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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로 시집간 울 어무이 이야기유~~~~~~
게시물ID : humordata_18410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레드레몬
추천 : 13
조회수 : 3569회
댓글수 : 21개
등록시간 : 2019/11/15 15:46:52
울 엄뉘 이야기유~ 지는 서울 토백이인게 걍 느낌만 전달하기 위해 되도않는 충청도 사투리로 포장을 좀 했시유~
이 글을 깨작이는 이유는 다름 아닌 충청도 사투리로 인해 충청도 사람의 행동거지가 느릿느릿할 것이라는
편↗견을 깨뜨리기 위해서 적는 것이란 걸 미리 일러두는 것이유~
이 (고개 끄덕끄덕).
울 엄뉘 ... 옛날 분들이 다들 그랬듯이 할매 할배 그짓부렁에 홀라당 속아서 결혼해 싸부렀시유
으~디 논밭메고 소 치고 돼지잡는 시골 총각이 암벽등반 하고 명동에 나가면 날고 기는 서울 여자랑 그리 쉽게 결혼할 수 있겠슈?
뭐 기야 옛 이야기니 걍 넘어가고~
무진장 고생하셨슈~ 울 엄뉘.
어느 날이었나 온 동네 분들 큰 행사가 있었고, 마을 어르신들이 행사 전에 모여서 이렇게 이야기를 하시더라고 하더구먼유
"정서방~ 거~ 뙈↗지는 잡았는겨?" (어르신 예닐곱 급 관심 보이며 뒷짐지고 모이심)
"인제 직여야쥬~"
"바쁘겠구먼~ 안직 안했간?"
"은제 욍깐 가능겨?"
"굉일에 뵈유"
뭐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듣자하니 약속 날짜나 시간 같은거 잡아서 소 잡는다는 느낌이었슈
헌데 보시면 아시겠지만 거의 3문장을 완성하지 않는 짤막한 대화를 이어갔다고 하데요
문제는 대화가 저기서 딱 끝났다는 겁니다.
어무이 생각에 약속이라 하믄 시간과 장소 같은게 좀 구체적이어야 하는데 대화 내용에 전혀 그런게 없었다고 하데요
그러다가 일요일에 사람들이 어떻게 모이게 될지 궁금해서 관찰하셨답니다.
오전 10시에 정말 1분도 늦지 않고 모든 어르신 분들이 돼지 축사에 뙇!
단 한분도 빠지지 않고 모이셨다데요
"엥가히 하지~~"
"아서유! 돼지 한 방에 보내야한당게유?"
"이~"
"기여~~~"
끄덕 끄덕 하시던 어르신 분들이 일사분란하게 각자 포지션을 잡으시더니
돼지를 오함마로 때리고, 한방에 골로 보내고 그러셨다데요
즉. 의사소통의 최소화 간략화가 거의 완벽하게 이루어진 사투리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합데다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최소한 짧게
(즉, 말이 길어지는 것 조차도 귀찮으니 모든 함축적인 내용을 포함하는 단어들로 이루어짐)
그러다보니 억양은 살아남아야 했고
겨~~~
기여~~~?
그리혀!
뭐 이런 느낌으로 말이 엄청 짧아지되 뒷 꼬리를 어떻게 올리고 내리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리 전달된 것 같아요
실제로 무슨 동네 행사라도 하게 되면 마을 어르신 분들의 일사분란하고 재빠른 민첩한 움직임은 정말 신기하기 짝이 없었다고 합니다.
잘 살펴보시면 말은 느리더라도 행동이 엄청 빠르다는 걸 알게되실 거에요
불필요한 말을 줄이고 행동으로 재빨리 옮기기 위한 사투리였던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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