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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이야기 - 05.10.16
게시물ID : freeboard_1843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P.T.
추천 : 0
조회수 : 17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05/10/16 11:41:50
2005.9.27 오전.. 아침잠에서 깨기 전.



명절이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그날은 가(家)에 무슨 행사가 있는 날이었다.

으레 가문에 행사가 있는 날이면 그렇듯이, 우리 가는 시골 산에 위치한 할아버지댁으로 모두 모여있었다.


산속이란 건 놀 것이 참 많은 곳이지만, 도시에서 온 우리들에겐 답답한 오지일 뿐이다.

몇 시간 후면 날이 곧 어두워질 것 같았다. 사촌동생 둘과 함께 우리는 차를 타고 시내로 나가기로 했다. 그곳으로 가면 최소한 PC방과 맥주는 있겠지.

그렇게 우리는 나가자고 작당을 하고 있을 때, 내 뒤에서 애기가 왔다.

아장아장 걷는 모습이 귀여웠던 그 애기는, 뒤돌아보는 내 얼굴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아.빠?"

말도 할 수 있네..

"아..빠? 아빠? 아빠? 아빠~ 아빠아~ 아빠~"

그렇게 나를 쳐다보며 혀 짧은 발음으로 '아빠'를 외치던 애기는, 나중에는 내게 매달리더니 얼굴을 파묻고 큰 소리로 우는 것이었다.




먼 친척 중에 나랑 매우 닮은 녀석이 있었다고 한다.

정말 그런 녀석이 있었는지는 잘 모른다. 난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니. 하지만, 같은 피를 가지고 있으니, 그럴 수도 있겠지.

불과 몇 년 전에 가장이 된 그는 귀여운 딸을 남긴 채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저 아이는 그와 닮은 날 아빠라고 부르는 것이다.


뭐, 솔직히... 나쁘진 않군..




날이 꽤 추웠다. 애기는 그 짧은 팔다리로 옷을 주섬주섬 껴입기 시작했다. 역시 애기란 건 보면 볼 수록 귀여워서 눈을 뗄 수 없는 존재다.

나는 가방을 가지고 와 애기를 그 속에 담고 등에 맸다. 꺄하하 웃음소리가 머리 뒤에서 들린다.

같이 나가자던 사촌들은 썩 반갑지는 않은 표정이었다. 하긴, 애기를 데리고 술집에 갈 순 없는 노릇이지.

하지만 어쩌냐. 애가 이렇게 나랑 떨어져있으려 하지 않는것을..



..뭐, 나도 애기가 좋고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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