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림역 옆에 도림천이 흐르는 데, 도림천역 방향으로 둑길이 있습니다.
그 둑길을 걸어서 출근하고 하는데,
둑길에서 찻길로 내려가려고 가는 바로 그때 눈앞에 너구리를 보았네요.
한동안 얼음처럼 서 있었습니다. 제 평생 야생 동물을 눈앞에서 그것도 이렇게 가까이 보게 될 줄이야.
너구리에 대해서 그전에 알고 있던 것도 전혀 없고...
혹시나 뒤돌면, 공격할까? 앞으로 나아가면 어떻게 반응할까 무서워서
그냥 얼음처럼 눈을 마주치고 있었습니다.
그랬더니 고개를 좌우로 조금 흔들거리며 가만히 있더니 저 쪽으로 조금 다가오는 게 아니겠어요?
아 이거 어떡하지....
그래서 약간 앞으로 나아갈 듯 몸을 움직였죠.
그랬더니 그제서야 옆의 풀숲으로 들어가네요.
들어가면서도 계속 뒤를 돌아보는데...
걔는 저한테 호의로 하는 행동이겠지만
처음 본 저는 당황스럽고 어찌할 바를 몰라...
계속 쳐다보다가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
후닥닥 빠르게 걸어 내려왔습니다.
너구리 정말 도심에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