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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07110801032824301002 “전화 선거여론조사 이대론 안된다” 응답거절 47%·주부비율 32%·전화번호 등재 57%… 천영식기자
[email protected] "선거 여론조사, 이대로는 안됩니다." 허명회(52) 고려대 통계학과 교수가 우리나라 선거 여론조사의 위기론을 전면 제기했다. 허 교수는 8일 ‘선거여론조사 동향 및 개선방안’이란 주제의 토론회에 앞서 배포한 원고에서 선거여론조사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이번 토론회는 9일부터 이틀간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서울시립대에서 열리는 한국통계학회 2007년 추계학술대회의 특별기획세션으로 진행된다. 한국통계학회가 선거 여론조사를 학회의 중심 테마로 제기한 것은 처음이다. 갈수록 정확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선거 여론조사가 범람하는 데 대한 학자들의 참을 수 없는 문제제기다. 기조발제를 맡은 허 교수는 “대선을 비롯해 우리나라 주요 선거에서 여론조사가 과중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이들의 방법론적 토대가 얼마나 확고한지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허 교수는 결론적으로 “현재 우리나라 전화여론조사 방식으로는 내년부터 정확한 선거예측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만큼 부정확하고 오류가 많다는 것이다. 선거환경은 갈수록 변수가 많아지는데, 여론조사 기법은 19세기 방식을 그대로 쓰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우리나라 여론조사기관이 사용하는 전화여론조사는 ‘가정집 전화를 이용한 할당추출방식’이다. 여기에 세가지 오류가 숨어 있다. 가정주부의 비율이 32.1%에 달할 만큼 특정계층의 비중이 너무 높다. 또 2006년 5월 지방선거 기준으로 거절율이 47.1%에 달해 이미 표본추출의 객관성을 상실하고 있다. 여기에다 올해 우리나라 전화번호 등재율이 57.2%에 머물고 있다. 이는 모두 조사의 부정확성을 높여준다. 허 교수는 “이대로 가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선거예측 포기냐, 아니면 새 방법론을 개발할 것이냐는 양자택일의 상황에 몰릴 것”이라고 밝혔다. 변수의 등장은 여론조사 기법의 정확성을 더욱 요구하고 있다. 허 교수는 “이번 대선의 경우도 지금까진 이명박 후보의 독주에 따라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다”면서 “하지만 이회창 후보의 등장 이후 선거환경이 복잡해지면서 부정확한 여론조사가 양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경선 여론조사는 부정확성이 아주 높다. 허 교수는 “정당 경선의 경우 정책인식도가 낮고 후보가 부각되지 않은 상태인 만큼 인지도 높은 사람이 선호된다”면서 “정당 경선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정량적으로 반영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허 교수는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에서 손학규 후보 역시 여론조사의 희생양일 수 있다”고 말했다. 초반에 여권주자로서 인지도가 낮은 상태에서 여론조사가 더욱 불리한 결과를 낳았다는 논리다. 허 교수는 “현재 전화여론조사는 연예인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허 교수는 대안으로 “임의번호 전화걸기(RDD) 또는 ‘시간균형할당추출’ 등의 새로운 기법 적용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모두 표본집단을 늘리거나 다양화하는 형태의 방식이지만, 가격부담이 크다. 천영식기자
[email protected] 기사 게재 일자 2007-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