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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로더, 2차창작, 그리고 저작권으로 보는 일본 만화 해적질과 마이클잭슨
게시물ID : humordata_184446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일루미너티
추천 : 11/10
조회수 : 2635회
댓글수 : 17개
등록시간 : 2019/12/14 18: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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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희님의 창작물(?)에 대한 이야기로 시끌시끌한 가운데 댓글로 달기엔 양이 너무 많아서 따로 글로 씁니다.)


랑희님은 여러 유툽 영상을 스샷찍고 이어붙이고 텍스트를 첨부해서 2차가공물을 만들어 올리고 있습니다.

이에 저작권에 대한 이슈로 의견이 갈리고 있는 상황에서 저는 랑희님의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측입니다.


제 의견을 설명하기 위해 글 하나를 인용할게요.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kcopastory&logNo=220968436296&categoryNo=16&parentCategoryNo=0&viewDate=&currentPage=1&postListTopCurrentPage=1&from=search
[출처] 스크린샷에 저작권이 있는가? | 한국저작권보호원 블로그

랑희님의 사건과 비슷하게 게임이나 영화의 장면을 스크린샷 해서 2차가공 하는 경우에 대한 사례입니다. 랑희님은 거기에 추가적으로 약간의 텍스트를 첨부하였지만 한국저작권보호원에서 말하고 있는 저작권의 두가지 요소, '기술과 판단(exercise of skill and judgement)의 실행'이 부족합니다. 스크린샷을 찍어서 붙이는 간단한 행위는 분명 2차 창작자의 시간과 노력이 동반되는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스크린샷 자체는 특정 장면을 기술적으로 단순 복제한 것에 불과하여 누가 하더라도 같거나 비슷할 수밖에 없으므로 스크린샷을 캡처하기 위해 행위자가 스스로 결정하였다는 사실만으로 별도의 저작권을 부여할 수 있을 정도의 창작성 있는 저작물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라고 설명합니다. 

즉, 랑희님이 요약본 아래에 설명하듯 추천은 1~2초면 되지만 요약본을 만들기 위해 1~2시간의 노력이 들었다 라고 주장함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저작권으을 부여받을만한 것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유튜브는 분명한 수익모델이 있는 상업적 사이트입니다. 여기에 영상을 올리는 사람들은 아무런 이득도 바라지 않고 개인의 명성만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들은 자신의 시간을 투자해서 영상을 기획하고 촬영하고 편집하는데까지 며칠 혹은 몇주의 시간을 씁니다. 그리고 그들의 노력은 광고료라는 방식으로 돌려받게 됩니다. 

그런데 랑희님의 방식은 유튜버의 컨텐츠를 그대로 가져와서 소비하며 보는 사람이 더이상 원작자의 컨텐츠를 이용할 가치를 상실하게 만듭니다. 이미 다 봤는데 영상으로 볼 이유가 없으니까요. 

어떤 분은 "그래도 전혀 볼 일 없는 영상인데 이렇게라도 접했으니 유튜버에 대한 인식이 오르고 조회수도 오르지 않느냐?" 라고 말했는데 틀린 말입니다. 유튜버가 직접 2차 창작을 허락하거나 널리 알려달라고 부탁한 경우에만 가능한 일입니다. 그렇지 않은 2차 창작은 원작자의 권리를 침해하고 나아가 저작권 소송까지 가능한 행위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유튜버들은 귀찮아서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안하는 것과 못하는 것은 다른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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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부모님 소유의 농장에는 두룹나무가 있습니다. 봄이 되면 등산로도 아닌 산길을 따라서 쑥, 고사리, 달래, 냉이 등을 따러 다니는 아주머니들이 있는데 농장까지 들어와서 두룹을 따갑니다. 농장 구석에 열댓그루 심어놓은 것이긴 하지만 명백히 농장 구역 안입니다. 하지만 저희는 반도 채 못 따먹습니다. 너무 어리다고 놔두면 며칠 뒤 이미 누가 따가버리더라고요. 

저희 집 외에도 의식하지 못하는 도둑들 이야기는 여럿 있습니다. 밭에 들어와서 채소를 캐가기도 하고 과일을 따가기도 합니다. 주인이 허락하지도 않았는데 막 가져가요. 시골에는 화장실이 집 외부에 있는 집도 있는데 화장실도 제것마냥 맘대로 써요. 그래놓고 주인이 내쫓으면 시골인심 야박하다고 합니다. 이러면 누가 이런데 여행 오겠냐고 합니다. 말도 안되는 억지죠. 주인이 캐가라고, 따가라고, 이용하라고 허락하지 않은 것을 맘대로 이용하는 것은 도둑질이고 가택침입입니다. 


현실의 일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일입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의 저작권 문제는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랑희님의 저격글에만 보더라도 빨간 네모를 욕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으며 심지어 "오유 살리는데 저작권이 뭐가 중요하냐" "니가 업로드 하나라도 해봐라" 라는 댓글마저 있었습니다. 도둑질을 종용하는 사람과 그 사람이 받은 무수한 추천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몰라서 그런거겠죠.... 

아마도 여기저기서 흔하게 접하던 것이라서 의식하지 못한 것일수도 있습니다. 다른 업로더들이 타 사이트에서 생산된 컨텐츠를 퍼오는 과정에서 이런 2차창작물은 흔하게 보거든요. 온갖 드라마와 예능과 영화들이 잘라붙여져 유포됩니다. 제가 나서서 모든 사이트를 돌아다니면서 저작권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그냥 보고 넘기는 것이었지만 오유에서 생산되고 저작권에 대해 논란이 되는 상황에서는 하고 싶던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얼마 전, 허우적대는人 이 업로드한 두 개의 글 국내도입이 시급한 강간범 교정시설 만와(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data&no=1844061)와 용사를 유혹하는 마왕 만와(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humordata&no=1844080)에서 만화 불펌에 대한 댓글을 달았던 적이 있습니다. 약간의 추천은 받았지만 아래와 같은 댓글도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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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신 분과 대놓고 시비를 걸기 위한 놈입니다. 후자는 제정신이 아니기에 전자에 대해서만 이야기 하겠습니다. 

유튜브 2차 창작을 옹호하는 사람들과 비슷한 의도로 "이런 것이라도 있어야 이 만화를 알지 않느냐?" "2차 창작물을 통해 만화가 더 유명해 진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과는 반대로 이렇게 소비되어버린 원작자의 권리는 생태계를 말려 죽이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나무위키(https://namu.wiki/w/%EB%A7%88%EB%A3%A8%EB%A7%88%EB%A3%A8#s-6.6.1)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6.6.1. 그 밖의 옹호자들


여기서 말하는 옹호론자들은 소극적, 적극적 옹호론자들을 모두 포함하는 말이다. 이들은 대부분 돈이 없고 결제하기도 힘든 상태에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하는 주장들은 다음과 같다.
  • 이렇게라도 안 하면 애니, 만화 (문화) 전파가 힘들 거다.
  • 이런 것이 없으면 안 그래도 후달리는 삶에 정가구매로 문화 생활은 안 할 거다.

물론, 후달리는 삶은 개인적 사정 또는 잘못된 정책으로 생긴 거고 정가구매만 허용된다고 해서 전파가 힘든 건 아니다. 애니 같은 경우는 TV채널에서 방영하지만 만화 같은 경우는 사지 않으면 보기 힘든 건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마루마루를 본다고 그 만화에 대한 수익이 나는 게 아니고 오히려 손실이 나는 경우가 많으므로 보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이해해줄 수는 있겠지만, 업로더 입장에서는 이해해줄 수 없다. 다만 인터넷 만화 판매 자체가 불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 네이버책 뷰어시장도 나름 커서 앵간한 만화책은 저렴한 가격에 볼 수는 있다는 거다. 하지만 마루마루는 그런 거 허락 없이 무료로 내기 때문에 문제인 거다. 물론 무료여서 문제인 게 아니다. 유료로 내면 더 문제가 된다. 여러 번 말하지만, 원래 주인의 허락 없이 업로드를 한다는 것이 문제다.

유튜브의 상황과 비슷하지 않습니까? 알려지지 않았다고 해서 2차가공을 허락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원작자가 직접 입장표명을 하기 전까지는 허락하지 않는다고 봐야 합니다. 내 밭의 채소들 처럼요. 


제 지인 중에는 웹툰 작가가 있습니다. 그다지 인기있는 작가는 아니예요. 하지만 어이없게도 그녀석의 작품이 국내 불펌 사이트에 올라가고 있습니다. 조회수도 안나오는 판에 불법 사이트를 통해 볼 사람들은 이미 봤으니까 포탈에서 유료편을 안 본다고 하네요. 불펌 사이트들 조회수를 다 합치면 포탈의 조회수보다 많을거라고 합니다. 이 사람이 불펌 사이트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보길 원할까요? 아니면 많은 사람이 보지 않아도 되니까 최소한의 수익을 보장받고 싶을까요? 그것은 그 작가가 결정하는 것이지 보는 사람이 짐작으로 결정할 내용이 아닙니다. 

일본의 작가들도 마찬가지일거라고 생각합니다. 매주 순위권 경쟁을 하며 살아남아야 하는 일본 업계의 특성상 조금이라도 인지도를 높이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을겁니다. 그들은 불펌이라도 환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불펌을 통해 한국의 독자들이 구독 의지를 잃은 상황에서 한국에서 그 작품을 번역, 수입을 할까요? 원피스, 나루토 등의 초 인기 작품을 제외하면 정식 번역되는 작품의 수는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경찰에서는 밤토끼, 마루마루 등의 불법 사이트를 근절하고자 꾸준히 추적하고 있지만 해외에 서버를 두고 도피하며 수십억의 부당 수익을 챙기는 일당을 모두 검거하기는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원작자는 일본, 범죄는 한국에서, 범죄자는 미국이나 캐나다 등에 있는 다국적 범죄인 만큼 여러 나라의 협력이 이뤄지지 않으면 근절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불법 사이트들은 넘쳐나고 있습니다. 


유저들이 불법 사이트를 이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공짜를 좋아하는 수준 낮은 사람은 너무나 많으며 이들의 수요는 마루마루나 밤토끼를 대한민국 10~20위권 사이트로 만들었습니다. 광고료만 해도 수백억 이상을 벌어들인거죠. 이들을 전부 근절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오유에서만큼은 불법 번역물을 올리지도 좋아하지도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보는 사람이 추천을 해주고 반응을 보이면 업로더는 이러한 만화를 더 많이 퍼오게 됩니다. 만화를 퍼오기 위해서는 마루마루 등의 불법 사이트에 가게 되고 근절은 더더욱 힘들어집니다. 


음반계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습니다. 음악을 다운받아서 듣는 것은 mp3가 유행하던 시절에 흔히들 하던 행위였으나 저작권 의식이 강해지면서 불법이란 것을 알게 되고 음원 스트리밍 시장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이 때 상반되는 입장을 나타내는 그림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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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들은 이를 보고 "한국 가수들은 쪼잔하다. 해외의 유명한 가수들은 불법 다운로드도 감사히 생각한다" 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저들은 불법 다운로드를 제외하더라도 천문학적인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는 가수들이기에 신경쓰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인기없는 마이너 가수도 자신의 음원 수익이 나지 않는 상황에서 여러 사람들이 음악을 다운받아 듣는 것을 환영할까요? 인지도를 높인다고 납득하는 사람도 쓴웃음을 지을겁니다. 마이클잭슨처럼 유명해지고 큰 수익을 벌어들이는 상황이 아니라면 결코 환영할 것이 아닙니다. 


유튜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수십, 수백억을 버는 보람튜브 같은 사람이야 조금이라도 더 알려져서 인지도를 높이는걸로도 만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막 시작했고 수익이 중요한 소규모 유튜버들이 배포 큰 마이클잭슨이길 바라는 것은 유저들의 착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랑희님의 의도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닙니다. 목적은 좋지만 그 방법이 선을 넘었기에, 그리고 올바른 방법 또한 존재하기에 의견을 제시한 것입니다.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언데드의시대 같은 분은 불펌보다 오유의 부흥이 중요하다고 댓글을 달고 있습니다. 허우적대는人 님은 마루마루에서, 혹은 다른 커뮤니티에서 불법 번역 만화를 찾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 들이 직접 의식을 바꾸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다수의 오유저들이 저작권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고 원작자의 권리를 지킬 방법을 생각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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