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손석희 시선집중' 주의 결정? 받아들일수 없다!"
2007년 12월 06일 (목) 18:19 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고홍주 기자] "에리카 김, 기자회견서 할 걸 라디오서 했는데 뭐가 문제인가?", "기본적으로 언론에 인터뷰 제약 없어야"…정찬형 라디오본부장
방송위원회 산하 선거방송심의위원회(위원장 박영상)가 5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주의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MBC 라디오국 정찬형 본부장이 말문을 열었다.
정찬형 본부장은 6일 오후 기자와 만나 "(주의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아직 통보를 받지는 못했다"고 밝힌 뒤 "만약 통보가 온다고 하더라도 저희 측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입장이다"고 전했다.
선거방송심의위는 김경준 전 BBK 대표의 누나 에리카 김을 인터뷰 방송을 내보낸 '손석희의 시선집중' 제작진을 출석시켜 의견을 청취한 뒤 토론끝에 결론을 내지 못하고 표결에 들어가 찬성 4표 대 반대 3표로 주의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MBC 라디오국에서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특정 방향으로만 인터뷰를 한 것도 아닌데다 반론 기회 보장까지 있었기 때문에 문제의 소지가 없다는 것이 라디오국의 입장이다.
실제로 '손석희의 시선집중' 진행자 손석희 교수는 지난달 22일 에리카 김과의 인터뷰 도중 에리카 김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고 계속 밝혔을뿐만 아니라 이튿날 한나라당 쪽에도 똑같은 분량의 반론 기회를 주겠다고 고지했었다.
정찬형 본부장은 "더욱 당혹스러운 것은 당초 방송위 결정이 선관위의 특정 후보 유불리에 따른 이유로 알고 있었는데, 재판 계류 중인 사건을 위반했다는 내용(방송심의규정 11조)으로 표결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이는 곧 언론 행위 자체를 막겠다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정 본부장은 "통보가 온다면 언론계에 굉장히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는 더 나아가 저널리즘에 엄청난 제약이 따를 것이며, 저희 쪽은 물론 타 언론사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이다"며 "공정한 저널리즘을 위해서는 언론의 권위나 신뢰가 유지되어야 하는데 다른 이유도 아닌 재판 계류 중인 사건을 위반했다는 내용으로 제재를 가하는 것은 언론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자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저널리즘에는 인터뷰 대상이나 주제, 아이템에 제약이 없어야 한다고 본다. 일일히 제약이 따른다면 어느 누가 공정한 보도를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 뒤 에리카김의 인터뷰 내용과 관련해서는 "하루 전 기자회견을 취소한 뒤 섭외한 것이었다. 기자회견에서 나올 법한 질문을 적절하게 터치하는 선에서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줬다고 본다. 장소만 라디오로 옮겨졌을 뿐인데 무엇이 문제인지 납득하기 힘들다"고 털어놨다.
끝으로 정찬형 라디오본부장은 "아직 서면 자료를 받아보지 못해 확답을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지만 통보 내용에 변함이 없을 경우 법적 조치까지도 강구할 생각이다"고 방침을 밝혔다.
[방송위원회 산하 선거방송심의위가 5일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주의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MBC 라디오국에서 내부 방침을 밝혔다. 사진=MBC제공]
(고홍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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