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들렀다 오는 길에 탄 버스
할머니가 자기 옆자리에 앉으라고 손짓하셨다
난 괜찮다고 했지만
다시 앉으라고 손짓 하셔서 옆자리에 앉았다
예전에 엄마가 그랬다
순리대로 살라고...
지금도 쉽지않다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할때도 많거든
그래도 상황에 최대한 순응하려고 한다
그 순간도 그랬다
'그래 굳이 그러시다면 앉지 뭐...'
앉으니 이런 저런 얘기를 하셨다
그냥 평범한 얘기...
내 손위에 당신 손을 얹고서는
미국에 간 아들 같아서 그렇다고
기분 나빠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내 마음은 이미 녹아내렸고
나는 눈물을 참고있었다
교회다니냐는 물음에
예전에 다니다가 이젠 안다닌다고 했더니
가까운 교회다니라고 하는데
그 순간 참지를 못하고
우울증이 있다고...죄송하다고...울먹이기만 했다
그 다음 부터는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다
그저 할머니가 내 손을 잡고있음을 느꼈을 뿐
얼마 안가서 장바구니를 들고 내리실때
차마 제대로 얼굴을 들지 못해서
인사를 하고 할머니가 걸어가시는걸 볼 뿐
혼자서 계속 울음을 참았다
이상했다
사실 버스엔 나 말고도 다른 사람들도 서 있었고
나는 앉을자리를 찾지도 않았는데...
가짜 믿음을 가지지는 않겠다고 다짐했다
지금도 믿는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런데 그 순간은 내가 할머니에게 끌려갔다
따라서 내릴 걸
장바구니 들어다 드릴 걸
더운날씨에 시원한 거라도 사다드릴 걸
고맙습니다 할머니
노력해볼게요 이끌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