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간은 꽤나 부조리한 존재였다. 지구 생태계 전체의 조화를 생각할 때, 인간은 일단 너무 크고 너무 많았고 너무 많은 자원을 소모했다.
게다가 지능 수준에 비해 욕구가 지나치게 강해서 결과적으로는 스스로에게 해가 될 짓도 서슴지 않고 저질렀다.
(121쪽, '그의 지구 정복은 어떻게 시작됐나')
2) 나는 여러 번 절망의 벽에 부딪혔지만, 그때마다 그 벽의 약한 부분을 찾아 긁어내며 벽 너머로 나아갈 수 있었다.
(148쪽, '우리는 더 영리해지고 있는가')
3) 하루하루를 보내는 게 쉽지가 않았다.
아침에는 무엇이든 새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가도 저녁이 되면 온갖 망상 속에서 허우적거리다가 하루가 이미 지나갔다는 걸 깨닫곤 했다.
(186쪽, '물구나무서기')
4) 인생에서 도전을 요구하는 어떤 순간은 내 의지와는 아무 상관 없이 다가온다.
내 감정 따위는 조금도 고려하지 않고 그것은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나를 향해 걸음을 옮긴다.
겁이 나기 시작하면 이미 결과는 패배 쪽으로 기울어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 순간이 되면 해야 할 일을 하면 되는 것이다. (211쪽, '물구나무서기')
5) 내가 나를 벗어나야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텐데 어쩐지 그러면 큰일 날 것 같아 그러지 못하게 된다. (334쪽, 작가의 말)
출처 |
김현중 작품집, <마음의 지배자>, 온우주, 2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