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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프리킥 백패스, 세계인은 감동하고 한국 네티즌은 비난했다
게시물ID : sports_38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꿈꾸는식물
추천 : 29
조회수 : 92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06/06/15 19:03:25
문제의 프리킥 백패스, 세계인은 감동하고 한국 네티즌은 비난했다

문제의 46분 인저리 타임에서의 프리킥 백패스를 보자. 나는 이 장면에서 전율이 감돌았다. NHK의 해설자로 나온 야마모토 일본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이 백패스를 보자 이렇게 말했다.

"아! 대단하네요. 저 승리에의 집념, 엄청난 한국팀입니다. 아, 정말 대단한 선택입니다."

그야말로 나의 심정을 대변해주는 말이다. 아무리 카테나치오(빗장수비)로 유명한 이탈리아라도 저기서 저런 선택을 할 배짱은 감히 없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그러나 그렇게 프리킥을 차고 싶어하는 이천수가 스스로 백패스를 날렸다. 여우같은 선택이다.

만에 하나 프리킥을 날려서 상대에 골킥을 주고, 그 골킥이 전방의 토고 공격수로 연결되어 골이 날 지도 모르는 1분의 시간을 한국팀은 스스로 돌렸다. 이 장면을 보는 순간 나는 한국팀이 드디어 이기는 방법을 아는 '강팀'이 되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공격적인 축구를 좋아하는 한국의 축구팬들에게는 불만일지도 모르겠지만,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당시 선제골 이후 오버페이스로 인해 무작정 돌격만 외치다가 장렬히 전사했던 아마추어리즘을 벗어난 프로의 노련미가 돋보인 선택이었다.

그런데, 이 선택을 한국의 누리꾼들, 심지어 <오마이뉴스>의 기자조차 관중석의 야유를 보라면서 '세계인들에게 부끄럽다'며 가슴을 치고 있다. 무슨 이런 말도 안 되는 시추에이션이 다 있는가?

내가 아는 일본인 축구마니아들은 모두들 "한국, 대단하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렸다. 스페인 국영방송의 해설자는 "이기는 방법을 아는 한국"이라고 했고, 스카이스포츠의 해설자도 "공 잘 돌리네요, 4년 전과는 전혀 다른 팀컬러로 변모했네요"라고 발했다. 또 일본 NHK는 "승리에의 집념, 저걸 일본팀이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도대체 어떤 세계인들에게 부끄럽단 말인가? 그렇다면 지난 10일 있었던 잉글랜드의 후반전 무조건적인 킥앤드러쉬나, 지난 이탈리아의 후반 걸어 잠그면서 속공하는 전략 노리기는 열 받아서 어떻게들 보았단 말인가.

옆 나라 일본은 4년간 지코 감독 체제로 준비하고서도 마지막 10분을 지키지 못해 무너졌다. 대한민국은 코엘류와 본프레레 등 감독하차 소동을 경험하고서도 단 1년만에 이기는 방법을 아는 팀으로 변모했다. 그런데 이 팀을 어떻게 자국의 축구팬들이 비난하는지 도무지 나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한국은 운이 아닌 전술적 승리로 이겼다

흔히 서포터는 '12번째의 선수'라고 한다. 이 말에는 선수와 같이 피치에서 호흡하고, 같이 뛴다는 상징성을 함축하고 있다.

어떻게 체감온도 35도를 넘어가는 무더위 속에서 심장이 터질 정도로 열심히 뛴 선수들에게 그런 비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어쩌다 '우리 선수들이 제발 한국의 웹사이트들을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도 안 되는 기원을 하게 되었는지 씁쓸하기 이를 데 없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강팀이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긴 팀이 강팀'이다. 이겼다는 것을 즐겨라. 이번 승리는 운에 의한 승리가 아니라, 전술적 승리다. 마음껏 안심하고 즐겨도 된다.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 너무너무 수고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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