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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비티 감상문 : 삶과 죽음의 윤회와 장자의 사상 (약간 스포
게시물ID : movie_1842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유빛깔
추천 : 0
조회수 : 2014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3/10/21 13:19:06
어딘가에 올리려고 글을 썼다가 마땅히 없어서 이곳에 올려요.

스포일 수 있으니 영화를 본 사람만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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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가는 한 게시판에 영화 그래비티를 한 줄로 정리한 글이 올라왔다. '17,000원으로 우주를 갈 수 있다.' 아마도 IMAX 3D 를 기준인 비용인 듯 하다. 난 3D나 4D를 좋아하지 않는다. 
가장 좋아하는 상영관인 'CGV 영등포 스타리움'에서 보았다. 

나 역시 우주를 볼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충분히 즐거웠다. 
영화는 보는 사람의 경험과 상황에 의해 재미있을 수 도, 없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한 순간도 눈을 못 떼었던 나와는 달리 같이 본 친구는 재미없다며 졸기까지 했다.

각설하고 이 영화를 본 후 하나의 생각을 떨칠 수 없어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두 가지 장면을 먼저 떠올려보자.

- 라이언(여주인공, 산드라블록)이 사고로 우주에서 혼자가 된 후, 간신히 우주 정거장으로 들어와서 우주복을 벗고 취했던 자세.
- 중국의 우주선(센조, 先組)를 타고 지구로 내려오면서 휴스턴에게 말했던 마지막 대사

이 영화는 인간이 죽음(無)에서 삶(有)으로 그리고 다시 죽음(無)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과거 어떤 친구는 이런 말을 했다. "인간은 태어나기 전에 우주를 유영하고, 그리고 마침내 지구에 도착한다. 우리 몸에 있는 점들은 그때 소행성과 부딪혀서 생긴 상처이다." 이것이 친구의 생각인지 아니면 어디서 본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죽음과도 같은 無의 공간에서 우리는 어머니의 자궁에 잉태된다. 

라이언이 우주 정거장에 들어와서 취했던 자세가 바로 어머니의 자궁의 태아와 같다는 점은 바로 그것이 삶의 시작을 암시하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다시 죽음의 공간인 우주로 나가는 것은 어머니의 품을 벗어나 혼자 살아가는 과정을 보는 듯 하다.

우주는 죽음의 공간이고, 우주선은 삶의 공간이다. 때문에 주인공이 우주를 떠돌때는 불안함을 우주선 안에 들어왔을 때는 안정감을 갖게 된다.

하지만 영화 종반에 중국의 우주선에서는 불안함과 안정감을 둘 다 느낀다. 이것은 곧 있을 주인공의 죽음을 암시하는 듯 하다. 인간이 태어나 고통의 삶을 지나 곧 죽음이라는 곳으로 들어가는 그 순간의 느낌이 아닐까. 

그리고 여기서 주인공의 마지막 대사에서 '삶과 죽음은 같다'는 장자의 사상을 본다. 삶과 죽음은 같고, 우리는 끝없이 이를 윤회한다는 것을 난 이 영화에서 본다.

주인공은 우주선 밖(죽음의 공간)으로 나와 새로운 삶(지구에서 삶)을 살게 된다. 즉, 죽음이 삶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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