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시계
- 김종래
한 바퀴 돌면 소멸해 버리고 마는
저 낙엽시계와 같은
그대와 나 사이의 시간은 지금
몇시 몇분 몇초를 가리키고 있나요.
색이 바랜 잎사귀처럼
우리의 마음도 언젠간 빛이 바래가겠죠.
하지만 걱정말아요.
그대와 나 사이의 끌어 당김이 강할수록
저 낙엽시계는 느리게 가거든요.
중력이 높을수록 시간이 느리게 가는
상대성이론처럼 말예요.
그대는 빛마저 빠져 나오지 못하는
블랙홀이 되어 주세요.
그대와 나 사이 흐르는 낙엽시계의
바늘이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게 말예요.
나 기꺼이 낙엽시계를 차고
그대라는 블랙홀에 뛰어 들겠어요.
이 눈먼 시계공의 행복이
그대와 함께하길 바라봅니다.
빛 바랜 낙엽들에 온기를-
- 이미지 출처 오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