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세계 전술평가대회'에서 종합 7위에 오른 한국 대표팀이 대회 참가에 앞서 방배동 서울경찰특공대 훈련장에서 건물 침투 훈련을 하고 있는 장면. [최승식 기자]10일 오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국제공항. 세계 경찰특공대(SWAT.Special Weapons And Tactics)들이 모여 대테러 진압 기술을 겨루는 '세계 전술평가대회'를 마치고 귀국하는 한국 경찰특공대팀은 '최고의 외국 특공대(TOP International Team)'라고 새겨진 트로피를 안고 있었다.
▶ [포토스토리] 세계 최고의 SWAT을 꿈꾼다
4일부터 닷새 동안 올랜도 옥스 경찰훈련장에서 열린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은 종합 7위를 기록했다. 올해 대회엔 미국 각지에서 활동하는 SWAT 52개 팀, 한국.독일.캐나다.스웨덴.브라질.헝가리.쿠웨이트.에스토니아 등 미국 외 8개국 15개 팀이 참가했다. 한국 경찰은 미국을 제외한 외국 출전 팀 중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처음 출전했던 지난해 42위에 비해 괄목할 만한 성적이다. 종합 순위는 팀 단위로 참가하는 단체전 5개 종목의 성적을 합산해 결정한다. 올해는 ▶인질 구출 ▶프리처 스크램블(건물 내부 소탕) ▶타워 스크램블(고공건물 침투) ▶경찰관 구출 ▶장애물 경기였다. 모두 SWAT로서 대비해야 할 실전 사항을 염두에 둔 종목이다. 제시된 임무를 최단 시간 내 완수해야 한다. 제한 조건을 어기면 벌점으로 임무 시간을 추가한다.
한국팀은 타워 스크램블, 프리처 스크램블, 장애물 경기 세 종목에서 1위에 입상했다. 압권은 60m 높이의 건물에서 저격과 돌격을 반복하는 타워 스크램블이었다. 한국 선수들이 임무를 마치고 결승선을 통과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2분43초53. 2위인 올랜도 경찰보다 2초 앞섰다. 참가팀 대부분은 4분대에 머물렀다. (본지 10월 25일자 보도)
심판은 "대회 신기록"이라며 혀를 내둘렀다고 한다. 김동규(28.대전특공대) 순경은 개인전 '수퍼 SWAT 캅' 에서 3위에 올랐다. 5㎞ 장애물 코스를 통과하면서 각종 총기로 사격한 뒤 점수를 내는 경기였다.
한국팀은 이번 대회를 위해 대표 선발부터 최선을 다했다. 6월 전국 각 경찰청 소속 특공대원들의 경연대회에서 최고 성적을 거둔 8명이 대표로 선발됐다. 전원이 국군정보사령부.육군특전사.해병대 등 특수부대 출신으로 구성된 대표팀은 9월 초부터 두 달간 고된 훈련을 소화했다. 지난해의 실패를 거울 삼아 평소 손에 익은 총기를 미국으로 공수했고, 통역 요원도 동행했다.
박재영(27.제주특공대) 순경은 "두 달간 합숙 훈련에 몰두해 임신한 아내로부터 원망도 들었다"며 "아내와 아기에게 아버지가 진정한 특공대원임을 자랑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표팀장인 손병철(서울특공대 2제대장) 경감은 "맥주 한 잔도 사양하며 묵묵히 훈련에 몰두했던 우리 대원들이 자랑스럽다"며 "내년에도 한국 경찰의 실력을 유감없이 보이고 싶다"고 밝혔다.
한국팀의 활약은 현지에서도 화제가 됐다. 주한미군 출신 대원들은 한국어로 "빨리 빨리"를 외치며 응원을 했다. 총탄을 나눠주던 진행 요원들은 "한국 저격수는 한 발만 있어도 되지 않느냐"며 농담을 건넸다고 한다.
천인성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세계전술평가대회=전 세계 경찰이 대테러 임무 수행능력을 겨루는 세계 .경찰특공대 올림픽.이다. 미국플로리다주 올랜도 경찰 등이 매년개최, 올해 25회째 대회다. 최신 대테러 기술을 강의하는 세미나와 각종신무기를 선보이는 박람회도 함께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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