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인가 99년인지 여튼 그 때쯤 있었던 일입니다. 정말 아주 먼 옛날이네요.
대구 옆동네 경산에 있는 대학교를 다니는 학생이었습니다. 기숙사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수업이 없거나 주말엔 버스타고 대구 동성로 쪽에 자주 놀러갔었습니다.
가서 대구역 근처의 오락실에서 오락도 하고 동성로 근처 컴퓨터 부품 상가 구경도 하고 그랬었죠.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그때는 동성로 근처 컴퓨터 부품 상가들과 옷파는 가게들이 아주 가깝게 있었습니다.
컴부품 상가 가다 보면 옷가게들 앞을 꼭 지나치게 됐는데 그 앞을 지나가다보면 항상 옷가게 호객꾼들이 붙잡곤 했죠.
대구분들이 좀 기분 나쁘실질 모르겠지만.. 대구 동성로 옷가게들 옷이 그리 이쁘지도 싸지도 않아서 옷 살일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제가 체중으로 공익 갔을만큼 뚱뚱하기 때문에..(지금도 그 체중인건 안 자랑..)
어지간한 곳엔 맞는 옷이 없었죠. 그래서 부산 국제시장으로 옷 사러 가곤 했습니다. (부산 국제시장에 크고 이쁜옷 많이 팔아요)
보통은 그냥 옷 안 산다 하면서 지나가곤 했는데.. 어떤날엔 어떤 옷가게서 거의 협박식으로 잡아 끌면서 옷 사라고 하는 겁니다.
그러면서 이옷 크니까 잘 맞을 꺼라고 티를 하나 보여주는데 제가 보기엔 전혀 안 맞을 사이즈였습니다.
워낙 제 몸에 맞는 사이즈의 옷을 사러 많이 돌아댕기다 보니 눈으로만 봐도 각(?)이 나오거든요.
전 그래서 에이 이거 저한테 안 맞아요. 저 나갈께요. 하는데도 막무가내로 붙잡더니 일단 입어보라는 겁니다.
전 그래서 옷 튿어져도 저 책임 안 져요. 이랬는데도 아니 내가 보기엔 맞는다고 무조건 입어 보라고 하는 겁니다.
일단 옷이 몸에 들어가면 잘 맞는다고 하면서 팔아 먹을 속셈인 거 같아서. 그래 엿 먹어 봐라 하면서
좀 거칠게 옷을 입었더니 역시나 목은 겨우 들어가는데 팔 집어 넣는 순간 우두둑.. 옷 튿어지는 소리가 나더군요.
바로 에이 이거봐요 옷 안 들어가잖아요. 하면서 튿어진 옷을 내려놓고 가게에서 나왔습니다.
가게주인은 튿어진 옷 들고 멍하니 서 있었구요..
강제로 잡아 끌은 거 때문에 좀 화나 있었는데... 그 당시엔 정말 속시원했었습니다.
간만에 생각나서 써본 소소한 사이다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