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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제 인생은 늘 순탄치 않았던 것 같아요
게시물ID : gomin_180254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aWpxa
추천 : 4
조회수 : 1554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24/10/06 07:5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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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누군가에게 말 못할 속사정이 있고, 다들 힘들었던 순간들이 있었겠지만
제 인생은 왜 유난히 순탄치 않다고 느껴질까요..

내용이 많이 길고, 어쩌면 남들 다 겪는 일인데 자기연민에 빠진 걸수도 있지만
제 2n년 인생에 대해 나열해보려고 합니다



초등학생때부터 저희 엄마는 공부에 미쳐있었습니다.
새벽까지 공부시키고 애를 미친듯이 패서 여름에도 긴팔입고 다녔습니다.
한번은 친구랑 가출계획을 세웠다가 머리채 잡고 친구집에 던져진적 있고요
그 친구 엄마는 가출얘기를 듣고 그날밤 친구를 꼭 안아줬다는데, 저는 그날 정말 많이 맞고 아침을 못먹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전 천성이 소심하고 맹한 편이어서, 제 생각에 제가 한 가장 큰 잘못은 구몬숙제 한장씩 빼서 유기한거.
이정도 수위의 잘못이었는데 제 어디가 미워서 그렇게 때렸는지 모르겟네요

중딩 땐, 성적에 목매는 엄마때문에 계속 맞았고
한번은 제가 커서 매를 잡아버리니, 이제는 쌍X 씨X 등 욕설과 소리지르기로 학대하기 시작
지금와서 엄마말로는 베란다에 절 가둘때면 혼자서 중얼중얼 정신나간 애처럼 말하고 있었다 하네요
이떄부터 자해를 하지않으면 스트레스가 해소가 되지않아, 내 몸 한곳을 주먹으로 분이 풀릴때까지 떄리기 시작했고요
사실, 대인관계운도 그리 좋지않아서.. 친구한테 왕따가 아닌 은따를 많이 당했어요
중딩때는 매일밤마다 종교도 없는데 하느님한테 소원을 빌었습니다. 제발 내일은 엄마와 친구들이 나를 좋아해줬으면 좋겠다고.
이땐 너무 힘들어서 목매다는 연습도 해봤는데, 어린 마음에 제 장례식에 올 친구가 한명도 없을 것 같아 차마 실행으론 못 옮겼네요..

고딩땐, 공부를 손에서 놓아버렸습니다. 그리고 엄마가 잘못되었다는걸 인지하고 대들기 시작했는데
제가 좀 커서 그런가, 이젠 의식주+돈 으로 엄마가 협박하기 시작했습니다.
돈은 용돈 같은걸로 협박한게 아니라, 급식비나 교통비같이 필수적으로 들어가야하는 돈을 안준다며 협박. 애초에 용돈은 준적도 없어요
입학성적은 나름 상위권이었는데, 고등 내신성적은 말아먹었죠

고딩때 당연히 공부안하고, 컴퓨터의 맛을 알아버려서 밤새 스트레스 풀기에만 전념하다가
결국 재수를 했습니다. 재수 초반에는 공부하려고 열심히 했는데, 아침마다 쏟아지는 폭언, 협박에 무기력증이 오더군요
밥도 안먹고, 침대에 누워서 핸드폰도 안만지고 천장만 5~6시간을 보며 멍때리는 등 무기력하게 재수의 반을 흘려보냈습니다

어찌저찌 대학은 갔고, 남자친구가 생겼는데 위치추적기 앱을 깔라고 엄마가 새로운 협박거리를 찾아 협박하더라고요
앱을 깔지않으면 교통비, 식비 용돈을 주지않아 제가 알바뛰어서 돈을 벌기 시작했어요
그러니까 이제는 엄마집에 사는 걸로 뭐라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대학교 기숙사로 튈 준비를 했습니다. 그것마저도 발랑까진 X 소리들어서, 한국장학재단 생활비 대출받아서 기숙사 신청해서 나갔습니다

기숙사 1년동안 대학다니면서, 미친듯이 일했고 자취 보증금 5백만원을 모았습니다
그리고 운좋게 값싼 자취방을 구해서, 여기서 혼자서 살기 시작했어요
말이 자취지, 집 나간거나 다름없었죠
값싼 월세임에도, 용돈도 안받는 가난한 대학생에겐 큰 돈이었고
이때가 3학년이었는데, 공대 3학년 과정 이수하면서 쓰리잡을 뛰었습니다.
그래서 전공공부도 제대로 못하고, 알바때문에 약속을 자주 취소하니 친구들 사이에서도 말나오더군요..

4학년때 반년 휴학하고, 투잡쓰리잡이랑 공부 병행해서 4점대로 졸업하고, 돈도 모으고
지금은 장학재단 대출받아서 대학원 가려고 준비중입니다. 대학도 다 재단 대출로 다녔습니다. 
학창시절 못했던 공부와 노력. 그리고 늘 수동적으로 살아왔던 삶이, 대학와서 2년 미친듯이 공부하니 되더라고요
교수님께 인정도 받고.. 논문도 쓰고..뿌듯ㅎ..



근데 이제는 또 문제가ㅋㅋ 제가 집 나간 뒤로 엄마는 살짝 정신차려서 멀쩡해졌는데
이젠 아빠가 미친짓하기 시작하네요

사실 저희집은 가난한 편입니다. (1~3분위)
아빠가 능력도 없는데 하던 직장 때려치우고 몇년동안 놀아서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제가 알기론 지금은 현금서비스 받아서 돌려막기 하고있다네요
엄마아빠가 조금씩 자식돈도 계속 빌려가요. 매달 몇만원씩 부족해서

전 제 힘으로 자취하고 모든 생활비를 오롯이 제가 감당하고있지만, 
중간중간 들어오는 예상치 못한 돈(근로장려금 등)은 다 엄마 드리고 있거든요
그런데도 계속 돈이 없어서 대출에 대출을 받으시네요
이런 근로장려금, 장학금 등을 받아서 제가 사용했더라면, 알바를 한 개는 덜해도 됐었을텐데..
그럼에도 제가 첫째니까. 미운 부모님이더라도 모른척할수는 없어서 직장없는 제가 할수 있는건 이런 돈을 드린다던가
가끔 외식이나 물건으로 호강시켜드린다거나, 그런거네요
전 행복했던 기억이 없는데, 호강을 왜 시켜드려야 하는지 모르겟지만.. 참 아이러니 하네요. 부모님 무시하면 죄책감이 들어서..

근데 더더더 큰 문제는 아빠도 제정신이 아니라는 거예요
가부장적이고, 능력도 없고 돈도 못벌면서 엄마 구박하고 소리지르고 밥상 엎고
엄마 하루종일 일해서 돈 버는데 집에서 누워있고
내가 엄마한테 잘하라 한마디했다고 뺨떄리는 미친인간

엄마와는 과거에 그런 일이 있었지만.. 사람이 참 간사하다고
3~4년정도 떨어져 사니 더 애틋해지고. 무엇보다 집에 돈이없으니까 계속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무엇보다 절 사랑하시는건 사실이라 여기서 내가 엄마를 버려버리면 또 죄책감에 못 살 것 같고..
아빠는 키워준 애정도 없어서 이미 투명인간 취급하고 있어요. 한 2년정도 됐네요 벌써
그냥 아빠는 부모한테 이런말 하면 안되지만, 정말 못 배운 티가 나요
자식이랑 기싸움하고, 사과 절대안하고, 자기 기분 안내키면 소리만 지르고, 엄마 무시하고 찍어누르는건 일상
애초에 말이 안통해요. 나가서 돈 벌게 하려면 제가 어르고 타일러야하는.. 정말 부끄러운 사람..




말이 주절주절 많이 긴데
현재 가장 큰 문제는.. 알바 신분으로 나 혼자 먹고살기도 벅찬데, 이제 엄마아빠도 걱정해야한다는 거예요
차라리 집에 돈이라도 많았으면,, 저혼자 집나와서 잘 살텐데.. 부모님 불화도 신경써야하고 돈도 신경써야하고
화목하거나 돈이 많거나 둘 중 하나라도 있었으면.. 적어도 어렸을 때 엄마한테 받은 좋은 영향이라도 있었으면 힘내서 일어설 수 있을 것 같은데
가끔은 이 모든 것들이 감당이 안되네요

남들 놀고 공부할시간에 저는 일했으니, 남들 다 취직하고있을때 밤새가며 공부하고 있고
아르바이트도 수업들으면서 하루에 2개는 기본으로 뛰었으니 건강도 다 버렸을 것 같아요
나중에 결혼해도 아빠같은 남자 만날 것 같고, 자식낳아도 우리엄마처럼 키울 것 같고
애초에 10년 일해도 빚 다 못갚을 것 같은데 결혼이란걸 할 수 있을까요? 제나이가 20대 후반인데
이런 모자란 아빠 소개하는것도 쪽팔리고
그동안 만난 남친들만 봐도 남자복도 없는 것 같고
사랑을 받아본적이 없어서 애인에게 사랑을 주는것도 못하고, 언제 나를 버릴까 늘 불안한 느낌이 있어요

어려서부터 별 고생을 다해서 뭔가 단명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어차피 결혼도 못할텐데
한 40살 까지만 살면서 빚 다 갚고, 현재 분야에서 나름 정상 찍고서 조금만 쉬다가 가면 편할 것 같단 생각이 드네요

겉으론 저 정말 멀쩡한데 
나도 모르게 나오는 찌질함과 예민함. 가끔씩 생각나는 어릴때의 기억. 아닌척하지만 사실은 바닥까지 떨어진 채워지지 않는 자존감,
그리고 현재의 이런 금전적인 상황들이 참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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