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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재 선수 잘 하는 거 맞아요.
게시물ID : bestofbest_18050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까막꼬막
추천 : 574
조회수 : 58046회
댓글수 : 163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4/10/02 22:40:22
원본글 작성시간 : 2014/10/02 22:20:26
손연재 선수 잘 하죠. 일반인더러 발란스 해 보라고 하면 그렇게 유연성 있게 못해요.
수구 다루는 거, 던졌다 받는 거 그거 쉬워보이지만 진짜 해 보면, 열심히 연습 안하면 거리가늠 못해서 수구에 맞고 그래요.
손연재 선수 그래요, 리듬체조 잘 하는 거 맞아요.
'일반인이랑 비교했을 때' 말이에요.
 
여러 연재선수의 팬분들께서 늬들은 그렇게 못하면서 왜 까냐, 하시는데, 비교대상이 일반인이 되면 안되요.
일반인이랑 비교했을 때? 연재선수는 어마어마한 거에요. 유연성하며 난도하는 거 하며 굉장한 거죠.
근데 연재선수는 지금 국가대표잖아요.
국가대표라는 타이틀을 단 이상 비교대상은 다른 국가대표 선수일 수 밖에 없습니다.
 
유연성 대단하다, 수구 잘 다룬다, 어머어머, 예쁘다.
이건 일반인의 관점이구요.
 
포에테 피벗이 중심이 안 잡히는데? 간단한 수구를 던지고 받는 동작에서도 실수가 나는데?
 
이런 의견들은 그녀가 국가대표이기 때문에 당연히 제기되는 말들인 거에요.
 
국가대표니까.
 
선수니까.
 
손연재 선수가 리듬체조 선수니까.
 
선수잖아요.
언제까지 그 친구는 꿈나무, 어린소녀, 예쁜 소녀인가요.
 
 
 
저는 초등학교 1, 2학년 때부터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 리듬체조를 배웠던 학생입니다.
그때는 진짜 리듬체조란 게 뭐여, 기계체조여? 이런 느낌이었죠. 진짜 주위 사람들한테 리듬체조 배워, 이러면 아무도 몰랐었어요.
엄마가 발레를 시킬까 뭘 시킬까 하다가 리듬체조라는 게 있다길래 냅다 집어넣은 게 시작이었어요.
 
본의 아니게 굉장히 오랜 시간동안 리듬체조를 하게되었구요, 그 때문에 선수쪽으로 갈 거냐는 선생님의 제의도 있으셨어요.
물론 체조 쪽은 적성이 아닌 것 같아서 고등학교를 들어가면서 그만두고 지금은 대학교서 공부하는 학생입니다만.
 
선수를 한때 생각했었을 만큼이나 리듬체조를 오래, 그리고 본격적으로 배웠었고,
뭔가 유명하거나 권위있거나 큰 시합은 아니었지만 아마추어 시합에 몇번 나가본 적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화납니다.
 
처음엔 신수지 선수에 이어서 손연재 선수가 화제가 되면서, 아아, 사람들이 리듬체조라는 걸 알아주기 시작했네? 하는 마음이었고
국가대표 선수가 되어서 세계대회에 나간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리체 선수들 중 뛰어난 선수들은 거의 대부분이 러시아 우크라이나 선수들인데 한국에서도 길이 열리나 싶어 반갑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화납니다.
 
 
저는 고작 아마추어 경기, 권위 있는 데도 아니고 큰 데도 아닌 작은 시합에 나갔었어요.
그런데 그 때 할 연기에 대해서 몇 달 전부터 내내 그거 연습만 하고, 한달 전부터 빡세게 체중관리 들어가서 밥도 모이처럼 먹고,
연기 할 때 실수 한번이라도 나면 선생님께 눈물 쏙 빠지게 혼나고, 또 실수한 내 자신이 미워서 또 울고,
시합 당일은 새벽부터 일어나서 화장하고, 몸매가 조금이라도 틀어질까 아무것도 안 먹고 계속 몸 풀고,
시합하는 순서 기다리는데 그날따라 날이 차서 몸이 굳을까봐 추운 복도에 나가서 또 안무 점검하고 계속 몸 풀고 있고,
시합 중에 수구를 놓치는 실수를 하면 내가 몇 달동안 연습한 게 뭐가 되나 싶어서 끝나고 선생님 붙잡고 엉엉 울었었는데......
 
뭐죠?
이따금 선생님이 틀어주시는 리듬체조 선수들 영상보면서, 우와, 진짜 너무 아름답다, 어쩜 저렇게 반짝반짝 빛날까?
하는 마음으로 두근두근 그 연기들을 지켜봤었는데....ㅋㅋㅋㅋㅋㅋ
연재선수의 경기영상을 보는데 만감이 교차했네요.
 
연재선수요? 잘 해요, 잘 하는 거 맞아요.
 
근데 '국가대표 선수' 라는 이름에는 잘 모르겠어요.
 
 
 
그리고 플러스 해서 이따금 보면 손연재선수가 몸매관리가 부족한 것에 대해서 까는 게 되게 예의없다며 말하시는 분들 계시는데,
저기요, 선수가 아닌 저도 리듬체조 배우면서 맨날맨날 몸무게 체크하고 조금이라도 늘면 호되게 혼나고 했습니다.
 
체조선수에게 있어서는 체중관리, 몸무게 관리가 필수적인 요소에요.
체조는 몸으로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종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그것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몸상태를 만드는 거에요.
 
예를 들자면, 만약 수영선수가 씨름선수의 체형을 가지고 있다면요? 안되겠죠?
또는 씨름선수가 비쩍마른 몸매를 가지고 있다면? 그것 또한 문제가 있는 겁니다.
 
그런 거에요.
 
리듬체조 선수가 체형관리에 실패했다?
 
그건 리듬체조 선수로서 해야 할 아주 중요한 요소를 소홀히 한 거에요.
체형관리에 대해 지적하시는 분들은 그냥 몸매지적을 하면서 열폭하는 사람들이 아니랍니다.
 
 
이번 시합은 진짜 착찹하네요.
 
실망스럽고.
 
뭔가 마음이 복잡해서 주절주절 써봤어요.
 
 
 
금메달 축하해요 손연재 선수.
 
 
 
그리고 마지막으로, 손연재 선수 이야기에 김연아 선수 이야기를 쓰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하는 저이지만,
김연아 선수 유튜브 동영상을 보다가 어떤 댓글을 보게 되었는데 이런 내용이었어요.
 
그녀가 은메달을 땄다는 건 중요하지 않아.
아무도 그녀의 메달색을 기억하지 못할 거야.
그냥 그녀의 이름은 최고의 피겨스케이트 선수라고 알려질 거고 그녀의 흠 없고 아름답고 눈부신 연기들은 두고두고 이야기 되겠지.
메달색이 그걸 제한 할 순 없을 거야.
 
소트니코바는?
그녀는 금메달을 땄던 대단한 선수로 기억될까?
내 생각이지만 사람들은 소트니코바를 보면서 그녀가 금메달을 따기에는 너무 미심쩍었던 그 부족한 연기들과 실수들을 떠올릴 거야.
 
뭐 이런 이야기였는데요.
 
 
 
손연재 선수가 나중에 어떤 선수로 기억될지 궁금하네요.
 
아무큰 금메달 축하해요 연재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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