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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일은 아니지만 참 머리가 아프네요
게시물ID : gomin_18002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YWhna
추천 : 0
조회수 : 1775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23/10/19 17:3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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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전자 전산 부문 2차 협력사 소속으로 파견되어서 일을 하는데 제 동기가 오늘자로 짤렸네요. 저는 사실 알고 있었어요. 1차 협력사 쪽 사람들하고 편하게 얘기하는데 제 동기가 너무 사회경험이 부족하고 철이 없는거 같다, 대기 중에 자꾸 다른 곳으로 이탈한다, 사무실에서도 다 알고 있다 그러더군요. 오히려 저에게는 존경스럽다, 왜 이렇게 동기하고 저하고 (마음가짐에 있어서) 차이가 나는지 안타깝다 그런 얘기가 나오더군요.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그냥 과찬이라며 속으로는 그냥 조만간 제 동기에게 한소리 나오고 말겠지 싶었어요.

그런데 오늘 사무실에서 제 동기가 오랜 얘기를 하는게 이상하다 싶고, 제 원소속 회사에서 저에게 전화해서 노파심 가득한 잔소리를 하길래 뭔가 내가 예상한 것보다 더 심각하구나 느꼈어요. 불길해서 걔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어봤는데... 자기는 오늘까지만 일한다고 그러더래요. 1차 협력사의 차장님이 그냥 프로젝트가 줄어들어서 어쩔수 없다 그렇게 얘기했다고 하는데 저의 소속 회사 이사님께 조심스럽게 다시 여쭤보니 제 동기의 워크에식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가 나왔더군요.

삼성 사업장에서 파견되어 일하는 저로써는 소모품 처지와도 같다, 그래서 늘 출근하고 퇴근하기 전까지 우울증을 견디면서 너무 마음이 편치 않고 불안했어요. 그런데 제 동기가 몇개월도 안되어서 짤리는걸 보니 내 일이 아닌데도 생존에 대한 위협감 그런게 느껴져서 편두통이 생기네요. 위안이 되는 점은, 제가 우울증으로 약을 먹어서 평정심을 유지하고 참고 이겨내려고 하는데 너무 어버버하고 어떤 날은 내가 왜 이런 행동을 했지 싶을 정도로 일을 계속 망치기도 해서 한 소리를 듣고 눈물을 흘려야 할 정도로 저에 대해서는 평판이 안좋을줄 알았는데 아니였어요. 오히려 내가 너무 자존감도 낮고 결과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나머지 나의 애쓰는 시도를 무의미하게 여겨서 늘 불안해하고 그랬던거 같아요.

오늘과 같은 상황이 정말 머리가 아프긴 한데 여기서 뭔가 내가 얻어가야 하지 않을까 내가 더 스스로 허리띠를 꽉 조여서 지내야 하나 싶은데 너무 힘이 빠지더라고요. 지금도 너무 일에 신경쓰는 나머지 집에 가면 방전되는데 이렇게 해도 내가 실수를 할 때도 많은데... 그런데도 나를 좋게 봐주는게 더 편하게 느껴지지 않네요. 별로 인정을 받아보지 못해서 그런걸까요. 너무 안좋은 신호에만 제가 예민한걸까요?

여담으로 이 사건을 통해 느낀게 연애를 잘 하고 사람을 두루두루 널리 사귄다고 해서, 사바사바 잘 아부한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조직에서 인정받지는 않는다. 요즘 직장에서는 공정성이 화두가 되면서 외향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워크에식을 지키는게 우선이구나. 내가 별로 사람들이 없고 그렇지만 그렇다고 내가 조직에서 쓸모가 없지는 않구나 그런 복잡한 생각을 하게 되네요. 더불어서 사람들이 나에게 빈말을 하는거 같아도 그 중에서 몇 명은 정말로 나의 참된 기질을 알아주는구나 싶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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