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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일요일 아침의 여유
게시물ID : humordata_181883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글쓰는이혁
추천 : 1
조회수 : 198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9/06/09 19:5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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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안녕하세요, 글쓰는 이혁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에세이 쓰네요. 솔직히... 글감이 떨어져서 쓸 게 없었습니다ㅠㅠ
 
오늘 아침 간만에 글감이 떠올라서 부랴부랴 에세이 한 편을 써봤습니다.
 
유머... 는 아닌 거 같은데, 위트는 있습니다 헤헷^^
 
그럼, 다들 주말 마무리 잘하시고 즐거운 한 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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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일요일 아침의 여유
일요일 아침이다. 창밖으로는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있다.
커피 한 잔을 들고 물끄러미 풍경을 바라본다. 창틀 속 세상이 마치 수채화 같다. 물감이 번지듯 사물들의 테두리가 모호해진다. 나는 문득 이유 모를 행복감을 느낀다. 마음의 여유 때문일까, 아니면 경치의 아름다움 때문일까.
나는 여유로울 때 행복을 느낀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 않아도 될 때, 아침에 일어났는데 삼십 분 정도 더 뒹굴뒹굴 해도 좋을 때, 출근 인파의 반대 방향으로 커피 사 마시러 갈 때, 아침 햇살을 받으며 맛 좋은 커피를 홀짝거릴 때, 창밖 세상과 내가 온전히 분리될 때, 분주한 아침에 대하여 철저히 관찰자가 될 수 있을 때. 그럴 때 나는 행복하다.
반대되는 경우에 나는 불행함을 느낀다. 그리고 불행함을 느끼는 일이 거듭 되면 우울감이 든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할 때, 아침에 일어났는데 더 일찍 일어나야 했다는 사실을 불현 듯 깨달을 때, 출근 인파와 같은 방향으로 회사에 출근할 때, 아침 햇살을 등지고 신도림 2호선을 타러 내려갈 때, 커피가 여유가 아니라 생존일 때, 창밖의 한강과 전철 속의 내가 완벽히 분리될 때, 분주한 아침에 대하여 철저히 그 중 하나일 때…….
그럴 때마다 나는 한없이 우울해진다. 내 삶과 내 존재가 서걱서걱 소리를 내며 마멸되어 가는 듯한 기분이다.
가만 보면 세상은 너무 빠르게 돌아가는 것 같다. 어쩌면 내가 지나치게 느린 걸지도 모르지만.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는 언젠가 반드시 튕겨 나갈 수밖에 없다. 간신히 버티는 데 성공할 지라도, 찾아오는 멀미와 어지럼증을 피해 갈 수는 없다. 구토와 현기증을 동반하는 세상살이. 세상이 돌아가는 속도가 가끔은 지구의 자전 속도보다도 더 빠른 것 같다. 중력과 원심력 사이에 끼여 살아가는 존재들…….
그러나, 지금은 일요일 아침이다.
나는 멍하니 창밖을 보며 커피를 마시고 있고, 거리는 한산하다. 자동차도 느릿느릿, 우산을 든 행인들도 느릿느릿. 한가해서 좋다.
여유로운 세상을 보니 마음이 조금은 포근해지는 것도 같다.
그래. 일요일만큼은 꼭 한가해야 해.
 
 
https://blog.naver.com/dolgamulchi/221558043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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