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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자꾸 밥 솥에 비닐에다가 떡을 넣고 밥 위에다가 넣어서 데펴 드세요
제가 이거를 같이 살면서 몇 번이나 뭐라고 했는데
그 나이 드신 어른들이 으레 어린 사람 말을 듣지 않으시죠
저희 할머니는 왜 그래야되는지도 납득조차 못하세요
저 : "비닐이 뜨겁게 계속 있으면 환경 호르몬이라는 게 나온다
이게 몸에 진짜 안 좋다 발암 물질이다"
할머니 : "그러면 음식점에서 비닐에 싸서 주는 건 뭐냐."
저 : "이 비닐이랑 그 비닐이랑 다르다 비닐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할머니 : "뭐가 다르냐?"
저 : 구구절절 설명
할머니 : "난 니가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다."
이거 반복입니다
근데 이해는 해요 할머니는 한글도 못 읽으시거든요 초등교육도 못 받으신 분이세요
같이 살다보니 진정한 의미의 그 무식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진짜 힘든 거더라구요 거의 장애 같은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근데 어제 밥 먹으려고 밥솥을 열어보니까
또 할머니가 밥솥에 떡을 비닐 째 넣어서 데피시고 있더라구요
근데 어제는 일하다가 너무 기분이 안 좋았는데
또 또 또 밥에다가 떡 비닐 째 데피고 있으니
"할머니 내가 이렇게 하지 말라고 몇 번을 얘기했죠"
이러면서 할머니 눈 앞에서 비닐 째 떡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비닐 근처 있던 밥 퍼서 버렸어요
그랬더니 할머니는 "너가 언제 그런 말 했냐 난 모르겠다~"
이러시더라구요 기억 나도 못하시는 척 하는 걸테고 진짜로 잊어버리신 걸 수도 있고
잘 모르겠어요
다만 어제 할머니 기분 좋아보이셨는데
저녁에 이 건으로 할머니 기분을 진짜 팍 상하게 한 거 같아서 죄책감이 많이 드네요
오늘도 기분 안 좋아보이시네요
맞춰 사는게 너무 어렵네요 너무 어려워요
할머니도 많이 포기 하셨겠지요
그치만 저도 많이 포기했는데 저런 것까지 제가 참고 양보를 해야할까요?
너무 어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