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 아이들과 보호자가 바글바글한 놀이터에 아깽이 꼬물이가 혼자 쩌렁쩌렁 울면서 뒤에는 긴 변을 매단 채 화단을 기어다니더군요 ..
초등학생 남자아이가 어쩔 줄 몰라하며 옆을 지키고 있었구요.
물어보니 어미는 본 적 없고, 누군가 갖다놓은 담요와 물통이 지저분하게 널려 있었어요.
이렇게 사람이 많은데 누가 해코지라도 할까봐 걱정되어서 학원도 못가고 옆에서 지키고 있던 아이가 참 기특하더라구요.
일단 변을 휴지로 떼어내주고, 무릎 높이 화단 앞에 쪼그리고 앉아 있으니까 제 무릎 위에 올라와서 조용해지더군요
정황상 버려진 새끼같아서 .. 일하느라 바로는 못갔지만
저녁 늦게 동물병원 가서 진찰을 받았습니다
생후 15일 전후로 보이고, 다행히 눈병이나 피부병, 범백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탈수가 심한 상태라고, 일단 초유캔을 따서 선생님이 주사기로 먹여주니까 허겁지겁 잘 먹어서 넘 안심했습니다.
어디서 어떻게 발견했는지 설명하자, 그렇게 사람 많은 곳에서 혼자 있는 것을 발견한거면 십중팔구 어미가 버린거라고 해서 ...제가 훔쳐온 꼴은 아니게 되어서 안심이라고 해야할지 너무 가여웠어요. 아직 기어다니는 것도 잘 못하거든요..
저희 집엔 냥이 두 마리가 있어서, 박스 안의 꼬물이는 제 방에 두고 제 냥이들은 출입금지 시켜놓고 돌보고 있어요.
초유 먹였더니, 유리병에 뜨거운 물 담아 옷에 싸놓은 자리에 끼고 누워서 잘 자고 있네요 ㅎㅎ
선생님이 이 아이가 너무 어려서 살 수 있을지 없을지는 지금으로선 모른다고 했지만 식욕도 있으니 안전 궤도에 오를 수 있겠죠 ? ..
밥 실컷 먹고 자는데 배가 빠르게 오르락 내리락 할 때가 있어서 좀 걱정되네요 꼬로로록 소리도 가끔 나고요. 정확하진 않지만 방구도 한 방 뀐것같아요
이런 아깽이는 첨이라 긴장되어서 ... 이런 글 써봅니다
벌써부터 사람 손을 좋아하는 태어난지 한 달도 안된 아깽이 ,, 안전 궤도에 올라서 좋은 가족 만날 수 있게 되길 바라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