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크리스마스에 일어난 일.
저희 집에는 6살짜리 아들이 있습니다.
저희 집에서는, 크리스마스 이브 밤에, 아이들이 잠든 베개맡에
장난감을 살짝 두고, 다음 날 아침, 아이들이 눈을 떴을 때,
장난감을 보고서, '야! 산타할아버지가 왔다갔다!' 하며 기뻐하곤,
아이들이 그 장난감을 갖고 노는 것이 연중행사였습니다.
그 해도 역시, 아이들 베개맡에 장난감을 두었습니다.
아이들이 깊이 잠든 후에 말이죠... ...
다음 날 아침, 아이들이 일어나서는 '야아! 산타할아버지가 왔다갔어!' 하곤
평상시와 같은 광경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믿고 있었죠...
그 해의 장난감은 어린이컴퓨터였습니다.
그 컴퓨터의 전원을 켰을 때, 사건이 일어났어요.
아무리 전원스위치를 눌러도 켜지지가 않았던 거죠.
고장난 제품이었습니다.
낮시간이 되길 기다렸다가, 장난감을 사온 가게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책임자 분이 나오셔서, 이렇게 대응해주셨습니다.
'아, 고장나셨다구요?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제조한 회사의 책임입니다.
회사 고객상담실로 전화해주십시오.
전화번호는 ....... ' 하고 말이죠.
조금 당황스러워하면서도, 장난감 회사에 집사람이 전화를 걸었습니다.
크리스마스날, 장난감회사에 전화를 걸어봤지만.
연결되지는 않았습니다.
1시간에 4번 정도, 저녁까지 걸어보았습니다.
타이밍이 안 맞아서 안 받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 날 결국, 전화통화를 할 수 없었습니다.
낮 쯤 되자, 아이들이 울기 시작했습니다.
새로 온 장난감으로 놀 수 없어... .하면서 말이에요.
울고싶은 마음이 이해되긴 했지만, 울고 있는 아들을 보고, 집사람은
'얘, 좀 그만 울거라' 하고 말했습니다. .....
이건 산타할아버지의 선물이니, 저도 그만
'우리들이 참으라고 해도 말이 안되잖아! 하고
짜증을 내기도 했습니다.
참지 못하고, 4시 좀 넘어서, 사온 장난감 가게에
집사람이 다시 한 번 전화를 걸었습니다.
아까와 같은 사람이 나와서, 똑같은 식으로 대응을 했습니다.
거기서, 전 조금 화를 참고, 전화를 제가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크리스마스 날 바쁘신데, 고장때문에 전화해서 죄송합니다.
수리할 필요없겠어요. 됐습니다'
제가 전화한 건 딱 한가지 전하고 싶은 게 있어서 에요'
'네?' 하고 상대방은 경계하는 투로 말했습니다.
무슨 소리를 할까, 전화를 바꿔서 할 정도로... 하고 생각했겠죠.
저는 개의치않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가, 그쪽 가게에서 어떤 물건을 샀는지 아세요?
제가 산 건, 그건...
산타클로스 할어버지는 아이들의 마음 속에 있잖습니까
아이들은, 이브날 밤, 산타와 만나려고, 밤늦도록 깨어있곤 하죠.
한시간이 지나도, 두시간이 지나도 산타할아버지는 나타나지 않죠.
그리고 잠을 이기지 못하고, 마침내 자버리고 맙니다.
다음 날 아침에는, 베개맡에 장난감이 놓여있겠죠.
그 장난감을 보고,
'이야! 산타할아버지는 정말로 있어! '
그렇게 생각하고, 기뻐하며, 노는 거죠.
그 꿈과 아이들의 감동을 얻기 위해, 전 돈을 낸 겁니다.
제가 거기서 산 건, 장난감이 아니란 말입니다.
그 꿈과 감동을 산 겁니다.
그러니까, 크리스마스에, 그 장난감으로 놀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그것만은 알아주셨으면 해서요.
나중에, 여유있을 때, 수리는 부탁드립니다.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리고 전화를 끊으려고 할 때였습니다.
상대방은 잠시 침묵했습니다.
그 후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손님, 혹시 시간 내주실 수 있을까요?
'손님이 사신 어린이용컴퓨터는
아주 인기있는 상품이라, 저희 가게에 재고가 없습니다'
그걸 듣곤, 이 사람, 재고를 알아봤었구나 싶어서, 가슴이 찡했습니다.
'하지만 지점을 찾아보면, 하나 정도는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시 있다면, 오늘 중으로 전해드릴려고 합니다.
시간 내주실 수 있을까요?
' 정말입니까? 혹시 있다면, 아이들이 정말 기뻐할 겁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전, 그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전화를 끊고 저는, '제발 부탁이다! 재고가 있기를!' 하고 기대하면서
가슴이 찢어질 것만 같았습니다.
그리고, 딩동하는 소리가 들리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저녁 8시가 되어서도, 아무도 올 기색이 없었습니다.
아이들은, 벌써 잠잘 준비를 마치고, 이불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아무래도 재고가 없었던 모양이군'
올해 크리스마스는 이렇게 실망스럽게 끝날려다 보다.
뭐, 이럴 때도 있는거지....
하고 포기했습니다. 그 때였습니다. 9시경이었죠.
'딩동!' 하고 초인종이 울렸습니다.
저는 '좋았어! 왔구나!' 싶어서, 작게 브이포즈를 하면서,
못마땅해하는 아이들을 방에 남겨두곤, 현관으로 향했습니다.
문을 열자, 장난감가게 직원이 컴퓨터를 안고 서있었습니다.
게다가, 산타클로스 옷을 입고 말이죠....
전 놀랐습니다.
'앗? 산타할아버지 옷을 입으셨군요' 하고 말을 했습니다.
그 사람은 말했습니다.
'산타클로스 복장을 입어봤습니다. 아이들을 불러주세요'
전, 막연히, 양복을 입은 직원의 모습만 상상했었습니다.
양복을 입고, 컴퓨터를 갖고 올거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제 앞에 서 있는 건 산타였습니다.
전 흥분해서, 아이들을 부르러 갔습니다.
'빨리 내려와라!'
아이들은, 무슨 일인가싶어서 계단에서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의 모습을 본 순간,
'산타할아버지다! 산타할어버지다! '
놀라면서, 다음에는 신나게 뛰기 시작했습니다.
산타는 자세를 낮추곤, 아이들의 눈을 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미안하구나, 이 산타할아버지가 바빠서
고장난 장난감을 갖고 왔구나.
미안하구나. 자 이건 제대로 작동하는 거란다'
엄마아빠 말씀 잘 들으면, 내년에도 오마'
그렇게 말하고는 아이들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습니다.
전, 아이들을 방으로 보내곤, 그 사람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말로 아이들의 꿈을 지켜주셨군요'
산타분장까지 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그 사람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희들이 판 물건은 장난감이 아니고
꿈과 감동이었으니까요.
바쁜 와중에서, 중요한 걸 잊고 있었어요.
그걸 가르쳐주셔거 감사합니다. 하고 말이죠.
'별말씀을요, 제가 감사하죠'
이렇게까지 해주셨으니, 앞으로 전, 평생 그 쪽 가게에서만 장난감을 살 겁니다.
좋은 직원을 둔 회사니 말이죠.
하고 전 말했습니다.
그 사람은 울고 말았습니다.
저도 그만 울고 말았습니다.
그날 밤은 아주 신기한 기분이 들어 잠을 들 수가 없었습니다.
잠이 안 와도 좋겠다 싶은 밤이었습니다.
그 사람은 왜 산타복장까지 했을까?
그렇게 줄곧 생각했습니다.
결국, 그건 아이들을 위한 감동때문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