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날씨가 오락가락하는데다 오늘 소나기가 올 수도 있다길래 걱정되는 맘에 공익 출근하는 아들에게 작은 삼단 우산을 비닐에 싸서(그것도 정성스럽게) 어차피 항상 등에 짊어지고 다니는 가방 한귀퉁이에 넣고가라고 했는데... 잠깐 전화를 하는 사이에 자기가 좋아하는 엄청 큰 우산을 들고 가버렸네요. 그러다가 비가 안 오면 그거 짐스러워서 어쩔려고.. 이 엄마가 얼마나 심오한 뜻으로 작은 우산을 가망에 넣고 가라고 했는지도 모르고..말도 더럽게 안 듣는 나쁜 놈의 새끼..라고 궁시렁대는 걸 작은 애가 옆에서 듣더니 "엄마, 지금 한 말 오유에 올려봐, 그까짓 것이 말을 안 듣는 축에나 드느냐고 욕 엄청 먹을껄?" 이라는 말에 광 흥분해서 진짜 올려요. 이런 사소한 것에 반항하는 것도 부모 말 안 듣는 소행이지, 뭐 큰 것만 불횬가요? 내가 평소에 잔소리가 심한가? 그건 아닌 것 같고...23살,24살인 연년생 두 아들을 한 번 패지도 않고 키웠는데 이제와서 요딴걸로 배신을 때리다니.. (팰 줄 몰라서 안 팬게 아니고 팰 필요가 없긴 했어요. 그냥 큰소리치지 않고 조곤조곤 말하면 잘 들어줬으니깐, 근데 이제와서 행동으로 배신을 해? 나쁜 놈!!) 어쩌면 얘들이 모친 버릇을 잘못 들여놔서 그런 걸수도 있구요(이런 사소한 것에 흥분하게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