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사랑해 잊지 않을게
게시물ID : animal_18433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샤샥
추천 : 11
조회수 : 340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7/07/11 14:53:55
옵션
  • 외부펌금지

너를 보내고 돌아가는 길이야.

당장 오늘부터 네 빈 자리를 뭘로 채워야할지 공허하고 또 공허하다..

누나는 한동안 끊임없이 너를 떠올리고 기억할 거야. 그리고 네가 바래지는 날이 와도 일상 속 어느 순간 문득 너를 떠올리겠지.

너는 내게 처음이자 최고였던 동생이자 자식이었어.

내게 처음 오던 날, 그 많은 사람들 중에 용케도 내가 주인인 걸 알고 내 품에 쏙 안겼지. 낯선 환경에 어리둥절하면서도 내 품에 안긴 너의 그 따뜻한 체온이 너무 좋아서, 자꾸만 생각이 나. 그 날을 영원히 잊지 못할거야.

너는 원하는 것이 있으면 흐흐흐흐흐흥 하며 조르곤 했었지. 과일이나 고기를 조금씩 나눠주곤 했었는데.. 너와 나눠먹을 수 있었던 음식을 먹을 때마다 나는 또 무심결에 한 쪽을 떼어낼까봐 또 눈물이 난다.

사람이 지나가면 짖었던 네가 집에 내가 없으면 용케도 난 줄 알고 현관문 앞의 나를 반겼지. 이제 집에 들어갈 때마다 많이 외로울 것 같아.

내가 샤워하면 화장실 문을 코로 슬그머니 밀어서 나를 웃게 했던 너를, 벨소리가 울리면 얼른 받아보라고 울어대던 너를, 택배가 오면 네 간식인 줄 알고 흥분하던 너를, 목욕만 시키면 바짝 얼어서 나한테 달라붙던 너를, 외출 나가는 가방을 꺼내면 시키지 않아도 쏙 들어가서 아무리 불러도 안 나오던 너를, 사람을 좋아해서 아무나 곧잘 쫓아가던 너를, 아침이면 몇 번이고 나를 밟고 올라와서 울어대던 너를, 쓰다듬는 내 손을 더 쓰다듬어 달라고 꼬옥 붙들던 네 손을, 티비 보는 내 옆에 와서 무작정 발라당 배를 뒤집던 너를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넌 헛짖음도 없고, 물건을 물어 뜯는 법도 없어서 모든 게 서툴렀던 내게 참 순하고 착한 강아지였어. 내겐 너무도 과분했던, 내 예쁜 동생. 해 줄 수 없었던 것만 가슴 사무치게 떠오르네.. 네게 다 못 준 간식이며 네 옷가지들이 가슴 아파 자꾸만 눈물이 나.. 조금은 생각보다 빨리 가버린 네가 원망스럽기도 해.. 좋은 곳에 가서 네가 좋아하던 강아지 친구들과 마음껏 뛰어놀고 있어. 우리 나중에 꼭 다시 만나자.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편히 쉬어, 우리 희망이.

---------------------------------------------------------------------------------------------
9년 간의 연인에게 이별을 고한 후, 희망이는 제 20대를 기억해 줄 유일한 친구였어요. 어쩌면 제 20대는 그 사람과 희망이가 전부였는지도 모르겠네요. 둘을 한꺼번에 떠나 보낸다는 게 제게 어떤 의미인지 감히 상상조차 해 본 적이 없었는데.. 그 사람으로 인해 알게 된 이 곳에나마 희망이를 남기고 싶었어요. 훗날 다시 기억할 수 있게..

ㅇㅇ아, 희망이가 갔어.
희망이가 제일 처음 쓰러진 날, 처음으로 너를 생각하면서 미친듯이 엉엉 울었어.
내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해 줄 단 한 사람이 너라서.
나도 희망이가 이렇게 빨리 갈 줄 몰랐어. 
가을이랑 같은 병이었어, 레오와도 같은.
너한테 왜 이렇게 면목이 없나 모르겠어. 끝까지 희망일 염려했던 너이기에 더 그런가봐.
우리에겐 애들이 참 많은 의미였는데..
네게 제일 처음 알리고 싶었는데, 그만큼 네가 알게 될까봐 두렵기도 해.
네가 많이 아파할까봐. 
희망이 잘 보내주고 왔으니까 걱정마. 
이제 마음 잘 추스려서 너도, 희망이도 잘 보내주려 해.
내게 희망일 보내줘서 고마웠어.
잘 가. 내 20대의 두 사랑..
출처 내 아픈 마음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