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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마지막. 고3여러분 힘내세요!
게시물ID : humorbest_18214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별의목소리
추천 : 61
조회수 : 2804회
댓글수 : 0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7/11/11 02:51:20
원본글 작성시간 : 2007/11/10 23:21:21
'딩동 딩동' 8교시의 마감을 알리는 종이 학교전체에 울려 펴졌다. "다음시간에 진도 여기까지 나갔다고 말해라." "네에." 마지막 수업이 끝나고 수학선생님이 나가시자 기다렸다는 듯이 담임선생님이 들어와 종례를 시작하였다. 다른 날과 다름없는 소리를 하며 지루한 종례가 끝났다. 짐을 가방에 쑤셔 넣은 후 가방을 매고 일어나 복도로 나갔다. 복도엔 회색 짙은 교복과 검은 가방을 맨 사람들이 가득차있다. 복도 끝의 문으로 걸어나ㅏ와 운동장의 스탠드로 나오자 서쪽에서 붉게 빛나는 태양빛이 나의 홍채를 자극시켜 약간의 고통을 느낀다. 곧 있으면 해가 저물 것이다. 오늘은 볼 수 있을까. "야! 같이 가자!" 내 등을 두들기면 어디선가 나타나는 친구 "미안 오늘 급하게 가야 할 곳이 있어서. 내일 같이 가자." 내가 이렇게 서두르는 이유는 이제 곧 볼 수 없게 되는 어떤 것 때문이다. 친구와 해어지고 버스정거장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곧 버스가 오지만 사람으로 가득차있다. 보통때 같으면 다음버스를 탔겠지만 시간이 없었다. 사람들로 가득차있는 차체에 몸을 구겨 넣고 카드를 찍었다. 버스 안에는 이곳저곳 풍경의 향기를 묻히고 온 여러 사람들이 있다. 담배 냄세. 소독약 냄세. 코스모스 향, 낙엽의 삭은 내, 그런 흔적의 향들 속에서 나는 집으로 향한다. 집에 가까워질수록 도로의 서쪽에 있는 건물들이 줄어들고 지평선과의 거리를 더욱 좁힌 태양이 버스 안을 주황빛으로 물들인다. 집에 가까워질수록 흔적의향들이 사라지고 생겨나고 줄어든다. 드디어 집에 도착하고 시계를 보며 내가 몸을 담고 있는 아파트단지 안으로 뛰어 들어간다. 중앙 도로 양쪽에 가득 차있는 벚꽃나무들은 가을의 빛깔, 붉고 노란 무언가를 떨어뜨리며 분홍빛 봄의 색을 준비하고 있다. 계속 달려간다. 하늘에는 그세 조각구름들이 여럿 생겨났다. 집을 지나쳐 아파트단지에서 가장 서쪽 외각에 있는 복도형 아파트의 엘리베이터 앞에 도착 해 버튼을 눌렀다. 엘리베이터 내려오는 속도가 더디다. 아마 오늘 놓치게 되면 다음해까지 기다려야한다. 신께 작은 기도를 드린다. '띠링' 엘리베이터가 도착하고 가장 높은 층의 버튼을 눌렀다. 문이 닫히고 천천히 중력이 변하는 것처럼 느껴지고 잠시 후 문이 열리자 바닥을 박차고 복도로 나갔다. 그리고.. 그곳엔.. 이곳저곳 삐죽삐죽 나있는 건물들사이로 보이는 태양. 조각구름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져 기둥을 만들고 태양을 떠받히는 구름들. 눈아 아파오는 주홍빛 광선. 태양빛 기둥들은 점차 흐려지고 이내 태양은 건물들 사이로 자취를 감춘다. 내일부터는 아무리 빨리 온다고 해도 태양은 이미 서쪽 지평선속으로 사라져있을 것이다. 겨울에 가까워질수록 태양은 빨리 자취를 감추고 다시 어느 방과 후에 볼 수 있는 때가 오면, 이제 나는 고등학생이 아닐 것이다. 이틀 뒤면 마지막 시험 날이다. 나 스스로 평가하는 진짜 고등학생으로써의 마지막 날. 그전에 이 풍경을 보고 싶었다. 그렇지만 내일부터는, 그동안 태양에 가려졌던 밤하늘의 별들이 더 오랫동안 더 밝게 빛나는 모습을 더 오랫동안, 더 눈부시게 볼 수 있을 것이다. 고3 여러분! 힘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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