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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선차장의 아들이었습니다.
게시물ID : drama_1835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panichild
추천 : 15
조회수 : 1214회
댓글수 : 27개
등록시간 : 2014/11/23 19:43:22

부모님 두 분 다 한창 일하셔야 할 젊은 나이에

제가 생겨서 부랴부랴 결혼을 하셨어요

아버지는 신생중소기업의 창립멤버셨고 

어머니는 작은 무역회사의 사원이었습니다. 

제 어린 날은 지금처럼 어린이집이나 탁아소가

별로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하루는 외할머니, 하루는 막내이모, 

하루는 옆집 아주머니에게서 

코끼리가 코가 긴 동물이고  사자는 무서운 동물이란것을 

배우며 자랐습니다. 

어머니를 볼 수 있는 시간은 아침에 잠깐 혹은

억지로 잠을 참고 기다린 늦은 밤뿐이었습니다.

중고등학생이 되고 대학생이 되며 부모님은 그저

학비와 용돈을 해결해주는 존재일 뿐 

더 이상 의미를 부여하기 힘든 존재가 되었죠

얼마전 저는 저의 선차장님과 술을 한잔 하였습니다

어느새 서른을 바라보는 아들에게 

선차장님은 그저 미안하다고 하시며 우셨어요

저는 미안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머리로는 이해 할 수 있게 되었거든요

하지만 아직도 아무도 없는 집에서 혼자 어머니를

기다리던 그 시간동안 굳게 얼어버린 가슴은 녹을

생각을 안합니다. 

언젠가 내게 아이가 생기고 내가 또 다른 선차장이

된다면 꽤 주름이 깊어진 우리집 선차장님을 꼭 안으며

내가 더 미안하다고 할 수 있는 날이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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