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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기 힘든 살의를 느껴요. 정신병원에 가봐야 할까요?
게시물ID : gomin_18003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WNoa
추천 : 0
조회수 : 1869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23/11/03 00:3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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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기미가 보였긴 합니다만,

나이를 먹을 수록 참기가 어렵습니다.

 

스스로 굉장히 못나고 부족하게 태어났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똑똑하거나 뭐 외모 이런 문제가 아니고, 감정이나 사회성 같은 부분이

어릴 때부터 좀 남들하고 다르다는 걸 크게 느꼈는데요.

남들이 공감하는 부분을 잘 공감하지 못하고

제가 생각하고 느끼는 부분을 남들이 크게 공감해주지 못했어요.

보통 머리로나 논리적으로는 이해하거나 제가 틀리지도 않고 오히려 맞다고

말은 해주지만 정작 언행이나 표정을 보면 마음에서 동해주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남들처럼 생각하고 감정을 느끼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사회성을 길러보고 감정의 영역을 늘려보려고 학습한거죠.

 

그런데 제가 그렇게 훈련하고 노력하면서 발전해나갈수록

인간에 대한 혐오가 심해지고 있습니다.

아니 이랬던 나도 이만큼까지 하는데, 쟤는 왜 저딴 식으로 살아?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저딴게 사람새끼인가? 저런 건 죽어도 될 거 같은데

이런 생각이 들고, 저에게 피해가 조금이라도 오면 이 사람도 못되는 새끼가 감히?

이 생각으로 직접적으로 처벌하고 싶고 죽여버리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한 8~9살 때부터 느끼기 시작해서 한 중학교 때부터 심해졌고

고등학교 때 절정이었다가 대학교 입학하며 좀 많이 줄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제가 사람을 피할 수 있으면서 빈도가 줄었을 뿐

오히려 역치가 더 낮아져서 자극에 더 약해진 느낌입니다.

 

요즘따라 인터넷에서 그야말로 무지성한 친구들이 많이 보이는데요.

정말 그냥 그런 녀석들을 보고 있자면, 열정이 불탑니다.

성공하고 학문적으로 더 공부해서 저런 버러지들을 학살을 하고 정의를 구현하고 희생해야만 한다는

그런 열정과 생각에 휩싸입니다.

심지어 단순히 죽이면 저지른 죄에 비해 너무 가볍게 죽으니까

묶어두고 잔인하게 고문하고 연좌제로 고문해서 다같이 죽여야한다는 그런 상상을 자주 합니다.

 

문제는 저는 제가 틀렸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틀렸다는 주장을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조차 없습니다.

어차피 이 생각으로 십수년을 고민하며 살아왔고

다양한 대화와 다양한 의견을 들으면서 정립해온 가치관이라서

심지어 사고 단계가 어느 수준 이상으로 올라가니 혼자 인격을 나눠가면서

서로 반대되는 의견으로 토론을 수십시간을 연달아 하고

여러 책이나 사상을 접하면서 뭐가 맞는 걸까 고민했습니다.

그렇다보니 어차피 남들이 할 주장은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고

어차피 제가 한번쯤은 들어보거나 읽어보거나 생각해본 내용이라

뻔하고 지겨워서 듣고싶지가 않습니다.

요즘은 심지어 화가납니다. 십수년을 이것만을 고민하며 살아온

제가 고작 그정도 고민조차 그정도 노력조차 안해봤을 거 같은지

고작 그따위 수준의 생각으로 나를 틀리다고 하고 부정하려 했는지

이런 생각이 들어서 그 사람이 한심하고 혐오스러워 보입니다.

그 사람이 너무 역하고 불쾌합니다.

 

그렇지만 명확한건 제 이런 생각이 옳고 그르고를 떠나

이런 생각을 품는다는 것만으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킬 것이며

행동으로 조금이라도 옮기는 순간 비난과 돌팔매질에 시달릴 것이란 걸 압니다.

저는 제가 인내하지 못하는 순간이 오고 생각이 행동으로 실천되는

그런 순간이 온다면 그렇다면 저는 깨우치지 못하고 나를 돌팔매하는 자들을

불쌍히 여기고 역겹게 느끼며 돌에 맞아 죽어갈 것 같다는 생각이 요즘 심하게 듭니다.

 

이렇게 말하면 저를 절대 진리나 절대 선 그렇게 오만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그런 것은 아닙니다.

제가 죽어도 진리나 선이 될 수 없음을 알고

오히려 살면서 평생을 진리나 선이 되고자 발악하는

그런 한 미물로써 그러지 않는 다른 미물들이

역겹고 증오스럽다는 거랄까요....?

 

절대적인 진리를 깨우치고 실천한 사람만이

그러지 못한 불쌍한 자들을 이끌거나 포기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또 제가 본능적으로 느끼고 고민하고 생각하며 구체화하고 있는

절대적인 진리는, 굳이 이끌려고 할 필요 없이 그걸 단순히 들려주는 것만으로

누군가를 계몽시키고 알아서 동류가 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이 생각만으로 저런 참지못하겠는 살의나, 공격성을

억지로 억지로 삼키고 속이 썩어들어가는 심정으로

참아내고 있습니다. 죽어가고 있습니다.

 

제가 더 노력하고 애달파질수록

살의가 심해집니다. 미물들이 역겹고 혐오스럽습니다.

굳이 맥락에 맞지 않아 글에선 크게 드러내지 않았지만

저런 미물과 같은 존재라는 것만으로도 

저 자신에 대한 살의나 혐오감이 차오릅니다.

아무리 노력하고 노력해도 미물로 남아있는

스스로 너무 한심하고 억울합니다.

 

주변에 저를 아는 사람들은 대부분

저를 정의롭고 열심히 살고 본받고 싶은 사람이라고

말해주고 평가해줍니다.

그게 아니라는 걸 알아서 스스로 역겹습니다.

고작 저따위를 보고 저렇게 평가하는 사람들에게 연민을 느낍니다.

고작 저따위를 보고도 본인을 깨우치지 못하고 미물들의 미물을 자처하는

인간들을 보면 살의가 차오릅니다.

점점 더 참기가 힘이 듭니다.

 

저 버러지들도 저렇게 사는데

나는 왜 참고 살아야 하는가?

 

저 쓰레기들이 당당하게 사는데

나는 왜 숨기고 살아야 하는가?

 

죽이고 싶습니다.

보고싶지 않습니다.

존재하길 원하지 않습니다.

원자단위로 쪼개져 우주로 환원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살의가 차오릅니다.

참기가 힘듭니다.

 

병원에 가서 의약품을 처방받으면

스트레스에 대한 역치가 높아져서

저 자신의 부족함에 더 집중할 수 있을까요?

진리를 탐구하는데 더 신경쓸 수 있을까요?

 

마치 좁은 일평방에 바퀴벌레와 모기 수 만마리와 함께 갇혀서

단 한 마리의 벌레도 죽이지 않는 조건에서

발로는 바늘의 실을 끼우면서 손으로는 미세한 붓으로 그림 작업을 하고

그러는 동시에 눈을 감고 명상을 하는 기분입니다.

다 때려치고 바퀴를 밟아 죽이고

모기를 양손으로 때려잡고 싶다는 잡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병원에 가서 뭐라고 하면서 약을 처방받아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는게 너무 힘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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