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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gomin_18017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bmhkZ
추천 : 1
조회수 : 2907회
댓글수 : 14개
등록시간 : 2024/05/23 22:04:09
제가 지향하는 가치관은,
1. 어떤 현상 앞에서 적절히 사리분별할 줄 아는 사람.
2. 적어도 사회에 1인분을 기여하는 사람.
3. 잘못 형성된 자의식 바로잡기.
이렇게 세 가지로 정리해보았습니다.
이 중 잘못 형성되었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자의식이 문제..
자기혐오와 우울로 빠지는 굴레에 있습니다.
돌이켜보니,
어린 시절 한 친구와의 관계에서 비롯된 것 같은데요.
초등학교 저학년, 평소와 다름없이 학교가 끝나고
같은 동네에서 나고 자란 친구의 집으로 갔습니다.
근데 그 친구가 뜬금없이 매듭법을 알려주더군요.
목을 멜 때 사용하는 매듭법을요..
한 번도 아니고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설명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저는 처음엔 신기하다는 태도로,
근데 왜 이렇게 진지한 건지 의아했고
곧 흥미를 잃고 다른 화제를 꺼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말은 그 친구가 제게 보낸 신호였더라고요..
죽고 싶다고..
그 일이 있기 전에 친구 부모님이 이혼했기 때문입니다.
속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기 어려워 했던 친구는,
저를 향해 신호를 보냈던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 신호를 해석하지 못했고
이후 친구는 제게 마음을 닫았습니다.
제가 잘못 형성된 자의식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한순간 엄마와 떨어지게 된 친구를 이해하고 싶다는
동기로 시작된 뒤틀린 우월감 때문입니다.
항상 대등했던 친구가
일상 곳곳에서
약한 마음을 드러냈고
그 약한 마음을
보호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자기과신 때문입니다.
우월감, 자기과신..
하지만 현실은 지난하게 흘렀고
저는 저 혼자만의 망상에 빠진 채
친구 옆 자리를 공허하게 지키고 있었습니다.
잘못된 접근법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후 이 실패는 자기혐오의 굴레로 뒤틀립니다.
여전히 언제든 약속을 잡고 만날 수 있지만
속마음을 터놓고 공감할 수 없는 존재..
어쩌면 그 친구가 잃은 엄마라는 존재를
나 혼자 갖고 있다는 죄책감 때문인지..
뿌리에 자리잡힌 이 친구와의 관계는
제가 세상을 대하는 태도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1번도 2번도 이루지 못한 현재입니다.
끔찍한 패배주의자가 된 제 자신이 혐오스러운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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