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판 봉이 김선달.' 배리 본즈(40·샌프란시스코)의 역사적인 700홈런 공을 잡기 위해 오른쪽 외야석을 통째로 사들인 희대의 장사꾼이 등장했다. 일간지 'LA 타임즈'는 17일(이하 한국시간) "투자담당 은행원인 마이클 매한이 6개월전에 샌프란시스코와 다저스의 홈 3연전(10월2~4일) 중 2경기의 오른쪽 외야 입장권 6,4458석을 2만5,000달러(약 2,800만원)에 모두 사들였다"고 보도했다. 700홈런이 이때쯤 터질 것으로 예상하고 본즈의 주요 홈런 코스인 오른쪽 좌석을 독점한 것. 마크 맥과이어(전 세인트리이스)의 70호 홈런공이 305만달러, 본즈의 73홈런 공이 45만달러에 팔린 것에 비춰보면 투자가치는 충분했던 셈이다. 본즈가 이날 현재 이미 699호 홈런을 기록하며 조만간 대기록을 세울 조짐을 보이자 매한은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다. 자신의 웹사이트를 통해 좌석당 15달러씩 재판매에 들어간 것. 단체 할인혜택을 받아 1매에 약 3달러씩 구입했기 때문에 5배의 폭리를 챙기고 있는 셈이다. 매한은 "본즈가 다저스타디움에 오기 전에 700홈런을 치더라도 손해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3,000표를 브로커에게 이미 팔아넘긴 매한은 400표를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여유까지 부렸다. 더욱 기가막힌 것은 표를 구입하거나 기증 받은 사람 전원에게 8페이지에 이르는 계약서에 사인을 받고 있다는 사실. '본즈의 홈런공을 잡을 경우 수익금을 매한과 절반씩 나눠갖는다'는 내용에 대한 동의서다. 굳이 700호째가 아니더라도 그 이후의 홈런공은 최소 수만달러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입이 쩍 벌어지는 상술이다. 앉아서 돈을 쓸어담는 매한이지만 다저스 구단측은 아무런 조치를 취할수 없는 형편. "만일 20% 이상의 빈 좌석이 보일 경우 다른 좌석표를 산 관중의 출입을 허용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이 전부다. 다저스의 개리 미레뉴 부회장은 "시스템의 허점을 교묘히 이용한 사례다. 다음에는 절대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한은 "누가 공을 줍든지 나는 행복하다. 좌석은 모두 매진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봉이 김선달이 울고 갈 만한 아이디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