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년된 안드로이드 프로그래머입니다. 여자에요. 작년 이맘때쯤 구직으로 어려워하던 때가 떠오르네요.ㅎㅎ 요즘은 점점 이게 내 길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드네요. 저희 회사는 원래 기기 생산, 제조를 하는 회사입니다. 독자적인 기기를 만드는 회사에요. 그러다가, 앱을 이용해 기기를 사용하는 제품을 만들자! 하며 저희팀이 생겼어요. 저희 대표는 실무자가 아니에요. 저희 팀도 처음 생겼기에, 아직 절차가 없더라구요. 생긴지 2년?3년 정도 된 팀이에요. 또, 저희팀 팀장도 실무자가 아닙니다. 적어도 앱 개발쪽으로는 실무자가 아니에요. 저희팀은 팀장님과, 회로개발자 한명, 펌웨어 프로그래머 두명, 아이폰 개발자 한명, 그리고 안드로이드 개발자인 저로 구성되어 있어요. 근무 환경은 정말 편해요. 이렇개 편한 회사가 있을까 싶어요 그런데 전 사수가 없어요. 그나마 제게 사수라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은 아이폰 개발자분이에요. 그치만 안드로이드나 순수자바는 안해봤다고 하더라구요. 신입으로 들어와서, 3~4개월 정도 기존 앱 유지보수를 하다가 개발프로젝트에 투입이 되었습니다.
어려웠어요. OOM도 왜 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가 ddms봐가며 구글 검색해가면서 해가고, 휴대폰 gps 좌표값이 왜 이리저리 튀는지도 혼란스러워하다 구글검색해가며 보정하고..그치만 즐거웠어요. 비록 알려주는 사람 없이 혼자 했지만 스스로 알아가니까요. 그런데 제가 짠 코드가 좋은 코드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고, 제가 잘 하고 있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무엇보다 이 길이 내 길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것은 체계입니다. 마감 1개월전에 주 기능 추가가 생기면서, 기획부터 디자인도 추가가 되고, 프로젝트는 연장되었어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중요한 기능인데 처음엔 생각못했다면 어쩔 수 없죠. 그리고 다시 앱개발을 하고, 테스트를 통해 안정화하고 있었습니다. 마감이 두어달 남은 시점에서, 베타테스트를 통해 리뷰를 받았어요.
이렇게 하면 좋겠다. 저렇게 되면 좋겠다 하는 요구사항들을 합치니 크고 작은 것까지 총 100여개가 되더라구요. 근데 팀장님이 저것들을 모두 반영해서 앱을 스토어에 내놓자고 하시더라구요. 테스트 기간이 8월 중순부터인데, 그 땐 제품 양산 전 테스트이기에 어플리케이션도 문제가 없어야한다고 합니다. 요구사항을 리스트업한게 지금인데요.. 저는 일주일?정도만에 100여개를 모두 반영해야만 합니다. 저도, 아이폰 개발자도 불가능하다고 소리를 냈지만, 노력도 해보지 않고 말하는게 어디있냐고 하셨어요. 맞아요..노력도 하지 않고 그럴 순 없지만 말한다는 건 결국 책임이니까..함부로 말할 수가 없었어요. 주말 출근하고 철야해도 가능할까 싶은 사항들인데..
너무 막막하고 어렵지만 저는 혼자 해결해야해요. 일정은 맞춰야하구요. 부담되고 막막하고 그러네요. 원래 프로그래머는 이런 프로젝트가 일상인가요? 그렇다면 이 길은 제 길이 아닌가봐요.. 반년째 야근하고 9~10시에 퇴근하는데 너무 지치고 힘드네요..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