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쌓인 앨범을 넘기듯, 지난 10년의 시간을 돌아본다. 낯선 공기와 언어 속에서 오직 앞만 보고 달렸던 시간... 열심히 라는 단어에 모든 것을 걸었던 것 같은데...주말 없이 야근하고, 휴가 대신 출장을 택하며, 그렇게 버텨낸 하루하루가 모여 10년이 훌쩍 넘었네ㅠㅠ
통장에 찍힌 숫자는 늘어났고, 명함의 직함은 더 그럴듯해졌지만, 문득 거울을 보면 낯선 사람이 서 있다. 무엇을 위해 그렇게 치열하게 살았는지, 정작 나는 어디에 있는지 묻게 되고.. 떠들썩했던 회식 자리의 웃음소리도, 뿌듯했던 성과도 희미한 기억처럼 멀게 느껴진다.
한국을 떠나 낯선 땅에 발을 디뎠던 날의 설렘과 불안이 아직도 생생한데, 이제는 그곳이 더 익숙한 풍경이 되어버렸다. 외국에서 성공했다는 주변의 부러움 섞인 시선 뒤에는, 말 못 할 외로움과 고단함이 숨어 있었을 뿐이고..그렇게 이방인으로 살았던 시간들이 쌓여, 돌아보니 남는 것은 텅 빈 공허함뿐인것 같다.
이 길의 끝에 무엇이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이제는 조금 다른 삶을 살아보고 싶다. 채우기 위해 애쓰기보다, 비워내는 연습을 하며 진짜 나를 마주하는 시간을 가져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