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적인 제목 죄송합니다.

20대 중반 쯤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전공이 맘에 들지 않아 전과를 했고, 전과를 하고 나서도 또 맘에 들지 않아 방황하던 중

취미로 하던 게임개발로 혹시 먹고살 수 있지 않을까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약3년간 작은 회사에서 게임 개발을 했습니다.

일 자체의 만족도는 높았으나, 마음만큼 능률을 낼 수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공부하며 알아가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하였으나

3년차 객관적인 역량 및 재능 부족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동료 개발자는 물론 신입의 수준조차 나보다 아득히 높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더이상의 발전을 바라기 어려울 것 같아 도망치듯 그만두었습니다.

이후 공공기관, 교육기관 등에서 계약직 사무보조를 전전하다, 우연한 기회로 중소 제조기업 IoT개발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곳에서 또 약 3년간 일을 하게 되었으나, 제가 생각했던 것과 달리 생산,품질,물류 등에 해당하는 전반적인 잡무들을모두 떠맡아 하게 되었고

본업또한 당연히 병행하며 매일매일이 강행군인 지옥과도 같은 ㅈ소기업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연중무휴 1주일 평균 90시간을 근무했고, 당연히 추가 수당은 나오지 않으며 연봉 조차도 최저임금에 가까웠으나

지속적인 가스라이팅, 또래에 비해 늦은 연봉과 사회적응,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몸과 마음을 다 버려가며 노예처럼 일을 했고, 결국 경력은 물론 아무것도 못 가지고 나왔습니다.

이후 불안감 때문에 제대로 몸과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고, 근처 물류센터와 학원가 건물청소 등 이런저런 알바를 하던 와중,

결국 큰 병을 얻어 고액의 치료비가 나가게 되면서 마음이 꺾여 버렸고

돈도 경력도 희망도 없는 무직백수 도태남의 구렁텅이로 빠지게 되었습니다.

이후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휴식을 취하면서, 아니, 휴식이라고 말하기도 부끄러운 무기력의 나날이 계속되는 중입니다.

 

끝내 건강을 잃지 않기 위해 꾸준히 헬스를 하고 있긴 하지만, 이 또한 현실도피의 수단이 된지 오래 입니다.

 

그동안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던 사람들의 글들을 많이 읽어봤는데,

다들 어렵고 희망이 없는 상황에서도 딛고 일어서는 모습을 보며, 나는 무엇이 부족한가? 끊임없이 물었고,

당연한 정답인 '의지와 노력' 이라는 것을 되뇌임과 동시에, 이를 갖지 못하는 스스로를 더욱 더 비참한 모습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오랫동안 오유 고민게를 들여다보며 정말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던 사람들의 글이 어렴풋이 기억납니다만,

내 객관적인 상황이 그들과 비교하면 굉장히 준수함에도 불구하고,

어디까지 내 자신이 추락할 수 있는지, 정말 바닥까지 내려가면 나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지,

아니면 정말 여기까지 인지...

사실 지금껏 내린 결론은 후자에 가깝습니다.

저는 제 인생에 더이상 평범한 삶을 기대할 수 없다고 오래 전부터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깎아내고 깎아낸 후 남아있는 최소한의 행복조차 누릴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이제는 점점 더 끝내고 싶다는 생각만 들고 있습니다. 다만 혹시, 만에 하나라도 아직 남아있는 희망의 끈이 있을까,

 

좀비처럼 시간만 축내고 있는 중이지요.

그와중에도 통장 잔고는 이미 바닥을 드러내, 앞으로 며칠 후면 이 작디작은 단칸방에서조차 쫓겨나겠지요.

모든 인간의 삶 그 자체에 가치가 있다면, 나는 그 가치를 끝내 찾아내지 못할 것임에 통탄하며,

한낱 작은 게시판에 불평을 늘어놓으면서도, 사실 불평할 자격 조차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 내 목을 죄어 옵니다.

만일 평행세계와 멀티버스라는것이 존재한다면, 마지막 소원 정도로

어딘가의 지구에 별탈없이 잘 살고있는 내 모습을 직접 확인해보고 싶네요.

우울한 글을 끝까지 읽어주신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