아마 만날 시간 없을 거 같다
그것부터 엄청 섭섭해 하더라구요
근데 저는 솔직히 연애보다 일이 더 중요한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제가 빚이 좀 많습니다 ㅠㅠ
거기에 대학원까지 준비하고 있어서 돈이 좀 많이 필요한 상황이었어요
전 여자친구도 알고 있었어요
정말 충분히 얘기했다고 생각해요
그 친구가 집에 돈이 많은데 "내 돈 노리고 접근한 거 아니야?" 이런 식으로 생각했다는
속내까지 얘기할 정도로 많이 오래 얘기했습니다
물론 저는 그냥 얼굴이 이뻐서 만나자 했었고
집에 돈이 많은지도 그런 대화 하면서 알았어요
암튼 제가 그 바쁜 시즌에 밤도 많이 새고
낮밤도 많이 바뀌거든요 그래서 전보다 연락도 덜 되고
제 딴에 신경 못 써준게 미안해서,
금요일날 식사 괜찮은 데에서 좀 하면서
많이 신경 못 써줘서 미안하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려고 했는데
일방적으로 약속을 거의 깨다시피 통보하는거에요
"너 바쁜 거 같은데 오늘 보지 말던가 내가 그 동네로 갈게"
내가 그러지 말고 우리 원래 약속했던 데에서 보자~
3번 정도 했는데 끝까지 우리 동네로 오겠다는 거에요
그래서 "그럼 보지 말자
밤에 같이 일하는 사랑들이랑 일 마무리 해야된다
너 우리동네 오면 집에 가는 거 2시간 반 씩 걸리는데
혼자 가라고 그러는 것도 내 맘에 걸리고
데려다 주려거든 왕복 4시간쯤 걸리는데 그러면 한두시간 밖에 못보고
이 근처에서 너 혼자 자라고 하기도 맘에 걸린다"
이렇게 얘기했더니 장문의 카톡 파파파파파팍 보내는 거에요
나도 그런 네 맘 알고 내가 가겠다는 건데 너는 내 마음을 그렇게 모르냐
너 변한 거 같다~ 섭섭하다~ 날 괴롭게 한다~
그러길래 저는 저대로 약속 일방적으로 파토내는 전 여자친구가 짜증나서
진짜 제가 생각해도 개 적당히
"알았어 일 끝나고 다시 얘기하자" 이런 식으로 답장하고
급해서 밤에 해야했던 일 얼른 처리하려고 하는데
"너 라이프 스타일 감당 못하겠다
헤어지자"
이러는 거에요
그것도 카톡으로
저는 진짜 절대 저한테 해서는 안되는 말이었다고 생각하거든요
헤어지자는 말은 연인 사이에서 장난으로라도 해선 안된다고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서요
안그래도 짜증이 꽤 나있었는데
너무 그 카톡 보고 화가 나서
그래
이러고 말았어요
그러니 장문의 카톡 막 보내더라구요
근데 화가 좀 나서 다 읽고 씹듯 답장하고
좀 시간 지나고 그저제도 전여자친구한테 연락이 오는데
뭐 대화를 좀 하자 얘기해서 풀자 이러길래
그건 사귀는 사이일 때나 하는 거고
니가 헤어지자메
거기서 끝난 거야
이렇게 말하고 말았죠
물론 제 입장에서 쓴 글이라 편파적이겠지만
고게에 계신 분들 다들 한 번 쯤은 겪어보셨던 경험이라고 생각해서
이렇게 제 상황 대략적이게 나마 남깁니다
헤어지고나서, 그리고 그저께 연락오고 나서 생각해보니
아 내가 너무 못해준 게 맞는데
내가 잘못 없다는 식으로 니가 헤어지자 했다는 그 한 마디로
전여자친구한테 크게 실망해서 쏘아붙이는 제 자신이 너무 별로인 거에요
내가 바쁘다는 핑계로 전여친을 가스라이팅 해서 쟤가 저렇게 변한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다시 사귀고 그러고 싶은 건 절대 아니구요
그냥 다른 분들은 제 전 연애를 어떻게 보시나 궁금해서
고게에다가 익명을 빌려 한 번 여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