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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너로 인해
게시물ID : animal_1805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melonade
추천 : 2
조회수 : 28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5/05 01:21:35


오늘 고슴도치 합격이가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막내는 울었다.

나는 울진 않았지만, 서운함은 생각보다 크다.

군대 첫 휴가 나와 처음 마주쳤을 때, 나를 향해 가시를 세우던 모습.

자주 씻기다 보니 친해져 손에 올린 사료를 경계 없이 먹던 모습.

아파서 통원치료 다니던 모습, 건강하지 못했던 최근 1년의 모습이 스쳐간다.


사실 합격이라는 이름은 둘째의 입시에 맞춰 지은 이름이지만,

생각해보니 정작 그 기운은 나에게 왔던게 아닌가 싶다.

전역 후, 시험에서의 좋은 성적, 자격증 시험 합격, 인턴 합격,

지금 다니는 직장의 합격 까지, 참 많은 합격의 순간을 합격이와 함께 했었다.

그래서 '다 합격시켜주고 먼저 가네.' 라는 친구의 말이 유난히 가슴 아프다.


덕분에 한 합격 때문에 바빠져 최근 반년은 씻겨준 적 없고,

먹이를 주지도, 집을 치워주지도 못했다. 문득 미안하다.

언젠가는 다시 씻겨주고, 좋아하는 간식을 수 있겠지.

그곳에서는 건강했으면 좋겠다. 잘 지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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