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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만에 초등학생 때의 삶의 수준을 겨우 회복
게시물ID : gomin_18021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Y2Fia
추천 : 4
조회수 : 2924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24/07/25 13: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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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4학년 때 까지는 집안 형편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방 3개짜리 집에는 살았었고 우리집이 부자는 아니어도 웬만큼은 산다고 생각했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가세가 기울어서 거주 환경이 많이 안 좋아졌는데 중고등학교 때 낡은 붉은 벽돌 주택에 살다가

대학생 때는 서울로 상경하게 되면서 원룸, 고시텔 등 전전하게 되었습니다.

 

중고등~대학생 시절은 좋게 말하면 투자의 기간이지만 냉정하게 봤을 땐 소비만 하는 기간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조금 독하게 말하면, 차라리 집에서 노는 백수는 식비, 전기세, 수도세 정도만 소비하는데... 공부하는 학생은ㅠ... 그 이상의 많은 자원이 들어가다 보니.. 죄책감도 많이 들었습니다.

중고등학교 때 그 흔한 과외 한 번 안 받고 혼자 울면서 공부했고, 남들 알아주는 명문대에도 입학했는데,

집에서 도와줄 형편 안 된다고 해서 대학생 시절 내내 과외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해야 했습니다.

 

차라리 아예 옛날이면 10대 때부터 공장에 들어가서 일을 하거나 집안에 논밭이 있으면 농사일 돕고 이렇게 살 수 있을텐데,

현대 사회는 참 잔인한 것 같아요...

대학교 졸업장 없이는 취업이 어려운데 그렇다고 학사 졸업이 취업을 보장해 주는 것도 아니고 ㅎㅎ

 

취업해서도 20대 내내 주거 환경은 별 개선이 없었습니다. 바퀴벌레 나오고 곰팡이 핀 원룸에서 살다가 그나마 신축으로 옮겼었네요 ㅎㅎ

단순히 물리적인 환경이 비위생적이거나 집안 구조가 불편한 건 그나마 참을 만 했는데, 야근하고 집에 돌아와서 집안일까지 해야 하니 너무 힘들었습니다.

혼자 사시는 분들은 다 공감하실 거에요..

일 처리가 병렬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직렬로 처리해야 하는 그 불편함 ㅎㅎ...

내가 밖에서 일을 하는 동안 엄마가 빨래와 청소를 해 두시면 내가 집에 와서 내 몸만 씻고 바로 누워 쉴 수 있는데,

혼자 살면 바깥에서의 일이 종료되고 귀가하면 또 안에서의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죠 ㅎㅎ

 

선천적으로 부지런한 분들은 저를 이해 못할 지도 모르겠지만 ㅜㅜ 새벽에 회사 일 끝나고 녹초가 되어 집에 와서 샤워했는데...

사용할 수건이 없어서(모두 빨래통에 있어서) 펑펑 울었던 기억이 있네요 ....

 

결혼하고 나서야 드디어 아파트에 살게 되었습니다..

 

제가 초등학생일 때와 비교하면, 스마트폰의 발달, 간편해진 해외 여행, 배달 어플의 발전 등으로 분명 삶의 질이 업그레이드된 건 맞는데,

 

전기와 수도가 구비된 이 시멘트 덩어리 ㅎㅎ 거실, 부엌, 다용도실, 방 2개 이상이 있어서 문을 열고 배회할 수 있는 정도의 크기는 되는 집 ㅎㅎ

이게 제가 초등학생일 때는 그렇게까지 가지기 어려웠던 것은 아닌 것 같은데 ㅠㅠ (주변을 봐도...)

왜 이렇게 요즘은 어려운 것인가요..

 

저도 나름 괜찮은 직장 다녔었지만 20대 때 혼자 버는 돈으로는 엄두도 못 내다가 겨우 결혼으로 숨통 트이고...

 

중고등학교~대학교 시절, 인생에서 가장 예쁠 나이를 낭비한 것 같아서 속상합니다.

 

요즘은 부모님이 중산층이 이상이 아니면... 진짜 20~30대를 희생해야 40대쯤부터 겨우 숨통 트이는 것 같아요 ㅠㅠ

 

경제가 성숙해져서 나타나는 현상 같은데, 근로소득이 자본소득에 비하면 정말 자갈과 바위 만큼의 차이 같아요 ㅠㅠ

 

이제는 조금 여유가 생겨서 행복을 누리면 되는데!! 초등학교 고학년~30대 후반까지의 내 인생이 아등바등 삶과의 전투로만 점철된 것 같아 아쉬워서 넋두리 해 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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