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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몇 편 2
게시물ID : readers_1826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꽃눈
추천 : 0
조회수 : 36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1/28 10:44:15
부재

그대가 돌아올 때까지 시를 쓰지 않겠다고

아니, 시를 쓸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어느 누구에게 물어도 그대의 부재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듣지 못했다

 

그러나 나는 써야만 한다, 그대가 이 글을 읽을 것이므로

내가 그대에게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이 글을 쓰는 것이기에

 

그대는 쌍성에 대해 아는가?

어두운 별과 밝은 별이 서로의 주위를 돌며 붙어있는 두개의 별

두 별이 겹쳐지면 지구에서 보는 쌍성의 밝기가 어두워진다

우리가 만났던 때에 우리의 밝기는 어두웠고

우리는 늘 이별을 이야기했다

서로 떨어지는 것이 우리가 밝아질 수 있는 길이었으므로

 

그러나 쌍성의 밝기는 관찰자의 입장에서의 밝기일 뿐

우리 둘 속에 타고 있는 빛은 늘 변하지 않고

늘 우리는 서로의 주위를 돌고 있다

 

관찰자, 지구의 시선에서 생각하지 마시라

인류가 샇아온 관습과 도덕과 지식에서 벗어나서

그대 안에서 타오르는 빛과

나와 그대의 인력만을 느끼시라

 

나에게 그대의 부재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

하나의 별을 지배하던 인력을 상실하면 그 별의 궤도는 어떻게 되겠는지 예상할 수 있겠는가

 

참조

http://ko.wikipedia.org/wiki/쌍성 

이 글에서 나오는 쌍성은 '식쌍성'으로, 쌍성간의 거리가 매우 가까워서 식 현상이 일어나는 쌍성을 말합니다.

http://ko.wikipedia.org/wiki/쌍성#mediaviewer/File:Eclipsing_binary_star_animation_2.gif 

(식쌍성의 밝기 변화)




무제


혼자 집에 있는데 집 전화벨이 울렸다

“김월임님 댁이십니까?”

이미 십여년전에 돌아가신 할머니의 성함이다

할머니의 이름을 듣거나 불러본지 오랜만이다

종종 우편물 수신자란에 할머니의 이름이 적혀있곤 한다

 

과자가 먹고 싶어서 사러 밖에 나가는 길,

봄을 주웠다

튼튼한 비닐로 된 아이스팩인데 얼음이 다 녹아서 물이 차 있다

나는 곧 봄을 버리고 집 앞 슈퍼마켓으로 들어갔다

 

슈퍼 주인 아저씨는 나이 드신 어머님과 둘이서 가게를 운영했다

아르바이트생이나 직원이 없어서

형편이 그리 좋진 않겠구나, 생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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