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는 30대 중반입니다 먼저 사건의 배경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1. 입사 초반, 업무에 충실하고 근태관리 신경쓰려 노력함 2. 경영지원팀이 따로 없던 상황에서 대표님이 담당하시던 재무회계/세무 및 인사총무 업무가 저에게 일임됨(차분하고 꼼꼼해서 맡기셨다고 함) 3. 작성자는 해당 직무와 전혀 관련없는 학과를 전공하였음 4. 국책과제 연구비관리 업무가 추가되어 통째로 넘어옴 5. 인수인계랄 것 없이 고객센터 문의로 각개격파하며 뭐가 뭔지도 모르고 해외송금 및 인건비 포함한 모든 돈문제 직접처리 6. 대형사고 몇개 터뜨림(인건비 중복이체/ R&D관련 비용 집행 지연으로 대표 신뢰도 하락) 7. 해결은 가능한 사고들이었으나 대표에게서 개선 없을시 인사조치 있을 수 있다는 메일 수신 7-1. 업무 하는동안 애로사항 숨긴 게 아님. 이야기해도 스타트업의 한계라며, 하다보면 익숙해진다며 직무변경 되지 않음 8. 개선약속 드리고 애로사항 공유. 경영지원 관련 다같이 처리 가능한 시스템 만들어주겠다고 함 9. 이후 노무법인 계약, 회계프로그램 구매검토 등 희망적 움직임이 보임 10. 현재 계속근무 중이나 급여 시즌만 되면 긴장하시고, 작성자의 업무 처리를 신뢰하지 못하여 직속사수 및 동료에게 교차검증 요청하심
이 상태에서 최근 제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본론) 많이 어린 동료가 경영지원 업무로 옮겨 올 예정입니다. 3개월여 지켜보니 기본적인 일머리 있고 눈치도 빠릅니다. 다만, 여기가 첫회사라 그런 건지 적극성 이상의 일욕심을 보이는 듯합니다.. 현재 마케팅 협업하는데 개인 호불호 있겠으나 대놓고 이 직무 싫다고 하며, 사내에서 돈줄을 쥐고 윗선과 가까운 일 하고 싶어 해요. 업무 처리가 신속한 편이나 디테일은 떨어집니다(오타, 편집 센스 등) 하지만 초기 스타트업에선 속도가 곧 실력이니 저도 많이 배우려 하고 실제로 사이도 좋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가.. 억울한 마음이 듭니다. 저야말로 돈줄 쥐고 싶어서 이 업무 하고 있는 것 아니고, 정말 맨땅에 헤딩하며 간신히 적응한 업무들인데.. 이친구가 옮겨오면 일을 알려줄 사람이 아마 저밖에 없을겁니다. 고객센터 문의는 하나같이 부가통화들이죠. 회사일만 아니라면 쓸 일도 없는 유료통화를 전부 개인폰으로 했습니다. 회사 소유의 전화기도 팩스도 없습니다. 법인폰 개통은 언감생심이지요.
부족한 실력에 가시밭길 걸어가며 아직도 기반이 불안한데, 제가 일 다 알려주고 이친구가 실수없이 돈문제를 처리하면 윗선은 제 노고를 인지하고 알아줄까요? 아니면 이때다 싶어 그친구에게 일임하고 절 정리하려 들까요.
동료에게 섣불리 제 노파심과 경계심을 드러내진 않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죽을둥 살둥 얻은 업무 노하우들을 그냥 알려주기도 싫습니다. 제가 경영지원업무를 먼저 맡은 기간만큼 차이를 보여주면 된다는 것을 알고는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안되고 있어 조바심이 생깁니다 ㅠㅠ
제가 어떻게 처신해야 이 회사에서 좀 더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직장생활 오래 해보신 분들께 고견 여쭙습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
익명bGxnY
2025-03-25 11:19:05추천 0
직장생활 너무 조마조마해 하고, 아둥바둥하고 그런 마음으로 다니면 몸과 마음의 병이 듭니다. 사실 그렇게 걱정을 하나 안하나 결과값에는 차이가 없어요. 제가 한 직장에 15년째 근무중인데, 지내오면서 위기가 몇번 있었습니다. 모함도 당하고 억울한일도 있었는데, 결국 모함하고 거짓말 한 사람들이 다 나갔습니다. 평가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잠못이루고, 아프기도 했는데, 결론은 저는 매일 똑같이 일하고 있고, 회사 포지션에서는 다이나믹한 업다운이 없었습니다. 왜 그리 마음 조리면서 일했을까 하는 아쉬움과 후회가 있었지만,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이고, 담담하게 마음 내려놓고 일하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내보내려고 작정하면 버틸 재주가 없는게 일반 직원이에요. 정년퇴임이는 권고사직이든 언젠가 그날은 반드시 옵니다. 그러니 너무 미리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
댓글 2개 ▲
익명bGxnY
2025-03-25 11:41:16추천 0
222 여기 백번 공감합니다. 글쓴님 지난번에도 글 쓰셨죠? 업무에 너무 치여서.. 지난번글 이번글보니 확실히 혼자서 발발거리시는게 느껴져요ㅠ 성정이 기민하고 예민하신 듯 한데... 비록 실수가 있었다지만 쓰신 글들 보면 전체적으로 일 잘하시는거 같아요. 남들처럼 흐린눈 안하고, 성격상 꼼꼼하고 세심하고요. 말씀하신 큰 실수는 당시에 업무가 워낙 과중되어있다보니 어쩔 수 없었던 듯 합니다. (실수는 원래 사람탓이 아닙니다. 시스템탓이지 ㅎㅎ)
그런데 이제 윗선에서도 업무를 어느정도 정리해줬으니, 글쓴님의 기민함을 본격적으로 활용할때지요. 기민함을 업무에 쓰지않고 감정에 쓰게 되면 그저 예민한 사람이 될 뿐입니다. 해결 안될 고민으로 스트레스 받지마시고 해결할 수 있는걸 차분히 하세요. - 신규한테 내가 해놓은거 주기 억울하다 (X) 그렇다고 안 알려줄 수 없잖아요? 회사를 보는게 아니라 내 공적만 생각하는 그런 마음이 들키면 팽당할 확률만 높아집니다. - 신규가 나보다 잘하면 나는 팽당하는걸까? (X)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이고,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님. - 내가 선임이 된 상황에서 업무 배분을 어떻게 해야 잘했다고 소문날까? (O) 업무배분은 잘 할 수 있음. 해결할 수 있는 문제. - 내가 신규를 어떻게 구워삶아야 신규가 날 존경하게 할 수 있을까? (O) 해결할 수 있는 문제. 심지어 신규가 글쓴님을 잘 따르고, 부서가 잘 돌아가면 글쓴님은 빠른 시일내에 경영지원팀의 부서장이 될지도 모름.
이런식으로 생각하세요. 지금은 글만봐도 안절부절 못하는게 느껴지는데... 그런게 티나면 더 없어보일 뿐입니다ㅠ 마음 내려놓고 의연한 모습을 보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