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스파게티. 이탈리아 음식으로 알려진 스파게티는 이제 어느 나라에서나 즐기는 보편적인 서양 음식이다. 맛, 색깔도 다양하고 각 나라의 입맛에 맛게 '김치 스파게티'와 같은 퓨전 요리로 탄생하기도 한다. 중국도 개혁·개방이래 서양 문화를 받아들이는 젊은 세대를 주축으로 스파게티를 먹기 시작했는데, 중국인들은 이 스파케티의 원조가 자국이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스파게티는 도대체 언제, 어디에서부터 먹기 시작 했을까?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스파게티의 발원지는 이탈리아이지만 중국이 이탈리아 보다 2000년이나 먼저 먹기 시작했다는 설도 있다. 중국의 스파게티의 역사는 란저우(蘭州)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의 젓줄 황허(黃河)를 끼고 있는 란저우는 이를 통한 수로 교통이 발달, 번영을 누렸고 과거 중동, 유럽의 사람들이 모여 성시를 이뤘던 고대의 '글로벌 시티'였다. 실크로드의 거점으로 역사가 살아 숨쉬고 있는 도시 란저우에는 그 이름도 유명한 란저우 라면이 있다. 란저우 시가 전문 사부를 미국, 영국 등 세계 각지로 보내 기술을 전파 시킬 정도로 란저우 라면은 세계적으로도 그 명성이 자자하다. 란저우 라면은 쇠고기 육수에 손으로 뽑은 굵은 면을 말아 파와 고기, 향채(香菜), 고추기름을 얹어 먹는 이 국수는 장터 국밥처럼 소박한 서민 음식이다. 중국인들의 주장에 따르면 13세기 경 마르코 폴로가 란저우 라면 맛이 너무 좋아 실크로드를 따라 로마까지 가지고 들어가 이탈리아에 전했다는데 그때의 란저우 라면이 현대 스파게티의 원조가 됐다고 한다. 또 하나 중국인들이 스파게티를 자신들이 먼저 먹었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사발면에 있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세계 최초의 사발면은 중국에서 비롯 되었다고 한다. 중국 중앙지 환구시보(環球時報)에 따르면 중국의 한 고고학자가 세계 최초의 사발면은 이탈리아가 아닌 중국에서 비롯 되었다고 밝혔다. 그 근거로 그는 4000 년 역사의 국수를 들었다. 보존이 비교적 양호한 국수가 중국 서북부 황허(黃河) 부근에서 문물 발굴 과정 중 발견되면서 중국의 주장은 더욱 신빙성을 드러냈다. 4000 년 전 지진으로 이 마을이 지하 3m 아래로 파 묻힌 것으로 확인 돼, 그 역사가 4000 년에 달한다는 것을 증명해 냈다. 이로써 국수 발원지에 대한 논쟁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탈리아와 아랍에서는 그들의 선조가 2000여 년 전에 국수를 먹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중국은 이탈리아 보다 2000 년이나 먼저 스파게티의 원조인 국수를 먹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중국인들이 근거로 들고 있는 4000 년 역사의 국수는 칭하이(靑海)성의 라자(拉加)의 유적지에서 발굴된 것이다. 이 국수는 매우 가늘었으며 직경이 대략 0.3cm, 길이 50cm로 색이 누렇고, 오늘의 라면과 매우 흡사했다. 스파게티의 기원이 어느 곳이냐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견이분분하다. 한 가지 의문점은 스파게티가 중국인들에게 '이따리멘(意大利面)'이라 불리고 있다는 점이다. 意大利 는 이탈리아의 중국식 표기다. 언어는 그 나라의 문화를 담는 그릇이라면 중국이 스파게티의 원조를 자국의 것 임을 주장하기 위해서는 이름부터 바꿔야 하지 않을까?류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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