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기를 먹는 건 실상 문제되지 않습니다. 개가 무슨 멸종 위기의 천연기념물도 아니고, 그 개체수를 생각한다면 종을 보호할 필요도 없죠. 게다가 소나 돼지처럼 종교적 관점에서 피해야 할 음식도 아니죠.
다만 이 문제는 개의 권리, 즉 견권이 아니라 식자재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개고기 반대론자들이 욕을 먹는 가장 큰 이유가 인간의 친구인 개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잔인하게 도축되는 것을 끊임없이 문제삼고 있는 데, 앞부분은 넣을 필요도 없는 말이죠.
그저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잔인하게 도축된 동물에 대한 안정성 문제만 검토하면 될 일입니다. 이런 식자재를 우리가 마음 편히 먹을 수 있는 지, 그런 점만 검토하면 될 일이죠. 그리고 그 식자재의 도축과정이 신뢰할 수 없다면 당연히 문제를 제기해야죠.
마치 우리가 후쿠시마산 식자재에 대해 경기를 일으키는 건 후쿠시마의 식자재들이 불쌍해서가 아니라, 그 유통 과정을 믿을 수 없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개고기의 유통과정은 믿을 수 있는 지 생각해 본다면 이미 여타 글에서 끊임없이 지적되고 있죠.
개농장부터 시작해서 동물병원 폐기설까지... 후자는 카더라니 믿지 못 하겠지만, 전자는 이미 여러번 언론에 나왔죠.
만일 소돼지를 저런 식으로 도축했다면 아마 엄청난 불매 운동에 직면했을 겁니다. 실제로 돼지콜레라나 조류 독감 터졌을 때 그 사실만으로 그 소비량이 급감했습니다. 아무리 언론에서 국가인증 받은 육류는 괜찮다고 이야길 해도 소비자들의 심리는 위축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개고기는 저런 도축과정이 방영되었지만 계속 개고기에 대한 우호반응이 유지되네요.
최소한 그 식자재가 haccp인증이라도 받았으면 예외적인 경우라고 여길 텐데, 이건 그걸 받을 수도 없는 그런 식자재임에도 걱정없이 먹어도 된다는 건 개고기라는 식자재에 대한 쓸데없을 정도로 관대한 입장인 듯 합니다.
견권은 분명히 또라이같은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개의 권리와 식자재 개고기는 다른 선상에서 판단해야 할 문제인 데, 전자는 애견인들끼리 떠들도록 놔두고, 후자인 식자재 개고기가 믿고 먹을 수 있는 지 그 여부만 살펴본다면 꽤나 찝찝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