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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에 핸드폰 두고 내린 이야기
게시물ID : travel_1802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설탕꽃
추천 : 4
조회수 : 92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4/14 13:52:26
운 좋게 홍콩 가는 타이 항공표를 25만원정도에 파는 이벤트에 승차하여 지난주에 다녀왔습니다

타이 항공은 처음 타는데 평이 괜찮아서 아무 걱정 안하고 룰류랄라 다녀왔습니다

임산부여서 티켓 창구에서 임산부 인증하고 동반 1인 포함하여 패스트 트랙 이용증도 받고 좌석도 다리를 쭉 펼 수 있는 맨 앞자리에 앉을 수 있었어요 
예쁜 직원분이 알아서 착착 챙겨주셔서  토요일 오전 출국장에서 한시간 넘게 기다릴뻔 했는데 덕분에 패스트트랙에서 십오분만에 출국심사 끝내고 나왔습니다
시간이 널널해서 라운지 이용도 잘 하고 탑승동에서 면세품도 잘 찾고 여행의 시작이 잘 풀리고 있어서 맹한 임산부는 헤실거리며 비행기에 몸을 실었지요

좌석은 역시나 맨 앞줄에 12 3456 78 중 34였었습니다 
우왕 넓다 꺄르륵꺄르륵 하며 자리에 앉는데...
으잉 뭐가 이리 좁니....
나중에 알았는데 4명이 앉을 수 있는 맨 앞자리는 의자도 좁고 팔걸이도 고정이더군요 
그 다음줄부터는 팔걸이를 올릴 수 있어서 다 올려서 누워 가시는 분도 계시던...
맨 앞자리 특성상 팔걸이에서 테이블이 나오는데...배 나온 임산부는 쵸큼 여유롭지 못한 폭이었어요 심지어 허리 아파서 준비한 쿠션이 두툼해서 더 좁았지요
덕분에 당황하였지만 인간은 적응의 동물 아니겠습니까!!
영혼은 조금 빠져나간 것 같았지만 어찌저찌 적응하고 세시간 반-네시간 사이의 비행을 무사히 마치고 홍콩 공항에 도착했지요 

후딱 짐을 챙겨서 유심을 사러 가려는데....
옴마야...핫스팟 용으로 사용하려고 챙겨둔 여분 폰이 없는겁니다....허허......
아까 비행기에서 그거로 게임도 했는데....자세가 꾸부정해서 주머니에서 흘렀나봅니다....
물건 분실을 몇번 겪어보지 못한 저는 적잖은 쇼크를 받았고...몸은 무거웠고....저 비행기는 방콕까지 간다던게 기억나고.....
어차피 안쓰는 폰인데 버릴까 이런 생각도 하다가....급 피곤해서 일단 밥을 먹었습니다

뇌에 영양분이 공급이 되니 다시 제정신이 돌아오고 폰을 찾으러 가야겠다는 결심을 합니다

일단 타이 항공 카운터로 찾아갑니다
도착층에는 카운터가 없었기에 출발 층에 올라가 안내에 물어봅니다

타이항공 비행기에 폰을 두고 내렸는데 어디로 가야 하나요?

타이항공 카운터를 알려줍니다
j->c 로 이동합니다

c에 가니 여러 항공사를 모아 취급해주는 카운터가 있습니다
타이항공이 써있길래 가서

좀전에 도착한 타이항공에 폰을 두고 내렸어요
라며 항공권을 보여주니

여기저기 전화를 하고 폰 색깔과 기종을 확인하고 또 한참 통화를 하고 

6a 30인가로 가라십니다(호수는 정확히 기억이 안나요)

이개 뭐냐니 저쪽에 가서 뭐라 블라블라 하시는데 제가 알아들은건 저기 a카운터 앞에 가면 알 수 있다 모르면 직원에게 물어봐라
였습니다(사실 이 의미가 아니었음)

그래서 c->a 카운터로 갑니다

가보니 여긴 캐세이 퍼시픽만 잔뜩 있고....주변을 몇바퀴 돌아도 여기는 아닌거 같아 캐세이 직원분께 6a30이 어디인지 문의하니 한층 내려가라시네요

그래서 내려갑니다
엘레베이터를 눈 앞에서 놓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갔는데....그곳은 도착장 끝....어디에도 6a는 안보입니다....

몸은 무겁고(원래 무거움)...임신하고 이렇게 뺑뺑이 돈 것도 처음이고(운동부족)....식은 땀도 나고(그날 홍콩 습도가 90프로)....맨 끝에서 공항 한가운데까지 또 파워워킹을 했습니다(연약하고 예민한 엄마가 벤치에서 대기중이셔서 마음이 더 동했지요)

그 층 중앙에 있는 안내 데스크에 여기가 어디냐 물었더니...
한층 올라가랍니다...????
내가 방금 거기서 내려왔다 직원이 내려가래서 내려왔는데 여기더라 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라고 하니
여기는 5층이고 니가 내려온 곳은 7층이랍니다...6층은 숨겨진 층이라 엘레베이터가 아니면 못간다고......
6a의 의미를 그제서야 알게되고..... 이래서 영어를 잘해야하나봅니다

저는 다시 아까 위치로 돌아갑니다
파워워킹으로 칠분 정도 걸린 것 같습니다

엘레베이터로 6F를 누르니 정말 숨겨진 층에 도착합니다
내리고 나니 직원 전용 이라고 적힌 제한 구역이 나타나고....거기로 들어가 30호를 찾습니다
직원 전용 문을 열자마자 담배냄새와 화장실 냄새가 나는 복도를 지나고 또 지나 겨우 도착...

사무실 앞 벨을 누르니 문이 열립니다
방안으로 들어가니 창문 하나 없는 사무실에 주인을 기다리는 트렁크가 빼곡하고  골프채 등등 다양한 짐들이 방안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다행이다 나만 정신줄 놓고 다니는건 아닌가봐

이런 생각을 하며 폰을 확인하고 앞에서 잠금장치도 풀고 인수했다는 싸인도 하고 
한참을 돌아다닌 그 시간과 역경이 무색하게 일분만에 폰을 찾게됩니다

그리고 체력이 방전되어 공항 옆 아울렛방문은 포기하고 택시타고 호텔로 이동했습니다

지나고나니 재밌는 경험이었지만....하....지치고 힘들고...자괴감잌ㅋㅋㅋ

그래도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분실물을 찾게 해준 타이항공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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