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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상한 아내인걸까요? 남자분들도 봐주세요..
게시물ID : gomin_1808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복길엄마
추천 : 6
조회수 : 2093회
댓글수 : 18개
등록시간 : 2011/07/15 09:43:03
5월에 결혼한 새댁입니다..

저희는 연애할때도, 결혼준비할때도 싸울일이 없었는데 유독 한가지 주제만 가지고 싸웁니다..

남편도 저도 서로 이 주제에 대해 깊은 이해는 하지 못하고 겉으로만 이해하는 척 한다는 느낌이에요.

솔직히 정말 이해가 안되거든요. 그런데 하도 싸우니까..그리고 저를 이상한 사람처럼 만드는것같아서 정말 제가 이상한 사람인건지..저도 궁금합니다.

물론 제 입장에서 쓰는 글이라서 객관적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최대한 객관적으로 써보도록 할게요.

좀 길더라도..조언 주시면 정말 도움될것같습니다.


남편은 친구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친구도 많구요. 처음에는 두루두루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것이 좋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로 이렇게 지겹게 싸우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남편과 저의 현재 상황 : 남편은 일반 회사를 다니다가 저와의 결혼을 계기로 아버님 사업을 물려받으려고 아버님 회사로 옮겼습니다. 작은 회사지만 일감이 많아서 아침 7시까지 출근하고 평균 8~9시에 퇴근합니다. 달에 2번은 토요일에도 출근하구요. 예전보다 친구를 만날 시간이나 여유가 없는것은 사실입니다. 몸으로 하는 일이 많아 체력적으로도 좀 힘들어 하는것같아요. 사무실은 집에서 15분 거리입니다.
저는 프로젝트 단위로 움직이는 일을 하고 있어서 항상 출근하는 곳이 다릅니다. 집은 구로인데 지금 하는 프로젝트는 판교로 출근하고 있어요. 프로젝트 막바지가 되면 야근이나 밤을 새는 일이 허다합니다. 그대신 주말에는 출근 안하는 쪽으로 하려고 노력하구요. 어제도 집에 도착하니 새벽 2시였고..아침 8시에 옷만 갈아입으러 집에 들어갔다 다시 나오는 일도 있습니다. 앉아서 일하는 직업이지만 야근과 밤샘, 그리고 기한을 맞춰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많으니 저도 프로젝트 끝날때가 되면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정말 한계에 부딪힙니다.

예전엔 매일 친구와 만나 놀던 사람이 저랑 연애하면서, 그리고 결혼해서 회사를 옮기면서 친구를 만날 시간이 없게 되었습니다. 제가 못만나게 막는것은 전혀 아니고, 저는 주말이라도 나가서 술 한잔 하고 온다고 하면 기꺼이 그러라고 합니다. 하지만 본인이 주말에 술을 마시면 월요일에 힘들다면서 안나가고 집에서 쉬는 일이 많습니다. 

처음 싸운것은 결혼식 피로연 문제였습니다. 자신의 친구들이 지방에서 많이 온다며 피로연을 하자고 하더군요. 하지만 요즘 피로연을 하는 사람도 저는 보지 못했고..안하는 추세라서 대낮부터 열어주는 호프집을 식장 주변에서 찾기도 힘들고, 또 간혹 피로연을 했다는 사람 중 좋게 끝났다고 하는 사람을 한명도 보지 못했기때문에 저는 반대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처음 피로연 얘기를 꺼냈을때, 생각해보겠다고 한 이야기를 두고 부정하지 않았다며 친구들에게 피로연을 통보했더군요. 제가 반대 입장을 얘기하니 친구들에게 다 이야기했는데 어쩌라는거냐며 화를 냈습니다. 지방에서 올라오는 친구들을 어떻게 보내냐면서요.

제가 따로 밥값과 교통비를 챙겨드리자고 했는데도 피로연을 하고 싶다더군요. 참고로 신랑은 결혼이 좀 늦어서 친구들은 거의 유부남이고, 저랑 나이차이가 나기때문에 제 친구들은 신랑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마신다거나 놀고 싶어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피로연에 오겠다는 친구들도 없었구요. 각자 남자친구들과 참석해서 뿔뿔이 흩어지는 분위기였고..또 피로연에서 신부에게 짓궂게 구는것, 저는 정말 견뎌낼 자신이 없었습니다. 제가 차가운건지도 모르겠지만 한번 만난적도 없는 사람에게, 신랑 친구라는 이유만으로 성희롱에 가까운 행동을 제가 참아낼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그런 자리조차 만들고 싶지 않았습니다. 전부 유부남에 지방에서 오시는 손님들이라 짓궂은 행동 하는 친구 있을수도 있다고 신랑도 인정하더라구요.

제 입장에서는 아침부터 스프레이가 떡진 머리에 두꺼운 화장을 하고, 하루종일 꽉 끼는 드레스를 입고 긴장한 상태로 있다가 결혼식이 끝나도 편히 쉬지 못하고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 섞여 술을 마시고 장난을 받아내는 일은 정말 힘들거라고 생각했고 신랑이 이해해주고 배려해주길 바랬습니다. 제가 욕심많았던건가요..

계속 싸우다가 시어머님께 어떻게 해야 하는건지 여쭈어 보았더니 어머님께서 깜짝 놀라시면서 요즘 세상에 누가 피로연같은걸 하냐고 신랑을 혼내셨습니다. 그래서 피로연을 취소하고 친구들에게 밥값과 교통비를 챙겨주는걸로 했구요.



두번째로는 결혼식 3일 전에 저에게 그러더라구요. 중국에서 정말 친한 후배가 참석하기로 했다면서요. 중국에 유학한 그 후배는 저도 몇번 만나서 알고있고 저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그분이 결혼식때문에 일부러 온다며, 그분과 그분의 여자친구, 그리고 그분의 누나 세명을 결혼식 끝나고 저희 신혼집에 불러서 맥주를 마시자고 했습니다. 그분의 누나는 웨딩카를 해주기로 했다면서요. 저는 생각해보겠다고 대답했고 신랑은 또 제가 부정하지 않았다며 약속을 잡았습니다. 

제가 이기적인건지도 모르겠지만 중국에서 와주는 그분, 그리고 웨딩카를 해주는 그분의 누나 정말 고맙고 감사하는 마음이지만..결혼 날만은 둘이서 의미있게 보냈으면 했습니다. 감사의 마음은 신혼여행 끝나고 표현할수도 있다고 생각했고, 그 후배도 중국에서 영영 들어오지 않는 사람이 아니니까 나중에 충분히 만나서 고마움을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결혼식날, 그것도 신혼집에 친구들을 불러서 술을 마시는건 좀 아닌것같다고 했더니 또 약속을 했다면서 화를 내더라구요. 

그리고 자기 입장도 이해해달라며, 요즘 시간이 없어서 결혼식 전인데도 친구들 못만나는것 알지 않냐며 결혼식날밖에 시간이 나지 않으니 친구들을 만나야겠다고 고집을 부렸습니다. 너는 친구들을 만나고 다니는데 왜 나는 안되냐며 저에게 이해를 하라고 하더군요. 물론 신랑이 친구들 못만나는것 시간이 없는것 다 알고있고 안타깝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 입장에서는 어떻게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날에, 둘이서 긴장도 많이 했고 힘들었으니 집에서 좀 쉬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 얘기도 하고..첫날밤인데 좀 의미있게 보내고 싶었는데 그런건 신혼여행 가서 하면 된다고 하더군요. 제가 설득을 해도 계속 자기는 시간이 그때밖에 없으니 만나겠다는 말 뿐이었습니다. 

아니 그리고 왜 오빠친구들과 내가 결혼식날을 보내야하냐고 했더니 그럼 니 친구들도 부르라네요. 저에겐 친구가 결혼하는 날에 와서 놀으라한다고 신혼 첫날밤에 신혼집에 들어와서 먹고 놀만큼 개념없는 친구 없습니다. 오히려 제가 그런 말을 해도 무슨소리냐고, 결혼식날은 둘이 보내야지 무슨소리하냐고 손사래를 칠 친구들이지요. 오란다고 오는 그 친구분들도 솔직히 야속하더라구요. 남들은 신혼여행에 친구 따라가는 사람도 있다며 억지를 쓰더라구요.

정말 크게 싸웠고 솔직히 많이 고민했습니다. 이렇게 날 배려하지 않고 아내보다 친구가 우선인 남자와 정말 결혼해도 괜찮은건지요.

다음날 저에게 그냥 친구들이 많이 만나고싶어서 괜히 억지부린것도 있다고 사과하기에 그냥 그렇게 넘어갔었구요..


마지막으로, 며칠 전 일입니다.

이번주는 저에게도 신랑에게도 힘든 한주였습니다. 저도 프로젝트 막바지라 새벽에 퇴근했고 신랑도 일이 굉장히 많아서 지쳐했습니다. 게다가 주말엔 시할머니 생신이 겹쳐 지방으로 내려가야 했구요.

하지만 화요일 시어머니께 전화가 와서, 회사가 너무 바빠 시할머니 생신에 갈수가 없으니 토요일은 그냥 쉬라고 말씀하셨고 대신 토요일에 같이 식사나 하자고 하시더라구요. 저는 당연히 그러겠다고 했습니다.

몇분 지나지 않아서 신랑에게 전화가 와서, 토요일날 내려가지 않아도 되니 대학 후배들 집들이를 잡았다고 통보를 하더군요. 정말 이번엔 저에게 의사를 묻지도 않고 통보였습니다. 

1차는 밖에서 먹고 2차로 집에와서 간단히 맥주를 하겠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습니다. 사실 내키지 않았지만 앞의 두 일때문에 신랑이 제가 신랑 친구들을 싫어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그냥 준비해주자고 생각했습니다.
예전엔 집들이를 자기쪽만 6번 하겠다고 (그것도 최소한으로 줄인거라고)해서 좀 놀랐는데, 워낙 친구 많고 좋아하는 사람이겠거니 하고 그것도 이해해줬습니다.

내키지 않았던 이유는, 이번주 내내 새벽 퇴근으로 체력이 달리기도 하고 금요일 제가 경기도 화성에서 회식이 있습니다. 서울까지 오려면 집에 몇시에 들어올지 기약도 없습니다.
그리고 둘다 많이 바빠서 결혼한지 2개월이나 되었지만 집이 남에게 보여주기 좀 창피한 수준입니다. 꾸민다는건 엄두도 못냈고 그냥 짐 풀어놓기에 급급했습니다. 그래서 부모님께도 아직 보여드리지 못했습니다. 부모님도 모시지 못한 집에 친구들 먼저 들이는게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구요.
커텐도 사다놓기만 했지 달지도 않았고, 문지방이 너무 낡아 부서지기에 뜯어내버려서 콘크리트가 보일 지경입니다. 그래도 어짜피 정리는 해야 하는 집이니 이번기회에 힘 닿는대로 정리해보자 하고 다이소에 가서 정리도구도 잔뜩 사서 일찍 퇴근했습니다.

오래간만에 일찍 퇴근한것이라 밀린 설겆이를 하고있는데 10시쯤 신랑이 들어오더군요. 그래서 제가 금요일에 늦게 퇴근하게 된다는 것을 알렸더니 청소는 토요일 오전에 하면 된다더군요. 어짜피 해야 할 청소니까 그러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커텐을 달아야 한다고 얘기를 했더니, "니가 토요일 낮에 달아"라고 하더군요.

그 말을 듣는순간, 신랑이 저를 도와 줄 생각이 전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힘들어도 신랑이 섭섭해할까봐 손님 맞으려고 최선을 다하려 하는데, 신랑은 출근해야 한다고 나가버리고 제가 대청소에 욕실청소, 커텐도 달고 짐 풀어놓은것도 정리하고 과일이라도 대접해야하니 장도 봐와야 하고 그 와중에 시어머님과 식사도 해야하고 친구들에게 후줄근한 모습 보일수없으니 치장도 해야하고..그 모든것을 하는걸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는것같아서 화가 났습니다.

제가 화가 난 모습을 보더니 신랑은 또 제가 신랑 친구들이 오는게 싫은거라고 생각하더군요. 저에게 내 친구들이 오는게 그렇게 싫으면 앞으로 자기는 밖으로만 돌겠다며 소리를 지르더군요. 제가 그걸로 화난게 아니라고 말하자, 그럼 자기가 물리적으로 시간이 없는데 어쩌란거냐고 어떻게 도와주라는거냐고 소리를 치고 방으로 들어가서 자버리더라구요.

제 생각에 물리적으로 같이 집들이 준비를 할 시간이 없으면 약속을 안잡는게 맞는것같은데, 아니 최소한 준비할 아내에게 미안하다는 표현이라도 하는게 맞는것같은데..적반하장으로 화를 내니 저도 너무 화가 나서 며칠간 냉전상태였습니다.

항상 저에게 말도 없이 약속을 잡았다가 싸우고 나면 맘대로 취소하고, 너때문에 친구들에게 욕먹는다네요. 여자 만나면서 변했다고 한대요. 당연히 싱글일때랑은 다른것 아닌가요? 나가서 놀다 오라해도 자기가 피곤하다며 안나가놓고 친구들 못보는것을 제탓으로 돌립니다. 사정이 있으면 집들이고 피로연이고 못할수도 있는거지, 저에게 한상 차려받을 당연한 권리 있는것도 아니면서 욕하는 친구들도 전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집들이를 주최하는 쪽은 우리이고 이쪽이 여유가 없으면 못할수도 있는거고 밀어질수도 있는거고..자신들이야 그냥 와서 몇시간 술먹고 놀다가면 땡이지만 그걸 준비하고 뒷처리하는건 제가 되는거니까 제 사정에 좀 맞추겠다는게 잘못된건가요? 각자 사정이 있는것인데 앞뒤 깊게 생각도 안해주고 마치 당연히 차려준 상 먹을 권리있는 사람마냥 집들이 왜 안하냐고 닥달하고 와이프 이상하다고, 너 여자만나서 이상해졌다고 욕하는 친구들이 친구인가요? 사실 신랑 친구들에 대해 별 생각 없었고, 오히려 제가 바빠 챙겨주지 못하는것같아 좀 미안했는데 이젠 정말 싫어지더라구요. 그리고 아내 몸 힘든것보다 친구들에게 욕먹을게 더 걱정인 신랑에게도 많이 실망했습니다.

그래도 화해는 해야할것같아 어제 제가 먼저 손을 내밀었습니다. 그리고 제 입장도 이야기했습니다. 이러이러하니 나에 대한 배려도 좀 해달라. 최소한 당신이 도와주고싶지만 그럴수없어서 미안하다는 마음이라도 표현했다면 내가 그렇게까지 화나지는 않았을것이다. 했더니 신랑도 사과하면서 커텐 얘기는 농담식으로 한거고..욱해서 자기도 화냈다네요. 제 눈치보면서 친구 만나는게 싫었대요. 제 친구들이 온다하면 자기는 기쁘게 맞아줄수있는데 왜 저는 못그러냐는군요. 그래서 말했습니다. 저는 친구들이 뭐라고 하던 내 남편 피곤하고 힘든게 더 우선인 사람이라, 남편이 피곤해하면 아무리 친구들이 온다고 조르고 난리쳐도 부르지 않을거라고. 그리고 제 친구들은 사정 설명하면 다 이해해주고 배려해주지 그렇게 욕하고 하지 않는다구요.

커텐 없어도 문지방 없어도 상관없고 청소만 하면 될거라고 생각했대요. 하지만 안주인인 저는 그러고 싶지 않고 그런 집을 보여주는게 너무 창피하거든요. 뭐라고 생각하겠어요..

어쨌든 당신 친구들 성향 알았고 그래서 당신이 곤란한것도 알았으니까 앞으로 미리 상의만 해주면 친구 초대하는데 토 절대 달지 않을테니 맘편하게 그렇게 하라고 했습니다. 내가 한 약속은 지킨다구요. 아침에 그렇게 문자 보냈는데 또 뭔가 빈정이 상했는지 답장이 없네요.

유학가는 친구 저희집에서 술상 못차려준게 한이 되는 사람입니다. 저 그 '송별회'전전날 새벽 4시에 퇴근했고 전날엔 밤 꼴딱새고 그날 아침 8시에 들어와서 옷만 갈아입고 출근했습니다. 그래서 집에 들어오자마자 쓰러져 잤구요. 신랑은 밖에 나가서 친구들과 참치회에 술 먹고 들어왔습니다. 당연히 이해해준다고 생각했는데 친구가 동네까지 왔는데 저땜에 집에서 맥주마시고 못놀아서 불만가지고 있었더군요.

자꾸 저때문에 신랑이 친구들 사이에서 욕먹고 따당한다는데 정말 제가 잘못하는건가요?

정말 거의 탈진상태라 수액이라도 맞으려 병원가고싶은데..싸우고 나서 괜히 더 오버하고 엄살부린다고 할까봐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습니다..당장이라도 쓰러질것같은데 겉으로 봐서 그냥 기운없어보일뿐이니 신랑은 관심도 없고 알아주지도 않네요.


긴글 죄송합니다. 3줄요약 할게요

1. 신랑 친구들만 오는 피로연 반대했고
2. 결혼식날 신혼집에 신랑 친구들와서 맥주마신다고 해서 반대했고
3. 집들이 일방적으로 잡고 도와주려고 하지 않은 신랑에게 화내서 집들이 파토났는데 제가 심한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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