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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장애아 관련 시스템 이야기.
게시물ID : baby_1835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게으른여우
추천 : 11
조회수 : 1427회
댓글수 : 30개
등록시간 : 2017/02/22 06:17:48
미국에서 약자폐가 있는 아들 하나, 그 아이의 둥이아들 하나, 그리고 딸 하나 키우는 유부징어에요.
미국에서 산다는것 자체를 생각조차 안해봤던 우리 부부가 우연히 남편의 미국출장을 계기로 아예 미국으로 건너와 살게 되었지요.
그때 우리 나이가 서른, 서른둘이었어요.
미국 처음 올때도 미국에 사는거에 그닥 미련은 없었는데 지금은 우리 둘째 위해서 우리가 미국으로 오게된건가보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두돌부터 뭔가 이상하다는 걸 감지하게 되었고 소아과 의사를 찾아가 여러번 문의했으나 쌍둥이는 원래 말이 늦다 걱정마라는 소리만 들었어요. 미국도 소아과 의사들 중에 골든타임을 놓치게 하는 사람을 많아요.
다만 제 아이가 언뜻 보기엔 그렇게 보이지 않았던 것도 작용했던것 같습니다. 소아과 의사가 우리아이 봐 봤자 몇번이나 보겠어요.
체크할거 끝나면 주로 부모와 대화를 하니깐요.
그담에 감기 걸려서 갔을때도 또 이야기하고 했더니 그렇게 걱정이 된다면 리퍼럴 써줄테니 발달병원에 한번 가보겠느냐고 하더라고요.
발달병원들은 대기시간이 기본 3개월에서 길게는 18개월까지도 기다리라고 합니다. 물론 접수할때는 그렇게 이야기하지만 보통 한두달 후에 길어야 4개월정도 후에 취소된 약속이 있어서 비는데 혹시 올 생각이 있느냐고 전화를 줘요. 저는 첫 병원 외에 의사가 맘에 안들어 좀더 큰 병원으로 옮겼는데 두 병원 다 취소된 시간을 제가 기겠다 하여 갔습니다. 그리고 첫 병원에서 의사가 너무나 씩씩하게 your child is Autism. 이라고 밝은 표정으로 말하더군요. 30분만에 바로 결정내리더라고요.

그런데 미국에서는 두가지로 나누어 생각해야합니다.
첫번째, 진단을 받는것.
두번째, 아이에게 맞는 서비스를 받는것.

첫번째는 개인책임이고요 보험이 없으면 금액이 어마어마하겠죠.
두번째는 일단 내가 국가에 먼저 요청을 하면 아이가 서비스를 받아야 할 아이인지를 평가해주고 그런 다음에 맞다고 결정나면 그때부턴 국가에서 법으로 보호하여 서비스를 제공해줍니다.

제가 오늘 쓰고싶은 것은 바로 두번째 국가가 해주는 서비스입니다.
심지어 미국에 사는 사람들조차도 사실 이 프로세스를 모르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저 또한 소아과의사가 말해준게 아닌, 주변 아는 엄마가 알려줘서 시작하게 되었구요.
미국의 경우는 이 서비스도 두 파트로 나눠지는데 0살부터 36개월까지, 3살부터 성인이 되는 21세까지로 나눕니다.
일단 본인이 사는 카운티로 얼리인터벤션을 검색해보면 전화번호가 나와요. 거기로 직접 전화를 걸어서 우리 아이가 발달이 좀 지연되어서 걱정되서 전화했다 말하면 거기서 이름과 주소 기타등등을 묻고 평가날을 잡아줍니다. 그 날 세명의 평가자들이 집으로 와서 부모와 대화하면서 아이를 유심히 관찰해요. 제 아이의 경우는 두돌반때도 이름 불러도 안쳐다봤거든요. 아이에게 뭘 시켜봐라, 이름을 불러봐라 등도 부모에게 시켜보고 그 외 간단한지능검사도 하고요 그 담에 그 세사람이 통합적으로 잠수를 매기고 아이다 서비스 받을 자격이 된다 안된다 이야기를 해줍니다. 그러고나면 그집안의 연봉을 체크해요. 많이 벌 경우엔 서비스마다 얼마 돈을 내기도 하는데 저희집의 경우는 모두 나라에서 커버해주었습니다. 
이 평가가 끝나고 나면 서비스를 해줄 선생님을 지정해주고 시작날짜를 잡게 되는데 법적으로 90일 이내에 하도록 되어있어요.
90일 이내에 시작해야한다. 이럼 조항이 있는데 참 우스운게 딱 89일째쯤 시작해줍니다. 다른 분들의 경험 들어봐도 다 그렇더라도요.
담당자가 배정이 되는데 속이 타면 전화해서 빨리 시작해달라고 계속 요구하고 귀찮게 하면 좀 빨리 시작해주기도 한다네요.
우리집도 약 89일쯤 시작을 했던거 같아요.
너무나 좋았던건 선생님이 직접 집으로 와서 45분간 놀이치료를 해줍니다. 우리아이는 이때 말문이 트이기 시작했어요. 장난감으로 놀아주는데 의성어부터 먼저 하시더라고요. 
저는 서비스를 한참 받다가 병원에서 연락이 와서 가서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받는 서비스는 아이가 만 세돌이 되는 생일날까지 받게되고 그 다음은 이 모든 정보가 스쿨 디스트릭으로 넘어갑니다.
미국은 보통 만 세살과 네살을 프리스쿨 나이로 보기때문에 공립 프리스쿨을 무료로 다니면서 학교에서 치료서비스를 받게 되는거죠.
우리아이 학교에서는 특수 아동을 담당하는 부서가 따로 있는데 child study team 이라고 해요. 여기서 학교 들어가기 전에 미팅을 하자고 하고요 역시나 학교선생님, 특수 서비스 관련 선생님, 케이스 담당자 기타등등 약 8명이 모여서 저에게 여러가지를 질문을 해요. 다시한번 아이가 서비스를 받을 자격이 되는지 한번 더 평가합니다.
이건 제 경우이고요 지역에따라 학군에 따라 달라질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한번 평가를 받는 이유는 제가 앞서 받은 얼리 인터벤션이 꼭 장애아들만 받는게 아니거든요. 단순한 스피치딜레이, 즉 언어가 또래에 비해 많이 늦는 아이들도 그 서비스를 받거든요.
제 경우 학교에 입학하기 전 병원에서 받은 자폐 진단서가 있었기 때문에 제 경우는 풀타임으로 서비스를 받았습니다.
즉, 제 학군의 경우는 6시간 20분이 풀타임입니다.
자폐나 ADHD 의 경우는 대체로 풀타임으로 받는데 우리 아이가 학교에 들어갈때는 담임 한명에 어시스턴트가 아이들수만큼 있었어요.
1대1로 그림그리기부터 크래프트, 등등 프리스쿨 정규수업을 들으면서 특수 치료를 학교에서 상주하시는 샘들에게 받는거였는데 제 아이가 다니는 학교의 경우는 ABA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미국도 모든 서비스가 다 좋은건 아니고요 학군에 따라서는 부모와 케이스메니저간 분쟁이 생겨 코트까지 가는 경우도 왕왕 있다고 하더군요.
학군을 따져서 들어가 살게된 동네는 아니고 학군도 굉장히 좋은 축에 속하는 편은 아닌데 제가 사는 곳의 학군의 특수교육은 저도 인정하는 바입니다. 그래서 실제 특수교육이 필요한 일부러 이쪽 동네로 부모들이 이사를 한다고 들었고요. 실제 작년 9월 우리아이가 킨더에 들어갔는데.아이들 수는 늘고 클래스는 부족해서 제 아이의 경우는 새로생긴 클래스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그러나 100프로 다 좋은건 아닌지라 아이에게 서비스의 변화가 필요할때 케이스 메니저들이 너무 느긋하게 일처리를 해서 부모들이 화딱지그 나는 경우가 있어요. 저도 지금 겪고 있기도 하고요.
프리스쿨을 들어가더라도 아이가 가지고 있는 발달장애에 따라서 하프만 즉, 3시간 반만 수업을 듣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제 아이는 프리스쿨부터 킨더까지 ABA하는 학문의 룰을 바탕으로 해서 클래스를 운영하기 때문에 단순히 일반과정 더하기 치료, 끝~이 아니고 올바르지 않은 행동교정까지 포함이 됩니다.
제 아이는 킨더 들어갈때 행동교정이 더이상 필요가 없었는데도 자폐라는 진단때문에 ABA 클래스에 들어갔는데 담임이 아이가 더이상 여기 있을 수준이 아니라고 해서 정규과정을 더 많이 따라가는 클래스로 이동하려고 준비중입니다. 3월부터는 또래가 더 많고 선생수가 좀 더 적은 클래스류 옮기게 될것 같아요.
작년부턴 예산이 부족한지 1대1은 더이상 제공이 안되고 현재 레이쇼는 1.5대 1정도 되는것 같아요.
아이의 상태라 심각한 경우엠 학교에서 제공하는것 외에 사비로 테라피를 더 받기도 하는데 제 아이의 경우는 감사하게도 학교에서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좋아져서 초등 들어가서는 곧 정규반에 들어가지 않을까 살짝 기대하고 있습니다. 
제가 겪어보니 진단은 어릴때 받을수록 좋은것 같고요.
그래야 골든타임때 바로 서비스를 받을수 있고요, 어릴때 시작할수록 효과가 더 큽니다.
사실 좀 더 크면 진단은 중요하지 않더라고요. 아이가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살수 있도록 수준에 맞는 교육을 잘 받느냐가 중요한데 이건 학교에서 커버를 해주고 조언을 해주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우연한 기회에 한국인 교수님께 이런 관련 워크샵을 참석한 적이 있는데요 미국도 70년대만 해도 이럼 장애아이들을 한 건물에 몰아넣고 생체실험 (예방주사들) 비슷한 일들이 자행되었다고 해요.
그게 내부의 한 간호사가 양심의 가책을 느껴 기자에게 폭로함으로 세상에 알려졌는데 그러고나서 바로 법이 제정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역사가 길지도 않은거죠.
법으로는 비단 자폐 뿐 아니라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까지 다 포함하는 그런 법인데요. 21세까지 정규과정을 받을 권리가 있는것을 법으로 보호해주고 21세가 넘어가면 다시 성인관련 법규가 있다고 들었어요.
성인관련 법규에는 취업까지 도와주는 관련 법안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햄버거집이나 마트에 장애인들이 일하는 모습을 쉽게 접할수 있는데 저는 그게 참 보기 좋더라고요.

우리나라도 이런 법규들이 제정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참 많이 했습니다. 
미국도 문제가 없는것 아니고 학군에 따라서는 학부모들 속상하게 하는 곳들도 있지만 그래도 일단 기본 법규가 제정되어있다는게 상당히 중요한것 같아요.

아쉬운점은 아이가 세돌 미만일때 소아과 의사들이 죽어도 얼리인터벤션을 바로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점이네요.
이게 국가에서 해주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알려주지 않아 이런 좋은 제도가 있는데도 아예 못받는 사람들이 미국에서도 엄청 많거든요.
그야말로 아는사람들만 혜택을 받는거죠.
이건 정말 아쉬운것 같아요.
미국에 사는 한국분들 중에서도 내 아이가 발달장애라니 하면서 이런서비스를 알고도 괜히 서비스 받았다가 기록이 남아서 아이 미래에 영향을 받는건 아니냐 고민하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지금 아이가 필요한 교육을 받지 않고 미래에 자기의 아이가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부모없이도 잘 살아갈수 있을것인가를 먼저 생각해야하는거 아닌가 싶어요. 
한국 사람들이 저에게 했던 가장 많은 이야기는 바로 그렇게 쉽게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을텐데 어떻게 그리 했냐 하시더라고요.
근데 지금 내 아이가 필요한게 뭔지 냉정하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는게 가장 중요한게 아닌가 싶어요. 
누구나 우리아이는 자폐가 아니길 빌고 발달장애가 아니길 빌지만 만약 그게 맞다면 엄마가 빨리 받아들여야 아이에게 필요한 교육을 받을수 있지 않나 싶어요.
발달장애가 있는 아이들에게는 정말 전문가의 케어가 필요합니다.
제가 아이가 두돌일때 정말 많이 울었는데요 말도 안통하고 지 맘에 안들면 난리는 나고 아이가 둘이 더 있으니 혼자서 정말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아이들 세돌까지 어디 안가고 다 혼자 집에서 키웠거든요.
그러다가 아이가 학교에 간지 정확히 딱 2주만에 달라진게 확 느껴지더라고요. 그때 느꼈습니다. 역시 전문가는 다르구나.
덕분에 지금 저도 ABA 공부를 하고 있어요.
우리나라도 이런 제도들이 단계적으로 도입이 되어서 부모들에게 지어지는 부담이 덜어지길 바랍니다.
미국도 사람사는 곳이라 다섯식구 사는게 녹록치 않아요.
그래서 그냥 한국 돌아갈까 싶다가도 우리둘째 완전 정상범주 안으로 들어가기 전까진 참아보자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계시는 장애아들을 둔 수많은 부모님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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